본인은 92학번임.
우리 동아리 선배들 중에 88학번들이 많았음.
그 사이에 있는 선배들이 대부분 군대에 가고 없었기 때문에
우리 학번들은 전역하고 이제 갓 복학한 88학번들이랑 놀게 됐음.
뭐 다들 그렇지만 군대 얘기 빼면 뭐가 있겠음?
그저 그런 군생활 얘기들을 듣다가 정말 말도 안되는 환상적인 얘기를 듣게 됐음.
강원도 삼척이 고향인 선배가 있었음.
1학년 마치고 당당히 현역으로 입대.
자대배치를 받아서 간 곳이...
집 바로 옆에 있는 부대였음.
진짜 말 그대로 바로 옆임.
부대 담벼락 너머로 "엄마~~~"하고 부르면 어머니께서"왜~~~"하면서 마당으로 나오시는... 그런...
심지어 온 가족이 부대 간부들이랑 안면도 있고 인사도 하고 지내는 그런 사이임.
이 선배의 전입 이후로 어머니께서 수시로 반찬 같은 걸 싸다가 주심.
덕분에 이 선배는 간부들 뿐만 아니라 선임들로부터도 이쁨을 받으면서 군생활 함.
면회 외박, 외출 이런거 없었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 되면 그냥 나가서 놀고 옴.
상병 때부터인가는 짬밥 안 먹고 아예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옴.
부대에서도 별 말 안함.
병장 달고부터는 아예 집에 가서 저녁 먹고, 자고, 아침까지 먹고 나옴.
점심 때 되면 집에 가서 점심 먹음.
동네 사람들은 이 선배에게 방위가 무슨 군생활을 병장을 달도록 하냐고 물어봄.
말년 때는 아예 간부들 퇴근할 때 당당히 같이 퇴근함.
그리고 간부들 출근시간에 같이 출근.
부대 규모도 연대 규모인가 할 정도로 꽤 큰 규모였던 것 같음.
당시 미필이었던 우리들은 그 얘기를 들으면서
"아~~~ 선배가 그래서 기합이 좀 빠져 있구나"라고 했지만
군필자 선배들은 이구동성으로
"아~~~ 씨발 존나 부럽네"라고 함.
20년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환상적인 군생활 썰은 들어본 적이 없음.
군대 갔다온 지금은 그 생각하면 "존나 부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