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현재 무도에는 B급 정서가 필요하다.
게시물ID : muhan_682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칼바람
추천 : 0
조회수 : 4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02 10:56:16
안녕하세요.

무한도전이 2015년 예능 프로그램상도 받고 하하가 최우수상을 받는 등 여전히 인기가 높은 무한도전에 가슴이 흐뭇한 팬 중 한명입니다.

요즘 여러가지로 가슴도 답답하고 우울해 무한도전을 과거편부터 현재까지 다시 시청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은 이미 제 가슴 속에선 없어져선 안될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죠.

그렇기에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의 앞으로의 행보(쓸데없는 걱정일지도 모릅니다만)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무한도전이나 팬들을 비하하거나 낮추기위한 것이 아니며 진지한 고찰을 통해 말씀 드리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목 그대로 'B급 정서가 필요하다.'입니다.

제 생각이지만 무한도전은 지금까지 자칭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사람들을 제창하며 프로그램의 주요 타겟층인 서민들과 젊은 층에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타 방송에서 진작 시작된 HD 송출을 2011년도에 들어서야 송출한 것도 이런 이유가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아닌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사람이란 존재는 자신보다 부족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등을 보며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안위를 얻고 그에 따라 상대적인 만족감을 얻습니다. 멤버들이 말을 제대로 못해 횡설수설하거나 일반 상식인데도 못 맞추거나 하는 장면들을 보며 "난 저런 무식한 사람들보다 낫네" "저런 애들도 저렇게 먹고 사는데 나 정도면 뭐 훌륭하네.." 등등 프로그램을 통해 웃기도 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기도 하는 것이죠.

최근에는 그런데 무한도전 멤버들이 가진 자산이나 출연료 등등의 말이 커뮤니티를 떠돌면서 그들을 향해 가졌던 '평균 이하의' 혹은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환상이 깨져버리고 만 것이죠. 나와 비슷하거나 혹은 모자라보였던 사람들이 수십억을 넘나드는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거나 하는 뉴스를 들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겁니다.

거기에 예전과 다르게 무한도전의 최근 성향을 보면 큼직 큼직하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들을 많이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예산도 막대하게 들어가죠.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예산을 들이고 공을 들이는만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나올 가능성이 많아질 수 있죠. 하지만 예산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반드시 만족감을 준다는 공식을 깨는 예가 바로 '가요제'입니다. 2007년 첫 가요제를 시작으로 회차를 거듭할 수록 캐스팅은 화려해지고 스케일동안 막대하게 커졌지만 곳곳에서 '이제 가요제는 별로인 것 같다'라는 말이 나온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좀비, 인도 특집 등은 나름의 사정이 있었기에 예외로 하겠습니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그들이 화려한 장식과 비싼 장비들로 치장한 모습이 아니라 우리에게 소소하지만 진실된 웃음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에 가발사건 등으로 논란이 있는 박명수씨에 대해 그럼에도 아낌없는 팬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프로그램이 어떠한 컨셉을 가지고 있더라도 언제든 웃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웃음 사냥꾼'특집이 연이어 망하면서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있지만 끊임없이 '웃음을 만들기위한'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웃음 사냥꾼이라는 별명 자체가 그것을 이야기해주는 것이죠.

2015년 무한도전의 시청률을 보면 411화인 토토가가 25퍼센트 가량의 시청률을 찍은 이후에 지속적으로 13~17퍼센트 가량을 찍었습니다. 그러다가 광희가 처음으로 합류한 무도환영식 편에서는 11퍼센트대로 급격하게 하락했죠. 그 이후에는 가요제를 제외한 나머지 특집들에서 다시 조금씩 회복했습니다. 네, 물론 이 정도 시청률이라도 국내 예능 중에서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그런데 왜 요즘 무한도전이 노잼이다. 이제 하향세다 라는 말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걸까요.

이 시청률에 대해서는 우리가 좀 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고정적인 시청자수'입니다. 광희가 식스맨으로 채택되고 장동민 사태 등(이로 인해 오유 뿐 아니라 여러 커뮤니티 지금은 메갈리안 등으로 나비효과가 발생했죠.)으로 인해 적지 않은 시청자가 떨어져나갔으나 이내 회복했습니다. 만약 다른 프로그램이었다면 그대로 폐지 수순을 밟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지난 11년을 함께 해온 팬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토요일 여섯시만 되면 자연스레 MBC로 채널을 돌리고 보지 않더라도 거의 의무적으로 무한도전을 켜놓는 시청자들이 있습니다. '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의리'라는 말이 있듯이 무엇이든 오래되면 그것이 무조건 좋다라는 것보다 거기에 들인 정이나 의리에 손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살다보면 잘 나온 사진도 있고 잘 못 나온 사진도 있지만 그것이 앨범 안에 들어가는 순간 추억이되어 책장에서 버릴 수 없는 것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죠.

2015년 한 해 이루어진 특집들을 보면 식스맨 특집이 총6회, 해외 극한알바가 4회, 가요제가 6회, 배달의 무도(해외촬영)가 5회 등으로 큰 프로젝트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달의 무도 같은 경우는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줌으로써 꽤 성공적인 프로젝트라고 하고 싶습니다만 과연 다른 특집들이 정말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조금 부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이 이번 무도공개 수배를 반기고 재미있어 하는 것은 연초에 있었던 '끝까지 간다' 특집 이후에 이렇다할 추격전이 없었고, 앞서 말한 무도 멤버들이 화려한 치장을 하거나 프로그램의 막대한 자금력을 TV를 통해 느끼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 하나하나의 개성과 행동에 우리가 좀 더 감정이입을 하기 쉬워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매번 추격전만 하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무한도전이 한국대표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부담감을 조금은 털어놓고 '크고 대단한 프로젝트'보다 시청자들에게 오직 웃음만을 전달하기위해 노력했던 초창기의 무한도전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출처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