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뉴욕타임스>는 미국 청소년의 20%가 15세 생일 이전에 성관계를 경험했다는 보도를 냈다. 고등학생 사이에서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과 부모들은 당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즈음 한 사내가 또 다른 실험을 시작했다. 성 관련 서적의 저자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제프 부스가 LA에 '에로틱 대학'(www.eroticuniversity.com)을 세운 것이다. 변변한 성지식 없이 첫경험을 맞는 10대들만큼 성인들도 불행하다고 부스는 판단했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후에도 어른들은 섹스와 쾌락을 얻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기껏해야 포르노나 잡지에서 읽은 성지식이 전부다. 그래서 미국인들의 성적 불만족은 높아지고 좌절감도 커진다고 생각한 부스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성정보를 제공하는 평생교육기관을 세우기로 한 것이다. 에로틱 대학의 커리큘럼을 보면 어떤 교육이 이뤄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커플을 위한 에로틱한 마인드 갖기 훈련법' '멀티 오르가슴 세미나' '에로틱 댄스 강습' '섹스 토이! 마스터하기' '고급 탄트라 섹스 강의' 등은 온건한 편에 속한다. SM이라고 불리는 가학·피학적 섹스의 테크닉을 교육하는 '채찍을 이용한 섹스 게임 강의'도 열린다. 또 '스와핑의 기초'에서는 스와핑 에티켓이나 스와핑에 참여할 동료를 구하는 방법들을 교육한다. 이 대학의 강의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칼럼니스트들이 맡는다. 에로틱 대학은 사람들이 성과 쾌락에 보다 건강한 태도를 갖게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다양하고 과격한 성적 취향에 대해 관용적 태도를 심어주는 것도 에로틱 대학이 천명하는 교육 목적에 포함된다. 수강료는 강의당 20달러 내외이다. 보통의 학교처럼 이 대학에서도 수강생들에게 매일 숙제를 내준다고 하는데 수강생들은 절대 지루해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고 부스는 너스레를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