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수없이 와서 무너졌다 파도 자락들
이후에도 와서 무너지고 무너지리라 무너지리라
모든 미완성이 완성이라면
그 완성은 수 없는 반복이리라
세월은
이미 여기에 없다
-히긴스 비치
서리 맞은 국화였다 그네는 그렇게 시작이었다
이슬 맺힌 모란이었다 그네는 그렇게 마지막이었다
그네는 오늘도 꽃의 시작이었다 마지막이었다
- 작은 노래
몇 사람의 미움을 씻어줄 만한
한 사람의 사랑이 나에게 어디 있을까보냐
우산을 펴다가
다시 접고
그냥 비를 받았다
- 작은 노래
이렇게 다 주어버려라
꽃들 지고있다
이렇게 다 놓아버려라
저녁 바다 썰물 아무도 붙들지 않는다
-봄날은 간다
봄눈 맞는다
사랑 같은
감기 들며
야윈 내 몸 봄눈 맞는다
-작은 노래
이토록 내 등뼈에는 슬픔이 없어졌다
모든 감탄사는 허망하다
-최근의 고백
최근 고은 시인의 시를 읽고 있어요
마음에 들어오는 구절을 노트에 옮겨 적어놨다가 오유에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