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나이 만 25세. ASKY.
오늘부로 정식으로 성우 학원을 다니게 되서 제대로 성우지망생의 길을 걷게 되는데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성우를 알게 되고 그 때부터 성우를 하고싶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지금에서야 겨우 성우 학원을 다니게 되었는데요.
이 많은 시간동안, 혹은 그 전부터 성우라는 직업은 너무 힘든 직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요.
그럼에도 성우를 하고싶은 것은 내가 하고싶은 거니까.
비록 이게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자신이 하고싶은 것은 되던 안 되던 해보고 죽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서론이 좀 길었는데 어쨌든 제가 하고싶은 말은 바로 우리나라 성우라는 직업의 미래입니다.
우리나라의 컨텐츠 산업은 침체하다 못해 시한부 상태죠. 언제 죽을지 몰라요.
그 가운데 특히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이 가장 타격이 크죠.
이 중에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성우'입니다.
성우란 말 그대로 목소리로 연기하는 직업입니다.
목소리로 캐릭터에게 자아를 만들어주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이 성우들이 위험합니다.
신인 성우들은 계속 늘어만 가는데 연기할 곳이 없어요.
특히 애니메이션의 경우 유명 연예인들이 연기를 합니다.
극장에서 어느 애니메이션이 개봉을 한다 하면 그것을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그 때 한창 유명한 연예인들, 특히 아이돌과 개그맨을 써버립니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하고 작품 캐릭터에 자신의 캐릭터를 부여해서 몰입감도 떨어뜨리죠.
그리고 아이돌은 아무리 연기를 배운다지만 전문으로 연기를 배운 사람과 차이가 큽니다. 못 봐주겠어요.
개그맨들은 연기는 잘 하지만 자신의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작품의 캐릭터를 죽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작품을 망치는 캐스팅이 아니고 진짜 연기 잘 하는 연기자가 연기를 한다면 그것까진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저건 아닙니다.
저러면 잠깐 홍보만 되어 초반에 호기심에 보러가는 사람은 많겠지만
결국에는 작품에 재미를 잃어 관객은 점점 줄어들고 결국 명작도 졸작이 되버리죠.
왜냐, 몰입감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작품에 몰입이 안 되면 무엇때문에 보는 것입니까? 안 보는 게 낫지.
자신이 그 작품의 캐릭터가 되어야지 그 캐릭터를 자신으로 만들어버리면 이건 이도저도 아닌 꼴이 되버립니다.
실제로 연기하는 것보다 목소리로 연기하는 성우가 연기하는 것은 더욱 힘들고 고된 일입니다.
목소리만으로 감정만으로 관객을 움직여야하는 직업입니다.
그리고 게임.
우리나라 게임도 시한부죠.
게다가 최근에는 마약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게 된 퐝돵한 일도 있었죠.
이렇게 조금 조금씩 피를 말려가면서 쥐도새도 모르게 죽이는 거죠.
그렇게 되면 그것에 관련한 종사자들은 모두 길바닥 행이죠.
그것에 성우도 포함되죠.
게임 캐릭터의 목소리도 결국 성우가 연기하는 것인데 이것마저 잃으면
이 역시 게임 관련 종사자들과 동행해야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성우에게 과연 미래란 있을까요.
이렇게 컨텐츠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죽이는 나라는 세상 어디를 뒤져봐도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 같네요.
애게라서 애니메이션 위주로 썼는데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애게라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 관하여 몇 마디 더 쓰자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도 희망이 보이질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관련 종사자 분들도 많이 힘들어 하시죠.
처음에 이런 생각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식 성우가 되면 1인시위라도 해서 컨텐츠 산업 좀 살려보자.
그런데 더 생각을 해보니 이런 건 씨알도 안 먹힐 것 같더군요.
어쨌든 오늘 처음 성우 학원을 다니게 되는 날인데 시작부터 우울한 얘기만 주저리 썼네요.
어떻게든 우리 모두 살아남길 기원하겠습니다.
지루하기만 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