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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랑의 시 - 두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683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8
조회수 : 226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8/24 20:38:52
출처 : http://blog.naver.com/dbal031319/208482221



1.png

류근, 첫사랑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나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같은 것이었다

푸른 나비처럼 겁먹고
은사시나무 잎사귀 사이에 눈을 파묻었을 때
내 안에 이미 당도해 있는
새벽안개 같은 음성을
나는 들었다
그 안개 속으로
섬세한 악기처럼 떨며
내 삶의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곧 날이 저물었다
처음 세상에 온 별 하나가
그날 밤 가득 내 눈썹 한끝에
어린 꽃나무들을 데려다주었다

날마다 그 꽃나무들 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2.png

한용운, 인연설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말고
잠시라도 함께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 원망치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3.png

나태주,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
눈을 둘 곳이 없다

바라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니 바라볼 수도 없고

그저 눈이
부시기만 한 사람







4.png

김용택, 선운사 동백꽃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견디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때문에
그까짓 여자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서서
엉엉 울었다








5.png

도종환, 봉숭아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 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 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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