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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네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683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8
조회수 : 156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8/25 18:09:47
출처 : http://cafe.daum.net/sundayworld
2차 출처 : http://www.instiz.net/bbs/list.php?id=pt&no=1768340&page=2&k=%EC%83%88%EB%B2%BD%EB%85%98&stype=1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2XFQo



1.jpg

기형도, 삼촌의 죽음-겨울 판화 4



그해엔 왜 그토록 엄청난 눈이 나리었는지, 

그 겨울이 다 갈 무렵 수은주 밑으로 새파랗게 곤두박질치며 우르르 몰려가던 폭설.

그때까지 나는 사람이 왜 없어지는지 또한 왜 돌아오지 않는지 알지 못하였다.

한낮의 눈보라는 자꾸만 가난 주위로 뭉쳤지만 밤이면 공중 여기저기에 빛나는 얼음 조각들이 박혀 있었다.

어른들은 입을 벌리고 잠을 잤다.

아이들은 있는 힘 다해 높은음자리로 뛰어 올라가고

그날 밤 삼촌의 마른 기침은 가장 낮은 음계로 가라앉아 다시는 악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 밤을 하얗게 새우며 생철 실로폰을 두드리던 기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2.jpg

정채봉,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3.jpg

오스탕스 블루,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4.jpg

강인호, 짝사랑 II

행여 들킬 세라

저만큼 떨어져서

가만가만

달님 따라가는

저 개밥바라기 별.









5.jpg

이수익, 나에겐 병이 있었노라

강물은 깊을수록 고요하고

그리움은깊을수록 말을 잃는 것

다만 눈으로 말하고 돌아서면

홀로 입술 부르트는

연모의 질긴 뿌리 쑥물처럼 쓰디 쓴 사랑의 이 지병을

아는가, 그대

머언 사람아.







6.jpg

이정하,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그대 굳이 아는 척 하지 않아도 좋다

찬 비에 젖어도 새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말 한 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 뿐

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7.jpg

김남조, 그대 있음에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 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 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삶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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