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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여섯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684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9
조회수 : 149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8/27 19:23:29
출처 : http://cafe.daum.net/sundayworld
2차 출처 : http://www.instiz.net/bbs/list.php?id=pt&no=1795345&page=2&k=%EC%83%88%EB%B2%BD%EB%85%98&stype=1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wM9EU


1.jpg

함민복, 가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2.jpg

류시화, 잔 없이 건네지는 술



세상의 어떤 술에도 나는 더 이상 취하지 않는다

당신이 부어 준 그 술에 
나는 이미
취해 있기에.







3.jpg

문정희, 겨울사랑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4.jpg

용혜원, 내가 좋아하는 이



내가 좋아하는 이

이 지상에 함게 살고 있음은

행복한 일입니다.


삶이 외로울 때

허전할 때

지쳐 있을 때

온종일 떠올려도 기분이 좋고

사랑의 줄로 동여매고 싶어

내 마음에 가득 차 오르는 이


내가 좋아하는 이

이 지상에 함께 살고 있음은

기쁜 일입니다.







5.jpg

정병근, 옻나무



여차하면 가리라
옷깃만 스쳐도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너에게 확 옮겨 붙으리라
옮겨 붙어서 한 열흘쯤
두들두들 앓으리라



살이 뒤집어지고
진물이 뚝뚝 흐르도록 앓다가
씻은 듯이 나으리라



네 몸 속의 피톨이란 피톨은
모조리 불러내리라
불러내어 추궁하리라



나는 지금 휘발유 먹은 숨결
너를 앓고 싶어 환장한 몸







6.jpg

용혜원, 죽음이 나에게 찾아오는 날은



죽음이 나에게 찾아오는 날은

화려하게 꽃피는 봄날이 아니라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가을이 되게 하소서


죽음이 나에게 찾아오는 날은

사고나 실수로 나를 찾아오지 않고

허락하신 삶을 다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하늘은 푸르고 맑아

내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 평안하고

행복한 날이 되게 하소서


늙어감조차 아름다워 추하지 않고

삶을 뒤돌아보아도 후회함이 없고

천국을 소망하며 사랑을 나누며 살아

쓸데없는 애착이나 미련이 없게 하소서.







7.jpg

저녁별, 이정하


너를 처음 보았을 때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너를 바라보는 기쁨 만으로도

나는 혼자 설레였다.


다음에 또 너를 보았을 때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를 깨닫고

한 숨 지었다.


너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 했었는데

어느새 내 마음엔

자꾸만 욕심이 생겨나고 있었던 거다


그런다고 뭐 달라질게 있으랴

내가 그대를 그리워 하고

그리워하다 당장 숨을 거둔다해도

너는 그자리 그대로

냉랭하게 나를 내려다 볼 밖에


내 어두운 마음에 뜬 별 하나

너는 내게 가장 큰 희망이지만

큰 아픔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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