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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54
게시물ID : soda_68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49
조회수 : 6881회
댓글수 : 36개
등록시간 : 2023/12/05 09: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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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지난 주말에 경산에 다녀왔습니다. 거기서 친구가 대O식육식당에서 돼지찌개라는

걸 사줘서 먹어봤는데..!! 정말 맛집이었습니다. 소문에는 임영웅씨가 콘서트 끝나고

친히 방문해서 먹고갔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혹시 경산에 가실일 있으시면 한번 드셔 보시길..

이 맛을 혼자만 느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

 

대학시절부터 정말 친한 친구이고, 같은 설비업계 개발자였는데 이번에 결혼하면서 경산으로 내려갔어요 ㅎㅎ

제수씨에게 프로포즈 선물로 시골집을 한채 사줬는데..ㅋㅋ 마루 부터해서 천장 공사, 전기배선,

마당에 복숭아나무와 포도나무까지 심고, 우사를 공주방으로 개조하고..ㅎㅎ

이걸 전부 그 친구가 직접 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낡은 시골집은 지금은 옷가게가 되었지요 ㅎㅎ 

제수씨가 인도에서 원단을 가져와서 옷을 만들어 파는 가게를 열었는데요. 굿O디아라고..!

마치 가게 풍경이 제가 재밌게 봤던 만화 '후르츠바스켓'의 소마가(家) 처럼 생겼어요. ㅎㅎ

 

아침에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마루에서 따듯한 차 한잔하며 앉아있기 좋은 멋진 가게였습니다.

길냥이 3마리가 자연스레 들어와 마루 밑에서 낮잠을 청하는 소박한 로컬집이었죠.

그런 대단한 집을 직접 공사하고 만든 친구가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ㅎㅎ

 

제수씨네 가게가 번창하길 기원하며 이번주도 화이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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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인마핱'백신'사건이지만. 그냥 지나가는 에피소드일뿐. ㅋㅋㅋ

이번엔 좀 타임라인을 건너 뛰어서 D사 전공정을 맡은지 7~8개월가량 된 시점의 얘기임.


이 사건 이후로, 통풍대리에 길들여진 담당자들의 무조건적인 수정 요구가 적어졌고, 

프로그래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도록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 사건임.


D사 전공정 일을 하면서 목사님과 또 한번의 기싸움(?)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여유가 좀 있던 날인지 현장에 목사님이 내려와 있었음.


그날도 '미비사항'하나를 처리하려 양산 종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본인은 슬금슬금 눈치보며 혹시나 목사님이 말 걸까봐 괜히 필요도 없는 프로그램 소스 띄워놓고

코드에 눈박고 집중하고 있는 척 하고있었음.


목사: 대리님~?


나: (아씨...왔구나....).....네?


목사: 대리님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나: 32살 입니다.


목사: 에고~아직 젊구나~~~많이 동생이네~~


아마 목사님은 36~7정도 되던걸로 기억..


나: .....(그럼 동생처럼 예뻐해 주라고!!)


목사: 혹시 영어는 좀 해요?


나: 에고...ㅋㅋ 공돌이한테 뭘 바래요 ㅋㅋ 그냥 읽고 쓰는 정도죠. 회화는...무립니다 ㅋㅋ


목사: ㅎㅎㅎ 그럼 제 2외국어는요?


(괜히 중국어 얘기했다가는 이거해봐 저거해봐 하면서 칭총 쳉총 츠판라마!! 장난이나 치겠지!?) 


나: 제 2 외국어라곤 C++밖에 못합니다.ㅋㅋㅋㅋ


목사: 하긴 프로그래밍도 언어라면서요? ㅋㅋ 근데 그거 말고 ㅋㅋ 일본어나, 중국어, 베트남어 이런거요 ㅎㅎ


나: 그쪽으론 하나도 몰라요. 


목사: 요즘 세상은요. 모국어 만으론 안되요. 그리고 단순히 기술만으로도 안되는거에요. 글로벌한 세상이잖아~


나: ...........


목사: 호카게 팀장님 영어 잘하는거 알죠? 그거 생각보다 강력한 무기 입니다!? 영어는 나도 넘사벽이더라고~


나: 네. 가끔 영어로 통화 하시는거 봤어요. 유학생활 하신걸로...


목사: 최소한 관.리.자.급이 되려면 언어 능력도 갖추어 줘야하는 세상인 거지요^^.

대리님도 프로그램만 잘한다? 그런건 한계가 있죠. 평생 현장에서 구르기 밖에 더해요? 

자기만의 언어 필살기 하나는 탑제해야 올라가는 세상이라고요~


[어. 난 써주기만 한다면 백발 할배 되더라도 현장 뛸건데!?] 


나: .....네에..


목사: 나도 일찍히 회사일 빡세게 하고, 시간내서 일본어 학원 끊어서 잠 줄여가면서 노력했어요. 덕분에 필살기 하나를 얻은거죠.


나: 네..들었습니다. 이 회사 엔지니어들 중에서 일본어 제일 잘하신다고. 그리고 제일 빨리 익히셨다고.


원래 D사는 제 2외국어(중국어, 일본어)가 갖추어져야 과장급으로 진급하는게 빠르다고 함.

들어본 히스토리로는 기존 D사 기술팀 사람들 중에 제 2외국어가 탑제 된 사람들이 없었고. 작년까지만 해도 직급들이 다 대리였다고 함.

C대리, J대리(목사). 근데 C대리는 D사에 엄청나게 오래다닌 고인물. 목사님은 떠오르는 샛별.


그런데 목사님이 작년에 높은 점수로 일본어의 벽을 깨버린거임. 과장으로 승진. 

짬순으로는 C대리가 최고 관리자인데 그 밑의 목사님이 직급이 높아진거임. 족보가 꼬이는게 우려된 D사에선 C대리도 과장으로 같이 승진을

시켜주었다고 들었음.


그러다보니 목사님 입장에선 불합리하다 여겼을지도...C과장 입장에서도 치고 올라오는 후배가 라이벌로 올라선 구도.

복잡 미묘한 그런게 있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C과장과 J과장은 사이가 나쁘진 않았음. 사석에서는 형 동생 사이.


D사가 하나 부러웠던건 팀원들간의 사이가 좋았음. 사내 분위기가 좋은건지 다른 요인이 있는진 모르겠으나

단순히 직장동료 관계 이상이었음.


어쨌든 목사님 덕분에 기술팀에 일본어 열풍이 불어, 많은 후배 직원들이 목사님을 벤치마킹하여

열심히 일본어를 익히기 시작했으니, 확실히 선구자였음.


목사: 어쨌든 기술만으론 쉽지않은 세상이란 겁니다^^. 프로그램만 잘한다고 올라가는 세상이 아니에요. 사람이 글로벌 해야지?

나는 요즘 중국어쪽도 알아보고 있어요. 중국어는 또 일본어랑 다르게 쉽지 않더라고~ 그렇게되면 나는 4개국어 가능자인가? ㅋㅋ

적어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 정도는 딱 잡아줘야 이 기술 분야에서 미래가 보이는거에요.


사람마다 적성이 맞는 언어가 있나 봄. 본인의 경우 중국어. 목사님의 경우 일본어였음. 이후 몇년이 지났지만 목사님의 중국어는

늘지 않았음. 딱 거기까지인거지. 그정도만 해도 확실히 '비범한'거임. 


나: (오버하며)와아...대단하세요.!!! 일만 하기도 벅찰텐데 따로 언어 공부까지 하셔서 익히시다니. 부럽습니다.!!!!

저 같이 기.술.만.하.는. 현.장. 사람들이 꼭 배워야 될 모.범.답.안. 같으세요!!!


목사: 피식...


뭐랄까. 목사님의 얘기는 틀린게 하나 없었고 보약 같은 말이었음. 근데 왜 기분이 나쁘지...

누가 물어봤냐고..;; 결국 당신은 일본어, 우리 호카게님은 영어. 아무것도 없는 나한테 고작 코딩좀 한다고 나대지 마란거잖아.


어찌보면 기가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본인에겐 중국어가 탑제 되어 있었음 ㅠ


사람을 삐딱하게 보면 들리는것도 삐딱하게 들린다고, 본인에게는 그냥 꼽주는 걸로 밖에 들리지 않았음.

그리고 묘하게 본인을 깔아보는 전광훈 목사의 눈빛. 다시 시작된 눈높이 교육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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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목사님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원중에 본인의 중학교 선배도 끼어있었음.ㅋㅋㅋ

처음 D사에 가는걸 알게된 선배가 전화 와서 예전 자신의 얘기를 해주었음.


선배: 니 D사 가거든 J과장 금마 조심해래이.


나: 왤케 사람들 마다 저 사람 조심하라는거에요? ㅋㅋㅋ


선배: 정상이 아니니까 그라지!! 와~ 나도 그때 생각하니 혈압 오르네!!


나: 왜요? ㅋㅋ 뭐 재밌는 썰 있어요!?


선배: 내가 주임때. D사에 처음 일하러 들어갔는데....


대략 내용은 짧았으나 어이는 없었음 ㅋㅋㅋ

처음 장비를 보러가서, J과장(당시 대리) 앞에서 설비 설명을 듣던 와중.


목사(J대리): 어!? 근데 내가 말하는 와중에 짝다리 짚고있는 인원이 있네!?


비전팀: !!!?!?


선배: !? 저..저요?


목사: 와....ㅋㅋ 그쪽 이름이 뭐랬죠?


선배: OOO주임 입니다.!


목사: 당신 출입금지야. 나가요. 


선배: 와아;; 뭔데 ㅋㅋㅋ 갑니다 가. 어이없네 진짜;


목사: 어이 당신. 다시 말해봐. 뭐라고?


선배: (무시하고 공장을 나감)....... 


그렇게 선배는 D사 투입 20분만에 쫓겨난 최단시간 퇴출 인원으로 

D사 명예의 (퇴출자)전당에 박제가 되었음. 

 

물론 목사님은 한대만 때리는 성격이 아니기에 공식적인 메일로 선배의 태도를 컴플레인 걸었고

목사님의 기행을 다들 아는 회사 입장에서는 겉으로는 D사에 사과를 했지만

선배에게 딱히 문제 제기를 하진 않았음. 


그냥 너가 그날 운이 없어서 잘못 걸린거라 위로만 해줬을뿐.

어쨌든 그 일로인해 선배는 D사 출입 금지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음. ㅋㅋㅋ

그때 본인도 얘길 해줬음.


[행님. 내 가능하면 그 복수 꼭 해드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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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제 2외국어 눈높이 교육이 있은지 얼마 안되어, D사와 호카게팀장, 본인간의 미팅이 하나 잡혔음.

7~8개월 가량을 일했으나, 미팅을 한다면 간단히 산군 주임과 회사내 간이 테이블 정도에서 미팅을 해왔음.


정식적으로 D사 사무실을 거쳐 회의실에서 미팅을 가지는건 처음이라 긴장도 되었음.

게다가 후공정 담당자들도 참석해서 참관한다고 하니....


호카게: OO씨. 이번에 가게되면 사람들 얼굴 잘 익혀놔요. J과장님도 나오겠지만 C과장님도 나오실 꺼에요.


나: 아...!? 그 후공정 보스요?


호카게: 그분한텐 특히 말조심해요. J과장님이야 젊으시고, 평소 장난기 있으신 분이시라 어느정도 농담이나 불쾌한 부분 부드럽게 넘어가 주시지만...


나: ......(뭐여...나와는 정 반대 되는 목사님에 대한 평가...말도안돼...같은 '고길동'인데 내 눈엔 못되 보이고, 당신 눈엔 착해 보이는거야!?)


호카게: C과장님은 달라요!!!


나: 조심하겠습니다. 그냥 닥치고 있을께요.


호카게: ㅋㅋㅋㅋㅋㅋ 왠일이래~


[J과장과의 첫인상은 조졌지만, C과장과의 첫인상을 조질 순 없지!!! 내가 알기론 C과장이 더 높거든!!!!]


D사의 No.1 C과장 이었음. No.2 J과장(목사). 이등은 놓쳤으나 일등은 내가 잡는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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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사 회의실. 산군 주임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자리에는 목사님이 앉아 있었고, 그 외의 대리급 담당자들(후공정 통풍'뽕' 중독자들)은

슬라이드 화면을 띄울 장비의 점검과 컴퓨터를 연결하고 있었음. 


목사: 오셨네요~~~~과장...아니!! 팀장니이임~~~~~^^


호카게: 허허허허~~~~ 잘 지내셨나요 J과장님^^


목사: 어휴~~ 요즘 바빠서 죽겠습니다!! 예전이랑 다르게 이젠 해외 사이트까지 관리를 해야하니 원~


호카게: 그정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없잖아요~~허허허허~~~ 


목사: 후공정만 하지마시고오~ 우리 전공정도 좀 맡아 주세요~~~~ 여기도 문제 많아요~~~~ㅠ


나: .......(이 O끼가!? 지금 나 저격했냐!? 그 문제가 내가 만든 문제냐!?)


이상하게 목사님과 호카게님은 서로 죽이 잘 맞았음. 

목사님은 약간 공격적인 장난을 치는 스타일이었고, 호카게님은 강력한 항마력에 태극권 처럼 상대의 공격을 따뜻한 봄바람으로

승화시키는 스타일 이었음. 그러니 죽이 잘 맞을 수 밖에... 


본인이었으면 어떤 독자님 인용 마냥 빈볼에 '빠던'을 던질 만한 말도 호카게님은 웃으며 "따봉"을 해주었고. 

목사는 모자를 벗고 90도 인사하는 스포츠맨 쉽이 펼쳐졌음. 어이없다 정말...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일찍이 태극권을 먼저 익힐것을....

양기가 강한 '구양신공'부터 익히다보니 쉽게 달아 올랐나 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건곤대나이'로 받은 만큼 돌려주기만 하니 목사님과 가까워 질 수 없지.. 


 

목사님이 팀장님~~ 하면서 비음섞인 애교를 부릴땐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음. 

니들만 봄날이냐!!! 나.한.테.도!!!! 그렇게!!!! 해달라고오오오!!!!!!!! 

나도!!! 끼워줘!!!! ㅠㅠ


산군: 있다가 C과장님 오시면.. 미팅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 네.


그리고 침묵의 시간. 그런데 묘하게도 항마력 MAX 호카게 팀장의 표정이 굳어 있었음.


'이 양반이 긴장을 다하네!? 진풍경이다 진짜 ㅋㅋㅋ'


도대체 어떤 괴물이 들어오길래 ㅋㅋㅋㅋㅋ 목사님 이상이면 나도 감당 안되겠는데...  


두둥!! D사의 호카게 등장! C과장.


그의 첫 인상은 용사대 파티의 '전사' 였음. 스텟을 힘에 몰빵한. 도저히 그가 지능캐 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음.

목사님의 스텟을 측정해 본다면 힘, 민첩, 지능 골고루 스텟이 밸런스를 이룬다고 한다면

C과장은 그냥 '힘' 스텟에 싹~~~다 몰빵 이었음. 


말투는 완전히 강동구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이었음.


걍 막으면 '저거너트'마냥 깨 부수고 돌진하는 타입이구나... 

어어. 인정. 저 정도 포스면 몰아서 5대 치면 호카게 항마력도 잘하면 깨질수도 있겠다 ㅋㅋㅋ

오늘부터 C과장은 '철중이형'으로 부르겠음.


[그날은 철중이 형이 기분이 좋지않아 보였음.]


오늘은 말 띠꺼우면 패고, 기분나쁘게 쳐다봐서 패고, 일정 늘려달래서 패고, 그렇게 맞은 사람들이 2열 종대로 D사 주차장 2바퀴 반은

돌거 같은 느낌이었음.


철중이형: 반갑습니다. 강철중 입니다. 


호카게: 오랫만입니다 과장님~


철중이형: 그러게요. 요리조리~~잘 피해다니시 더이다! 한 2~3달 잠수타셨죠? 뭐하시다 이제 나타 나셨을까? 혹시 딴데 일하러 다녀요!?


호카게: (찔끔!)하하하^^;; 오늘은 이후 신규로 추가될 전공정 장비에 대한 전반적인 회의를 위해...


철중이형: 그러니까~~ 후공정도 할 일이 많~~~은데. 갑자기 왜 전공정 미팅에 나타나셨을까~~~이말 입니다! 그 얼굴 한번 볼라고 왔어요.


호카게: 허허허허;; 콩과장 퇴사한건 아시죠? 여기 이 친구가 새로 전공정 맡은 OOO대리입니다. OO씨 인사해요. C과장님이에요.


나: ...................


철중이형: ................


공격력에 몰빵된 나. 힘 스텟에 몰빵한 철중이형. 이 빠꾸 모르는 인생이 16번 기본수인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항상 죽이 잘 맞았음.

고려에 무신정변이 왜 일어 났겠음? 공력력, 힘에만 몰빵된 사람들이 뭉치면 나라도 들어 엎어버리는거지.

조선이 왜 세워졌겠음? 역시 빠꾸 없는 무신들이 위화도 회군해서 나라 세운거 아니겠음?


봐라. 철중이형의 저 골격. 저건 타고난 반골이야. 


우리 무신들은 말이야...

립서비스 그딴거 싫어해. 말이 길어지는것도 싫어. 변명 같은건 혐오해. 

10을 해놓고 15했다고 포장하는 것도 경멸해. 


공캐들의 대화는 3가지 뿐이야. 


YES. 

NO.  

WHY. 


나: 안녕하세요. OOO대리입니다.


철중이형: 반갑습니다! D사 기술팀장 강철중입니다.


나: 잘 부탁드립니다.


철중이형: ....(꾸벅)


호카게: 일단 이 친구는 우리 회사에서도 에이스중에 에이스죠. 통풍대리 처럼요~ OO씨. 통풍 대리랑 친구죠?


나: 넵


철중이형: 호오~ 통풍 대리급이라..!!


목사: (작게) 피식....아닐텐데...? ㅋㅋ


나: ...(찌릿!)


호카게: 게다가 이 친구가 중국어가 엄청나요! 원어민 수준이죠. 알고 지내시면 도움받으실 때도 있을거에요. 후공정이 중국관련 일이 많잖아요?


철중이형: 오~ 중국어 어렵다던데 프로그램 하시는분이 어떻게 중국어를 익히셨데?? 전공정에 두기 아까운걸...?


목사: ...!!


호카게: 게다가 중국어도 2개월만에 듣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똑똑한 친구죠~!! 이 친구 중국갈땐 통역도 필요없어요~ 통역보다 잘하니까. ㅎㅎ


나: 하하;; 의사소통에 무리는 없지만...원어민 수준까진 아닐꺼에요;; ㅎㅎ


목사: ..............


뭐랄까. 얼마전에 일본어로 본인에게 눈높이 교육을 했는데. 과하게 오버하며 장단 까지 맞춰준게

독이 되었음 ㅋㅋㅋㅋㅋ 과하게 부럽다고 외치던 본인이 실제론 제 2외국어가 탑제되어 있다는 사실에

농락 당했다는 감정을 느낀 것일까..? 목사님 표정이 좋지않아 보였음. 


그러게 왜 자꾸 기싸움을..우린 진짜 꼬인다 꼬여....




호카게: 이번에 새로 나갈 전공정 장비는 기존 장비와는 다르게......(생략)


............

.........

........


호카게: 따라서, 하기 기능들을 추가하고, 기존 광학계는 1개 군으로 진행하고. 점진적으로 카메라를 늘려가고자 합니다.


목사: 일정은 어느정도로 드릴까요? 기존 프로그램 베이스가 있으니. 거기서 카메라만 좀 제거하면 바로 될 수 있잖아요?^^ 1달정도 어때요?

이정도도 사실 많이 드리는 겁니다?


호카게: 그렇.......


나: 일정은 넉넉히! 그리고 많이 주십시오! (직진!)


호카게: !? (히익;; 철중이형 눈치 눈치...)


목사: 대리님. 관리자들 얘기에 끼어들...


철중이형: 계속 해보세요.


호카게: OO씨. 첫 장비라면 보통 개발기간 6개월 정도 잡았어요. 근데 이제는 이게 첫 호기가 아닌거죠. 1달 정도만 코드 정리...


나: 안됩니다. 2개월은 주십시오. 더 많이 주면 좋구요. (직진 직진!!)


목사: 왜요?


나: 목사님. 산군주임님. 아시잖아요!? 우리 회사 전공정 코드....O창난거? (돌격!!)


호카게: !!!!!!!!!!!!(이생퀴야! 고객사 앞에서 우리 회사 코드를...;;)


목사: !!!!!!(이생퀴야! 너 나 저격하냐!?)


철중이형: 호오.....!! 전공정 쪽도 문제가 많았나 보구만~?! 하도 조용 하길래 후공정만 터져 나가는줄 알았지!


나: 이대로 코드 유지하면서 카메라 개수만 줄이면. 그쵸. 이것저것 삭제만 대충해서 장비 넣으면 얼추 돌아가겠죠. 1달안에...아니 그보다 빨리 처리 되겠죠.


호카게: 1달안에는 좀 무리고.. 그대로 진행하면 되....(개발 당사자인 본인을 위한 호카게의 쉴드!)


나: 저 회사 나가면요!? (난 그딴 쉴드 필요 없어!!! 돌격이다아앗!!!)


사람들: !!!?!???


철중이형: .....(자세를 고쳐 앉으며)


나: 이렇게 난잡한 코드. 또 다음 사람한테 물려 줄래요? 그 사람이 바로 적응 못하면 또 쫓아내고!? 그렇게 돌려돌려 막아요? 그게 지금 우리 회사에서의 D사 업무 현실 아니에요?


호카게: OO씨...!! (야이 생퀴야; 너 우리 직원이야 임마....)


철중이형: 맞네. 맞는말이네. 그러니 하루가 멀다하고 문제 터지고.(호카게를 보며) 대응 인원이 없으니 우리는 프로그래머들 기다리고. 역으로 부탁까지 하게되지.

원칙 대로라면 애초에 문제가 없어야 되는게 맞는데 말이야!


목사: 저...과장님...? (구경만 하다 간다고 안했어? 철중이형!?)


철중이형: OOO대리님. 혹시 자신 있어요? 우리 장비 코드 좀 괜찮게 만들어줄 수 있어요?


나: 부족하지만. 최소한 제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와서 컨트롤 할 수 있도록은 만들겠습니다. 


철중이형: 콜. 2달 콜. 그리고 몇주 더 지연 되더라도 상관없어. 콜. 나는 미팅 끝. 


그리고 휭하니 회의실을 나갔음. 


[그날은 철중이 형이 기분이 좋아보였음.]


호카게: OO씨. 철중 과장님 앞에서 함부로 말하면 안되요. 뒷감당 어떻게 하려고..; 경솔했어요. 잘 안되면 어쩔거에요.


나: 약속을 못지키면 정식으로 사과를 하면 되죠. 별거 있나요?


호카게: 그건 OO씨 개인적인 사과죠. 회사대 회사는요?


나: .........


(뭘 어렵게 생각하쇼~ 우리 장비가 D사 80%먹고 있는데. 설마 내치겠어요!? 최소 150억 이상을 깨먹을 각오해야 할텐데.

그걸 한국 담당자들이 결정할 만큼 D사가 작은 회사냐고요. 그렇다고 돈을 물어내는 것도 아니고. 최소 하드웨어 값은 고객사에서 쳐줄테고.

그냥 우리 인건비에서 손해가 날껀데.)


목사: 허..참. 쉽게 갈 일을 참 어렵게도 만드신다. 그리고 팀장 회의에 왜 끼어들어요?


나: 이건 제 미팅이지 팀장 미팅이 아닌데요? 일은 제가 하는데 왜 팀장이 끼어듭니까?


목사: 허헛!? (어이없네?)


호카게: 끼어든다니 단어 사용을 좀 조심해요. 처음 미팅이니 내가 도와주러 온거 아녜요?


나: 죄송합니다. 듣고보니 단어를 잘못 말했네요...(목사 너 때문이야!!)

어쨌든 저 도와주시러 오신건 저도 알구요. 감사하죠. 근데 이번 기회에 꼭 코드를 좀 고칠 필요가 있다 판단했어요. 

첫 셋업부터 들어가는 거잖아요? 이건 기회죠.

있던 장비는 양산해야 하니까 마음껏 디버깅도 못하는데. 이번 호기는 다르잖아요!?


호카게: .......일단...알았어요.


(그렇게 잠시 휴식)


목사: 아. 그리고 이번에 또 한가지. 이번에 저희 내부적으로 아이디어가 하나 나와서. 이건 OO사에서도 좀 협조해서 진행해 줬으면 합니다.


호카게: 어떤거죠?


목사: 주기성 불량 말이에요. 그 표현 방식을 좀 바꿔볼까 합니다.


나: ?


목사: 아직 정확한 표현 방법은 논의중인데. 어쨌든 기존에 주기성 불량은 표현 숫자가 고정되어 있잖아요? 100파이 180파이 250파이 같이..


나: 네.


목사: 이걸 사용자가 임의로 입력한 문자가 나올 수 있도록 코드 수정해주세요. 3호기에 추가해 주시구요. 뭐 별거 없는 기능이니까 비용이 들진 않죠? ㅎㅎ


호카게: 네. 뭐 그정도야....ㅎㅎ


나: 안됩니다.


목사: !? (또 끼어드네?)


호카게: OO씨.


나: 목사님. 혹시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를 낼때 생산팀이랑 논의가 된 부분 인가요?


목사: ?? 그걸 대리님이 왜 알아야 되는데요?


나: 말씀하신 기능. 구현하는데 어렵지 않아요. 지금 당장이라도 10분안에 만들수 있어요. 근데 함부로 수정하면 안되는거에요.


목사: 그걸 대리님이 뭔데 판단을 하냐구요. 그 판단은 고객사가 하는거지.


나: 다시 말씀드릴께요. 어렵지 않습니다. 10분이면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문제는...


목사: 팀장님. 저 지금 많이 참고 있습니다. OO대리 교육좀 하셔야 겠어요.


호카게: OO씨. 이건 명령입니다. 이제부터 말 하지 마세요.


나: .........


목사: 아무튼 저는 전달 드렸습니다. 10분이 걸리든 일주일이 걸리든 그런건 고객사가 일정 조율하는거지. 주제넘게 대리가 이런저런 살 가져다 붙이지 마시고.


나: .......(아닐껄? 너 만약 생산팀 빼놓고 이 기능 추진했다가는...피.똥.싼.다!? ^^)


말하지 말랬으니 핸드폰으로 글을 적어 호카게에게 보여주었음 ㅋㅋㅋ


'구두로 일 받지마시고, 반.드.시 이 기능을 공식적인 메일로 받아주세요. 그런거 아니면 저 이 일 안.합.니.다!'


호카게: 일단 알겠습니다. 지금 요청하신 기능은 메일로 다시한번 확인 부탁드릴께요.


목사: 네.


그래...이번 기회에...우리의 지긋지긋한 기 싸움도 끝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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