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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 시간을 꺼꾸로 걷는 영화
게시물ID : movie_200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춘은빅맥
추천 : 1
조회수 : 45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03 03:11:22
이 리뷰는 제가 작성하고 블로그에 올린 것으로 꼭 여러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어서 오유에 다시 올려요! 


이 영화는 사실 최근에 십대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못할 작품이다. 화려한 CG들과 멌있고 잘생긴 혹은 아름답고 예쁜 배우들로 가득채워진 영화관에 물들여진 십대들에게 이 작품의 속도, 배경등은 구리기 짝이 없다. 배경음악이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빠른진행도 아니며 자극적인 요소들이 없으니 만약 그들에게 이 작품을 보여준다면 심취해서 볼리는 만무하고 국어책에 고전문학을 풀어내듯 숙제하는 듯한 기분을 만들것에 틀림없다. 그러한 그들에게도 몇십년이 지난 후 이 작품을 본다면 감히 명작이다, 혹은 이 작품을 이제서야 보게 되다니 라는 감탄가득한 후회를 자아낼 것이다.

분명 이 작품은 어찌보면 이십세기 후반의 대한민국 사회배경을 공포스러울 정도로 잘 그려냈다. 반대로 말하자면 한국의 사회보다도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지금의 젊은이들은 이 작품은 고전문학처럼 쉽게 이해될 수 없는, 이해되더라도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다. 민주를 쟁취하기 위한 수많은 대학생들의 희생. 그리고 그 희생을 자아낸 대한민국 정부. 분명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 아니라면 이 작품을 100%이해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을 곱씹고 다시 곱씹은 끝에 그 속에 감춰진 진정한 맛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것은 이 영화는 전인류 보편적인 사실을 소름끼칠정도의 구성과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고있는 그 보편적인, 태생의 사실은 바로 사람은 어떻게든 100%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인간의 구성중 심해중의 심해. 마치 사람의 신체부의 중에 심장이 가장 큰 기초이자 핵심을 이루는 것처럼 정신적인 요소로 보았을 때 근본적인 요소. 그건 바로 외로움이다. 사람이 일반 짐승과 동물과는 다른것은 지능이 현저하게 높기 때문. 그 지능은 스스로 생각을 복잡화하고 인류는 그렇게 진화해왔다. 동물들은 혼자서도 살 수 있다. 왜냐 생리적인 요소들만 채워진다면 그들은 어떻게되든 신경쓰지 않고 그것들이 삶을 방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 이것은 어떻게보면 인간의 가장 큰 슬픔이기도 하다. 혼자서 살 수 없다는 말은 곧 옆에 누군가가 반드시 그대를 봐주고, 같이 얘기를 나누며 모자란 부분을 채워줘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은 대체로 이기적이다. 자신에게 나쁜영향이 되는 요소가 생긴다면 그 요소를 피하거나 제거할려는 것이 또 사람은 본능이다. 이 두가지가 사람의 본능이며 그 두가지 본능때문에 사람은 결코 자유로워 질 수가 없다. 나의 근본적인 외로움을 채우고 싶으나 그것을 채울 수 있는 건 오직 다른 사람뿐이다. 그 사람이 나에게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사람에게 미움을 사며는 안되는 것을 사회에서 성장해가며 배우게 된다. 동시에 다른사람의 눈치를 보며 사회에서 섞일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가게 된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 자신마다 다른 성격이 있긴하지만 자기애가 상식을 초월할정도로 높은 사람조차도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바뀌어야 될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결코 그것은 자신의 원초적인 모습이 아니다. 정리하자면, 이 사람과 사람들로 만들어진 사회가 한 사람의 자유로운 영혼을 사회에 적합하도록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박하사탕은 이를 경악스러울 정도로 잘 풀어냈고 그 전달력이 상당히 강하여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한 이는 끝도없는 공허같은 우울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나의 경우에도 박하사탕이 준 여운이 뼈속까지 남아서는 나를 괴롭힌다. 도저히 내 머리 팔 다리 몸 속에서 빠져나갈려 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착했던 청년.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영화속 주인공 김영호는 강제 입영된 군대에서 부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이미지로 바뀌어간다. 이는 결코 영호. 그의 자아가 필요로 한건 아니지만 사회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권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우연히 죽인 죄없는 여학생을 시작으로 그는 돌아갈 수 없는 인생을 걷고 만다. 비록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형사생활로 고문관을 택하게 되며 수 많은 민주항쟁을 펼친 어린양들을 반죽여놓는 역할을 맡으며 결국 그에게 온 것은 파멸뿐이었다. 사실, 이는 너무나 당연한것이다. 무뎌지는 감정들은 인생이 쌓일수록 더 무뎌져서는 자신을 강해게 만든다. 어쩌면 강해진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고 스스로를 보호하기위한 수단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그를 죽음으로 넣은 것은 어린시절. 순수했던 그 때의 아름다운 기억을 불어일으킨 윤순임이었다. 윤순임은 김영호가 어릴적 소풍사서 만난 첫사랑으로 그 둘은 사랑했고 아름다웠다. 우연히 찾아온 윤순임의 남편. 그리고 임종응 앞둔 윤순임을 보게된 김영호의 마음은 도저히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다. 만약 거기서 감정이입을 했더라면 끝이 없는 우울함을 넘어선 최악의 선택까지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타락해진 영혼의 눈에 비친 자신의 옛모습은 감당할 수 없을정도로 눈부셔서는 자신을 한없이 작게 만든다. 순수 무기력한 그 상태로 사람을 바꿔놓는다. 

무엇이 그를 바꿔놓은 것일까. 그는 그저 아무이름없는 아름다운 꽃한송이를 앵글에 담고 싶어 했던 빛나는 청년이었다. 가해자는 없다. 피해자는 있다. 이런 아이러니는 이 사회가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다 마주하게 될 자신의 순수했던 어린시절의 파편들.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느낄 수 있고 진심으로 슬퍼할 수 있음에 이 영화 박하사탕은 인생에 있어서 반드시 봐야될, 영원히 변하질 않을 진리를 대리경험할 수 있다. 

※ 이 작품에 또다른 훌륭한 점은 모든 배우들의 연기력이 상당하다는 점. 설경구, 문소리등 주연을 비롯해 조연들까지도 연기가 너무 좋아서 이 영화가 한 껏 살아났다.

※ 추가 : 이 영화를 세번 째보면서 이 깊이 있는 여운, 또다른 새로운 진리를 찾아낸 것이 있다. 이 영화의 영화구성은 단순히 오마주정도로 된것이 아니라 인생의 진리또한 어떻게 보면 사람의 인생구도를 그 위에 녹아냈다는 것. 총 런닝타임이 2시간인데 비해 행복하고 순수했던 시절은 9분에 불과하다. 이것은 인생을 100년으로 봤을 때 10대까지의 정도밖에 안되는 매우 짧은 길이다. 하지만 그 짧지만 빛난 그 인생의 길이가 마지막을 장식함으로써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에 비추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남은 더럽혀진 인생이 너무 긴 것에 비해 말도 안될정도로 짧지만 그 기간덕분에 웃을 수 있다. 너무나 인생은 길지만 슬픈 현실. 이것을 너무나 잘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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