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팬만 20년째

유독 올해 중계만 봤다하면 지길래 한 동안 안봤더니 지난 주 연승도 하고 잘하더라.

그러던 차에 어제 친한 형님들이 야구장가자길래 내가 가서 지면 어쩌나 걱정많이 했다.

어라 근데  이겼다. 그것도 끝내기로. 너무 좋아서 미쳐 날뛰었다. 눈물도 찔끔 났다.

 

근데 인터뷰 중에 임찬규가 물싸대기를 날렸다. 

아 저 새끼 안 그래도 야구도 더럽게 못해서 욕 먹는데 또 욕 쳐먹겠다 싶었다.

그래 욕 먹을 짓 했으면 욕 먹어야지

근데 어제, 오늘 지나면서 생각보다 일이 커졌다.

 

생각해보면 혼날 짓했으면 혼나야 하는게 맞고

욕먹을 짓 했으면 욕 먹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게 맞는거다

근데 뭐 이렇게 주절주절 변명들이 많냐

천하의 프로선수들이 혓바닥이 뭐 이리도 길던가

잘못했습니다. 정인영 아나운서에게도 죄송합니다. 다신 안 그러겠습니다

승부를 가르는 운동선수답게 사과도 깔끔하게 하면 안되냐

 

선수협이나 구단도 자기 새끼가 사고치고 밖에서 혼나고 들어오면

제가 자식교육을 잘못시켰습니다. 죄송합니다. 이게 정상 아니냐?

근데 지금 꼬라지는 내 새끼가 잘못한건 알겠는데 왜 집안욕을 하냐고 역성드는거랑 뭐가 달라

 

몇몇 엘지팬들도 삐뚤어진 애정으로 잘못한걸 무조건 감싸지 말고 혼낼건 따끔하게 혼내야 합니다.

물론 이 정도로 커질 일이 아닌데 너무 혼나는거 같아 섭섭한 마음이 들 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수록 우리 선수 잘못은 다 같은 우리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우리가 이 만큼 잘못했으니까 이 만큼 혼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게 올바른거 아닐까요

 

꼭 이겨야만 우리 팀이라는 생각이었다면 진작 엘지팬은 관뒀을겁니다.

DTD라고 놀림받고 지는 날이 많아도 항상 엘지팬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다닙니다.

그런 저를 부끄럽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제발

 

직관가서 처음으로 끝내기를 봤다는 기쁨이 너무 커서 막 자랑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내가 직관가서 이런 일 생긴건가 하는 자괴감이 더 드네요 

 

무엇보다 이 일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정인영 아나운서께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