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에는 처음으로 글을 써봐요. 그래서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 번 하고.
한 번도 음슴체를 쓴 적이 없지만 뭐... 없으니 음슴체를 쓰겠음.(눙무리...)
나이 서른을 넘으니 예전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도 하고 요즘은 눈이 닫혀서 나조차도 왜곡된 기억인가!! 싶어
기록용으로 씀. 어디서 봤네? 하는 내용이 많을 것이고 재미 없을 가능성 多...
편의상 위에서 '눈'이라고 칭했는데
어릴 때는 그런 게 조절이 안되서 미친듯이 뻗어나가는 느낌이었음.
길거리 나가면 지나치는 사람들 미간 즈음에서 내 머릿 속으로 그 사람들의 시간이 슉 빨려들어왔다가 슉 빨려 나가기도 했고,
사람 많이 있는 길바닥, 학교같은 데는 인간들보다 인간 아닌 것들이 더 많았음.
그들은 나에게 관심이 네버 없었지만(한~~번도 없음) 한낱 어린이였던 나는 무조건 무서웠음
그래서 초딩시절 기억이 거의 없음
생각나는 거라곤 길거리 돌아다니다가 숭한 것들 보고 쫓아올까봐 밤에 되새김질하느라 매일 매일 악몽 꾼 거...(좀비영화 생각하시면 됨)
현재 초단위 붕어기억력이 된 건 필사적으로 살고자 하는 나의 생존본능이 아닐까도 생각함...
그래도 몇 가지 꼽아보자면
7살 때
동네에서 나랑 자주 놀던 친구가 있었음.
외동 남자아이였는데 착하고 정말 예뻤음. 요즘 아이돌 어린 시절 정도??
그런데 그 아이가 동네 슈퍼를 가다가 교통사고로 먼 곳으로 가버림... 어린나이에 엄청 충격을 받음.
그러고 몇 년 후였던가... 항상 아이가 죽은 장소는 빙 둘러 갔었는데 그날은 그러기 싫었음.
그. 장소에서 아이가 자기 집을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었는데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음.
하지만 눈이 마주칠까봐 너무 무섭기도 해서 얼어붙었음...
아직도 아이 얼굴이 기억남. 그 동네에 고등학교때까지 살았는데 매일 마음 속으로 추선공양(난 불교니까) 해줌.
그 이후에는 본 적이 없네요...
6학년 때
자발적 아웃사이더였던 난 늘 혼자 다녔음.
어느 날 꿈을 꿨는데 꿈에서도 관광버스 앞에서 혼자 쭈그려 앉아있는 나를 발견.
그런데 모습이 좀 기괴했음.
나는 뭔가 무서워하는 기색이었고 좀 떨어져 있는 곳에서는 벼락이 떨어져 새까맣게 그을린 듯한 삼나무 밑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캠프파이어를 하고 있었음.
뭔가 이상하다 했는데 일주일 후에 알게 되었음.
수학여행 갔다가 캠핑장 앞에 있는 새까맣게 그을린 삼나무를 보고...(이하 생략)
초등학교 시절엔 30살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 전에 죽으면 어때란 생각으로
어디서 줏어 들은 건 있어서 수면제 같은 약도 몰래 모아놓기도 함.
그러다 6학년 때 종교를 만남(불교).
종교생활을 조금씩 하면서 내 멘탈은 안정화 됨.
그제서야 그들은 나한테 전혀 관심이 없음을 알게 됨.
내가 사는 세계와 그들이 사는 세계는 유리되어 있다는 걸 깨닫고 깨춤을 춤.
그 전에는 둘이 뒤죽박죽 얽혀있어서 사람의 삶이 아니었음...
중학교 때는 안심하고 인간들 사이에 적극적으로 슉슉 들어감...
악몽을 안꾸려고 만화를 미친듯이 보면서(효과 짱! 이미라, 이은혜, 황미나님 감사합니다)
어린 오덕으로 자라나기 시작함.
중학교 1학년 때
주번이어서 아이들이 거의 다 빠져나간 학교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00야"
라고 부르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무릎까지만 보이는 한 학생이(여학생이었음. 무릎까지밖에 없는데 어떻게 아냐고 하면 그냥 안다고밖에...
눈으로는 안보이지만 그냥 안다는 느낌...
설명하기 어려움ㅠㅠ)
내가 올라갈 계단에 서 있었음.
보통은 흐릿하게 보이고 나에 대해 전혀 관심 없던 종자가 무릎까지지만 너무 선명히 보이고 부르기까지 하다니!!!!
순간 등골이 오싹했으나 대답하지 않았고 관심없다는 듯 슉 지나침.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음.
잠깐 부연설명을 하자면
쟤네는 우리한테 관심이 없음
전혀~~~~~~~~~~~~~ 우리한테 관심이 없음
흔히 우리가 "00야"라고 얘기할 땐 00라는 친구를 부르기 위함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데
걔네는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음.
그냥 부른 거고 일반인보다는 예민한 내 감각이 이를 캐치했을 뿐
나를 부르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음.
우리랑 멘탈(?) 자체가 다름
고장난 라디오랄까...
일반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주파수만 잡을 수 있다고 치면
나는 라디오가 고장난 것처럼
이상한 주파수도 다 잡아버리는 것일 뿐인 걸... 중1이 되서야 깨달음.
다시 돌아와서
이맘때쯤 한창 모 침대 영화덕분에 '전생보기'가 유행함(제 연배분들은 다들 기억하시져?).
어린이들도 예외 없음
사촌언니가 나에게 전생보는 법을 시전함
그리고 역관광당해서 펑펑 울었음...
나는 당황했음.
왜냐하면 사촌언니가 가르쳐 준 방법이란 게 별 거 없었음.
편히 누워서 눈을 감고 릴렉스~ 한 뒤에 숫자를 세고 어둠 속에 그려지는 길을 따라가는 거였음.
길을 따라가다 집을 발견하고 들어가면 거기서 전생이 보이는
정말 허술한 방법이었음-_-;;
실제로 사촌언니가 나한테 해줬고 동생에게도 해줬으나 실패함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음
무서워서 즉시 도서관에 가서 전생을 보는 행위가 사람의 멘탈에 영향을 끼치는 지 조사하고
(중1이... 오글오글;;) 부작용 사례가 없는 걸 확인하고
잠시 봉인해뒀다가
내 눈이 시들해질 고등학생 때 재미로는 봐줘도 괜찮겠지 싶어
여고 교실 뒷마루에서 은박지 돗자리 깔아놓고 입시에 지친 여고생들을 위해 심심풀이로 열심히 전생을 봐줌
...선생님도 봐줌
선생님을 울려서 일개 학생인 나는 매우 곤란했던 기억이 남.
신기했던 건 난 분명히 전생 보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아이들은 미래도 가고 지구를 벗어나 오만데를 다 돌아다님(그래서 난 외계인설을 어느정도 믿음)
제일 신기한 건
며칠 지나면 자기네들이 뭘 봤는지 잘 기억을 못함.
펑펑 울기까지 했는데...
되려 내가 무서워서 고3때 즈음 해서 겸사 겸사 폐업(물론 돈 받고 봐준 건 절대 아님;)
지금 생각해보면 위험한 행동이었음.
아직도 기억나는 게 그 친구가 몇 백년 전 유럽 어드메 산골에서 젊은 나이에 매우 고통스럽게(타살) 죽었는데
그걸 봐버려서 펑펑 울었음... 얼마나 미안했던지ㅠㅠ
물론 그친구는 며칠 후엔 까먹었지만.
폐업한 후로 아이들의 요청이 쇄도했으나(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게 감정의 분출이 되나 봄. 보고 나면 엄청 개운했다고 함.)
그 후로 전생을 봐 준 적은 없음
고등학생 시절은 참 재미졌음
'눈'도 서서히 닫혀가기 시작함
적당히 조절하는 스킬도 익혀서 깜짝 깜짝 놀라지 않았고
여름 한 철만 선생님이 선호하는 학생으로 변.신~
날은 덥고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 꾸벅거리는 좁은 교실에서
내가 가진 경험은 참 재미진 이야기거리였음
붕어기억력이라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지금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데
몇 개는 기억남.
독신여성인 독어 선생님이 계셨는데 항상 의문이 있었음
사람들 뒤에는 뭔가가 하나씩 또는 두 세개씩 따라다니는데(사람형태로 뭉쳐진 기덩어리랄까)
저 선생님 뒤에는 그게 없는 거임.
그래서 옆의 짝한테
'왜 저 샘 뒤에는 그게 없을까?'라고 물었음
묻고 나자마자...
하필 그 타이밍에 독어 선생님이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로 무서운 얘기를 해줌
선생님이 몇 년 전 고열이 나서 이유 없이 아픈 적이 있었는데 병원까지 실려가심
그 사이에 꿈을 꿨는데 저승에 다녀오와서 저승사자를 만나고 온 꿈을 꿨다 함
내가
'아~ 그래서 없구나~'라고 중얼거리는 걸 들은 친구가
수업시간에 울었음
아니 별로 안무섭잖아요? 왜 울었을까...
우야든둥 나란 여잔 참 나쁜 여자...
너무 많이 울려서 안생긴건가... 그래도 남자를 울린 적은 없는데. 킁.
담에 고등어시절 나머지 올리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