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 글자 옆에 조선시대 갑옷을...야스쿠니신사의 또다른 도발 2010-12-03 10:56 제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야스쿠니(靖國)신사에 조선 시대 장군이 사용한 투구와 갑옷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야스쿠니신사 내 유물 전시관인 유슈칸(遊就館) 1층에서 8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가미카제(神風)’에 문제의 유물이 전시되면서 확인됐다. 이 투구의 이마 가리개에는 군 최고 통수권자를 지칭하는 ‘元帥(원수)’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투구 위쪽에는 금색의 용과 봉황 문양(용봉문) 조각이 붙어 있다. 갑옷의 옆 트임 상태 등을 고려할 때 18∼19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슈칸 측은 투구와 갑옷에 대해, 1884년 갑신정변 당시 조선 민중들에게 맞아 죽은 일본 군인 이소바야시 신조(磯林眞三)의 명의로 ‘메이지18년’(1885년)에 신사에 기증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유물의 전시 형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야스쿠니신사는 ‘1274년 원나라 군사와 고려군의 합동 공격을 막아낸 가미카제’라는 의미로 유물을 전시하면서 당시 일왕이 썼다는 ‘敵國降伏(적국항복)’이라는 글씨 바로 옆에 여원(麗元)군의 일본 공격과 관계가 없는 이 조선시대 군복과 갑옷을 전시해놓았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사무처장 혜문 스님은 “하필이면 적국항복이라는 글씨 옆에 진열한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항의 서한을 야스쿠니신사 측에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