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별리
우리 다시는 만나지 못하리
그대 꽃이 되고 풀이 되고
나무가 되어
내 앞에 있는다 해도 차마
그대 눈치채지 못하고
나 또한 구름 되고 바람 되고
천둥이 되어
그대 옆을 흐른다 해도 차마
나 알아보지 못하고
눈물은 번져
조그만 새암을 만든다
지구라는 별에서의 마지막 만남과 헤어짐
우리 다시 사람으로는
만나지 못하리
이종찬, 그가 보고싶다
내 생각 곳곳에 네가 있어
그래서 말인데
네 생각 곳곳에도
내가 아직 그대로라면 좋겠다
최원정, 부탁
당신이 내게서
멀리 가시려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인연이란 것이
무 자르듯
그렇게 싹뚝
잘리어진다면 모를까
당신이 내게 준
따뜻함이
아직 내 안에 있기에
난
당신을, 이대로
놓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굳이 가시려거든
내 안에 있는 당신의 기억
그 모두를
함께 가져가소서
차마
그리 못하시면
지금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물러 주소서
최영미, 포로
오지마
난 이제 너에게 줄 노래가 없어
잘가라
돌아운 나 대신
울어주었던 밤들아
원태연, 취미
니가 내 취미였나봐
너 하나 잃어버리니까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
뭐 하나 재미난 일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