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이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합니다.
저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석사를 따 한국에 돌아왔고 풍족한건 아니지만 아버지가 의사셔서 어려움없이 자랐습니다.
남자는 고졸이고 현재는 직업이 없지만 정치를 하고 싶어 합니다.
스피치 학원을 잠깐 했었는데 선거에서 몇번 떨어지고 지금은 무일푼으로 월세방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홀어머니가 편찮으시고 시누이가 하나 있는데 심장이 안좋아서 결혼하면 둘다 모시고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재혼입니다.
첫사랑과 결혼해서 지금은 사별하고 중학생 아들이 두명있어요.
물론 제가 키워야 합니다.
전 초혼입니다. 전 그를 사랑하는데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사람 단 한 사람도 결혼을 반대 하지 않는 사람이 없네요.
인물됨됨이는 정말 훌륭한데..그는 내가 필요하고 아이들을 돌봐주길 바란대요. 그리고 절 사랑한대요.
이 결혼 괜찮을까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여사의 이야기. '사랑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남편에게 보낸 수백여통의 편지의 머릿말은 모두 '존경하는 당신에게'로 시작되었다.
"나는 당신의 선한 성품과 진실하게 살려고 피나는 노력을 하는 당신을 존경하는데 '하나님은 왜?'하고 물어봅니다."
-80년 11월 21일-
"무리해서 독서를 많이 하지 마세요.
늘 눈은 보호하도록 하셔야 합니다."
-81년 7월 23일-
"김대중과 나의 결혼은 모험이었다.
'운명'은 문밖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거세게 노크했다."
-이희호여사 자서전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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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자신을 믿어주는 여자를 위해서
여자가 인정해주는 만큼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