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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겪은 이야기[엄청 길고 안무서울지도 모르는게 제일 무서운..]
게시물ID : panic_687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uze
추천 : 17
조회수 : 252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6/10 19:31:23
안녕하세요. 매번 섬칫한 이야기로 기져귀만 갈다가 제 어린시절 이야기를 해볼까 하고 용기내어 글을 씁니다.

위로 형이 한명 있고, 유달리 친가쪽 할아버지 할머니가 형을 좋아하셨고

저는 외가쪽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 한달차로 돌아가셨는데, 유달리 개념정리가 뒤늦은

두뇌탓에 사랑해주던 사람들이 없어져서 맛있는걸 못먹게되고 용돈을 못받는게 그렇게 억울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각설하고.. 외가쪽 조부모님들이 타계하시고 3년정도 흐른 중딩의 저에게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왜.. xx수학 xx단과학원 같이 동네에 작은 학원들이 있었고 저 역시 그런 학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초여름이었던 6월이었고, 학원에서 수업 후 늦게까지 놀다가 병아리차(중형 버스급인데 노란색에 자동문 달려있는,,)

에 타고 친구 한명과 단 둘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둘만 탔었기때문에 완전

방학맞은 초글링들마냥 아무자리나 선점하고 앉아서 놀고 있었고, 그 친구는 맨 뒷자석에 앉아있었습니다.

제목 없음.jpg
<이해에 10g도 도움이 안될지 모르는 버스그림 ㅋㅋ>

제가 앉아있던 자리가 2인용이라 머리 등받이까진 의자 2개가 딱 붙어있는데 머리 기대는 부분은

좀 작아져서 마치 그 사이 공간이 야구 홈베이스마냥 되어 있었습니다. 거기에 얼굴을 디밀고

친구랑 노갈노갈하면서 왔는데 뭔가 시무룩해질 이야기를 들었었는지 제가 그 홈베이스같은 공간에 목을 끼고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있는데....

누가 부르는겁니다....

"xx야..(욕 아니에요..ㅠ) xx야... 가자.."

여자목소리였는데, 저를 부르는 저 패턴의 말이 반복될수록 여러 목소리가 섞이기 시작하는겁니다.

뭔지 모를 시츄에이숑에 얼떨결에 "누구세요??" 라고 반문하였는데, 제일 처음 들렸던 여자 목소리가

"할머니야.. 외할머니.. 으이구 이녀석 얼른 이 할미하고 가자." 이러는겁니다..

무섭고 자발이고를 떠나서 할머니가 얼마나 소중한 분이셨는지 깨닫기 시작한 나이인지라 용기내서

"그럼 다른 목소리는 누구에요?" 라고 물었습니다. 자신을 할머니라 밝힌 목소리가

"다른 조상님들도 다 와계시단다~ 너를 어찌나 보고싶어하시는지~" 이러길래 그때부터 슬슬 겁이 나더군요.

싫다고.. 안간다고.. 막 발악하는데 눈을 감고 있어서 어두컴컴했던 시야가 뭔가 스파크같은데 왔다리 갔다리 하더니

친구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xx야! xx야!!"

그리고 눈을 떳을 때는 버스 운행 루트상 한 10분정도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그친구 표정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새파랗게 질려서.ㅋㅋ

제가 왜그러냐고 했더니 고개를 숙이길래 걍 냅뒀답니다. 근데 몇분이 지나도 제가 꿈쩍도 안하니까 장난치지말라며

흔들었는데 반응 없음.. 코에다 손을 대봤는데 숨도 안쉬더랍니다..너무 무서워서 계속 흔들고 싸닥션날리고 머리 쥐어뜯고 하다가(개색..아..아니..)

막 운전사 아저씨를 부를 참이었는데, 제가 숨을 "푸하~"하면서 내쉬고 멀쩡히 눈뜨고 고개를 뜨더라는겁니다.

결국 헤프닝으로 막을 내리고 집에 왔는데, 아버지는 약속으로 늦으신다 하고 어머니께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집안일(아마 다림질중이셨을겁니다.)

을 하시길래 옷갈아입으며 잠깐 기절했는데 외할머니가 같이 가자드라.. 차도남마냥 거실에 계셨던 어머니께 별거아닌듯이 말을 했습니다.

어머니 완전 사색이 되서 제방에 오시더니.. "하..할머니? 내 엄마?" 이러시는겁니다. 다른엄마가 있었나.. 하면서 "ㅇㅇ"했더니 막 우시면서

내일 할머니 묘 찾아뵙자.. 이러시는겁니다. 걍 그런갑다 하고 다음날 할머니 산소를 찾아뵈었는데.. 어머니가 펑펑 우시면서

"내가 잘못했어 엄마, xx는 제발 데려가지 마.."하시면서 오열을 하시는겁니다. 걍 꿈꿨겠거니 했고 왜이리 민감하게 반응하시나 하면서 옆에서

고개숙이고 있었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어머니 말씀이..

"그저께밤에..(기절하기 전날 밤) 니 할머니가 내 꿈에 나와서 여기 어르신들이 너무 심심하시다고.. xx를 가장 아꼈으니 내일 데려가겠다고.."하길래

안된다고 난리치다 깨셨다는겁니다.. 섬뜩.. 산소에서 뭐라도 좋으니 좀 빌껄.. 싸고안닦은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한참을 기도올렸습니다.

(양쪽 조부모님들이 다 목사님에 전도사님이셨고 저는 저빼고 아무도 안믿는 무신론자이지만 뭐.. 일단 기도를..)

그걸로 사건은 일단락 되었고.. 지금도 외가쪽 조부모님들 산소 찾아뵈면 가슴 한켠이 저릿합니다.. 생전에 좀 더 손주노릇 못한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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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입니다. ㅎㅎ 글 맛깔나게 쓰고 요약하는 재주와 그림그리는 재주는 후세의 종이를 아끼기 위해 장가가면 아이들 앞에선
손을 봉인해야겠습니다..ㅠㅠ 재미있게 읽어 주셨다면 캠퍼스에서 본 여자아이 귀신과 남자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개발새발인 그림과 같이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다이노스 화잍..아..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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