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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스물세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688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7
조회수 : 1388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4/09/15 21:05:08
출처 : http://ccjp.or.kr/zbxe/freebbs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21eN0



1.gif

공광규, 소주병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 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리고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2.gif

장미숙, 도시인 



한여름 밤 
쑥 연기 모기 쫓고 
별 무리 헤어 보던 
깜깜한 밤이 그립다 

경계 없는 낮과 밤을 오가며 
원인 모를 두통 
몇 알의 진통제를 넘기고 
환상의 세계에서 
앞으로만 달리는 도시인 

화이트칼라 속 
가슴은 검게 타는데 
생명 잃은 수돗물 
끈끈한 하루를 헹구고 
무기력에 익숙하다






3.gif

정소슬, 새벽 산책길에서 



아스라한 초원 끝 
지평선을 뚫고 솟구치는 
태양을 보노라면 

나도 저처럼 
꿈 많은 얼굴로 
태어났겠지 싶다






4.gif

나태주, 완성



집에 밥이 있어도 나는
아내 없으면 밥 안 먹는 사람

내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아내는
서울 딸네 집에도 못 가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면서
반편이 인간으로 완성되고 말았다






5.gif

김시종, 새벽길 소년 



딴 아이들은 
따뜻한 잠자리에 있을 시간, 

소년은 샛별을 보며, 
신문을 돌린다. 

별빛 아래 
청소부 아저씨의 
개나리 옷이 보인다. 

소년의 뺨 위에 
찬바람이 파고든다. 

엄마 아빠 다 여의고, 
신문 배달 소년이 되어 
할머니를 모시는 장한 소년 가장 
소년의 볼을 깎는 찬바람은, 
한파(寒波)가 아니라, 세파(世波)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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