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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천으로 더민주가 잃은것
게시물ID : sisa_6883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지서
추천 : 22
조회수 : 955회
댓글수 : 38개
등록시간 : 2016/03/14 01:13:45
이번 공천 파동이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나는 신나 있었다.
 
이번엔 뭔가 이길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마치 노무현 대통령 후보시절 선거를 앞뒀던 그런 기분이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되고서는 페북에도 꾸준히 필리버스터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더민주에 대한 지지와 새누리의 실정에 대해 떠들곤 했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정치 얘기는 빼놓치 않고 할 만큼 열성적이었고,
 
단 한표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새누리를 지지하는 사람과는 핏대올리며 언쟁하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서 일베.충이 보이면 자료를 찾고 정리해서 그들이 좋아하는 팩트에 입각한 반박을 펼쳤고
 
네이버 댓글을 보며 조금이라도 새누리의 현실과 더민주에서 진행하는 공약에 대한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희망에 차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선거에서 더민주가 이기면 내가 원하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하지만 이번 공천 파동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납득하지 못할 공천이 발표되고, 지난해 말 부터 올 초까지 자신의 안위만을 추구하며
 
더민주를 흔들던 인사들이 공신대우를 받는 것을 보며 나는 분노하는 동시에 무기력해졌다.
 
더 이상 페북에 정치 관련한 이야기를 올리지 않으며 현실에서 누군가를 만나도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온라인 상에서 일베.충이 보여도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피할 뿐
 
예전같이 팩트를 찾아 나설 기운도, 그 팩트를 기반으로 일베.충을 침묵하게할 정력도 남아있지 않다.
 
 
 
더민주당과 지역 후보가 국민 모두를 만나고 자신들에 대해서 일일이 홍보를 할 수는 없다.
 
더민주가 큰 틀에서의 홍보와 일정을 진행하면서 미쳐 챙기지 못한 부분은 지지자들의 몫일 것이다.
 
지지자들이 열성적으로 홍보하고 설득하고 하는 등의 노력이 더민주에서 챙기지 못한
 
세세한 부분들을 메꿔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감히 온 정심을 다해 지지했노라 장담하는 나조차
 
그들의 빈 부분을 메꿔주고 그들에게 열정을 쏟지 못하겠다.
 
오히려 특정 몇몇의 국회의원후보를 낙선 시키기 위해 그 지역구에서는
 
새누리를 뽑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새누리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논리를 가진 인간이라면 어떻게 새누리의 행위를 보고도 지지를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절대 새누리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도 더민주 후보를 뽑을 것이다.
 
 
하지만 더민주는 알아야 한다.
 
그들이 잘못된 행동 하나가 가장 열성적이었던 지지자를,
 
그것도 보수도 필요 없이 오히려 당비를 내가며
 
그들의 빈틈을 메꿔주고 보완해주려 노력하던 지지자를
 
무기력한 방관자로 만들었음을.
 
 
그리고 이것이 나의 이야기만은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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