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점에서 기온상승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와 있습니다.
기온은 2050년까지 2.3도 이상. 연 강수량은 3.2%. 해수면은 33.7cm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 https://www.chungnam.go.kr/cnnet/content.do?mnu_cd=CNNMENU00276 )
그런데 의외로 기압 상승에 대한 예측이나 그에 대한 영향 평가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은 좀 의아하더군요.
알기 쉬운 예를 들어 보면,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 중에 수증기 농도가 높아지면서 연강수량이 증가한다는 말은 그 수증기만큼의 무게가 대기에 더해진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온도 증가로 인한 부피 팽창이나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바다에 녹아 있거나 얼어 있던 기체가 밖으로 나오는 등 굳이 95기압의 금성까지 가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대기압이 증가할 것은 분명한 일이죠. (물론 0.n%의 미미한 영향으로 그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서 참고 삼아 기온이 높았던 과거 평균기온과 기압에 대한 기록을 확인해 보니 의외로 기압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일단 간접적인 증거로는 중생대는 현재에 비해 기압이 약 3~5배 정도 높았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기공호흡을 하는 곤충의 거대화(산소 교환 효율은 압력에 비례하기에)나 당시 익룡이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기 밀도로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죠.
중생대의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약 8~10도 이상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산화탄소 농도도 현재의 5배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야 당시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지만, 온도만 본다면 당시의 기후를 빠르게 따라가고 있고, 그 말은 곧 기압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상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추론도 이상한 것만은 아니겠죠.
그리고 아래는 현재 관측된 평균 기압의 상승 추세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평균 해수면 기압 변화 그래프.
( https://essd.copernicus.org/articles/13/3363/2021/ )
또한 해양기후예측센터의 보고에 의하면 최근 30년 동안 동아시아해역, 동해, 황해, 동중국해의 4월 해면기압이 10년에 0.3~0.5hPa 식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 https://www.ocpc.kr/21bc99a3-e5ec-416f-92df-ea5c53f50bf5 )
( https://www.ocpc.kr/21bc99a3-e5ec-416f-92df-ea5c53f50bf5#d0c39c73eb424ab1bc5ef1fbd926f856 )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위해서라면 각 국가의 연간 해면기압 변화 보고서를 취합하여 정리해야 하겠지만, 일단 온도상승과 함께 기압 또한 상승추세라는 것 자체는 타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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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기압이 얼마나 올라갈까요?
이산화탄소 농도 5배를 자랑하는 중생대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올라갈 건 확실하며, 단순 비교만으로는 현재 대기압의 1.5배 가량 상승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 같아보이는데, 이렇게 기압이 증가하면 환경에 대한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산소교환 효율이 증가하며 각종 동물과 곤충의 덩치가 커지게 될까요? 하늘을 쉽게 날 수 있게 된 조류의 크기가 커지고 개체수가 증가하며 제2의 수각류 강점기가 오게 될까요? 대기밀도가 높아지고 기압 편차가 커지면서 태풍의 위력이 점점 증가하게 될까요? 아니면, 기압 조금 증가한 것만으로는 별다른 영향 없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요?
다들 기후변화에는 신경 쓰면서도 의외로 장기적 기압 변화에는 관심 가지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한 번 끄적여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