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청래 의원 컷으로 인해 분노와 상실로 며칠을 보냈습니다. 시민필리버스터도 계속 들으면서 오유와 트위터 등에 기생하면서 지냈던 것 같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흥이 안나고, 작은 자극에도 지나치게 민감하게 보냈던 것 같구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는데 피곤이 너무 심하게 몰려올 정도로 며칠간 심력을 많이 쏟았던 것 같습니다.
2. 오늘 아침에 여러 기사들, 특히 김종인 대표의 인터뷰를 읽어보면서 "포기"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이해찬 의원이라도 남겨주길 바랬는데, 그 인터뷰 분위기는 다 날리겠다는 것으로 읽히더군요. 지지자들의 여론, 특히 SNS에서의 여론은 안중에도 없음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자기 뜻대로 친노 진영은 완전 솎아내려고 작정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3. 그렇다면 내 입장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자문을 해봤습니다. 우선 정청래 의원의 경우에는 탈당 후 무소속이 좋을 것 같지만, 보인의 말도 있고, 나이도 있기 때문에 백의종군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이 되었습니다. 재심으로 결정이 번복되는 것도 당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이기에 선당후사의 모습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해찬 의원의 경우에는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출마의 강력한 의지도 보였거니와 이대로 비노 지도부에 밀려나는 건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할거라 생각합니다. 이해찬 의원의 탈당이야말로 당에서도 선당후사로 이야기하겠지만, 전체 대선 까지를 봐서도 근원적인 선당후사가 될 것이라 봅니다. 이해찬이 탈당하면 당은 개혁(이라 쓰고 개판이라 읽습니다만...)공천의 프레임을 달성하고, 그가 무소속으로 살아서 돌아온다면 민주 진영이 의석 하나를 방어함과 동시에 향후 대선에서의 친문 구심점으로 작용하리라 보기 때문이지요.
4. 물론 저는 정청래 재심이 받아들여지고, 이해찬의 공천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이게 제일 좋은 그림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을 듯 하기에 이런 분탕같은 글을 좀 써봅니다.....ㅜㅜ
5. 저는 더민주를 탈당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이제 40 조금 넘은 나이지만, 2-30대에 김대중-노무현이라는 정통성 있고 유능했으며 인간적으로 매력적인 두 대통령을 경험했던 것이 참 축복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그런 감사를 다시 할 수 있기를 바라구요. 가장 가까이는 문재인 대표를 통해 그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대표가 완전히 아웃되지 않는한 이 당에 남아 있을 생각입니다. 정청래, 이해찬... 그리고 서영교 의원 같은 분들이 날라가는 것에 피눈물이 나고 분노가 일어나지만... 문대표님이 움직이지 않는한 저도 움직이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6. 그럼에도 마지막으로 한 마디는 하고 싶습니다. 정청래 살려내라. 이해찬 망가트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