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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운명같았던 '휴지남'을 보았습니다.
게시물ID : humorstory_4057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닭쳐
추천 : 4
조회수 : 8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07 23:56:32





제목 그대로 운명같았던 남자를 보았습니다.




오늘 약속이있어 대학로에 친구를 만나러 나갔습니다.

오랫만에 외출이라 평소에 안하던 화장도 공들여하고

치마도 입고 구두도 신고 나갔습니다.

전철을 탔습니다.

대학로까지는 한시간은 걸립니다.


자리가 없습니다.


서서갑니다ㅠㅠ





운좋게도 두번의 정거장을 지나치고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너무 일찍 일어나서 인지

졸렸습니다.

아직 도착까지는 한참이 남았었고

눈을감았습니다.



꿈속에서

저는 절벽에 서있었고

떨어졌고



놀래서 소리없는 발작을 일으키며 깼습니다.



민망함에 고개를 들었고


그남자와 첫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남자의 뒷모습은


175이상되는 키에

갈색단화 롤업한 청바지.. 그리고 짧은 네이비색 패딩조끼

그리고



그사이로 수줍게 인사하는 두루마리 휴지 반칸




아직 잠이 덜깬듯하여 눈도 깜빡여 보고

폰도 켜서 시간도 확인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다시 그남자를 쳐다봐도

패딩조끼 밑으로 두루마리휴지 반칸...

새하얗게 주름지지않은 모습으로 제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내 밀려드는 인파속으로 그남자와 제 사이는 가로막혀 버렸고

이내 단톡방에 들어가 ㅋㅋㅋ로 도배하며 '휴지남'의 존재를 알렸고

친구들도 이내 ㅋㅋㅋ로 화답하였습니다.



대학로에 도착했고


친구를 만났고


이내 '휴지남'의 존재는 잊혀지는 줄 알았습니다.









운동화를 구경하러 들어간 신발매장에서

진지하게 리복운동화를 고르고 있는 그 '휴지남'을

저는 다시 발견했습니다.

물론 조금의 구김살도 없이 잘있던 휴지반칸의 존재도 확인했습니다.




주위에 동행이 없는걸로 봐서 혼자인듯했고

그래서 휴지반칸의 존재를 알지 못한듯 했습니다.

전 그 '휴지남'에게 반칸의 존재를 알리려

다가가려 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그 주위만 맴돌다









마침 맘에드는 나이키운동화가 할인하길래  샀습니다.

사이즈도 하나밖에 남지 않았었습니다


운이 좋습니다.




결제하고 나오니 '휴지남'은 사라졌습니다.






배가 고픕니다

근처 이쁜 카페가 보입니다.


들어가보니 온통 하얀데 케이크가 많아보여

다이어트 중인걸 염려해 1인1케이크로 생각하고

커피하나 자몽티하나 치즈케이크하나 초코케이크하나 주문하고

창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친구가 차마 고르지 못했던 레몬머랭이 땡긴다며 추가주문 하러 간답니다.

내 티라미수도 부탁합니다.


다이어트는 포기하고

창밖 풍경을 봅니다.


길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얼굴에 하얀칠을하고 공연홍보하는 사람들

친구끼리 온 사람들

몸은 하나인데 얼굴은2개 다리는 4개인 그 무언가...



오늘 따라 날도 더운데 뭐가 춥다고

그렇게 붙어다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러다


익숙한 옷차림이 눈에 띕니다.

이쪽으로 옵니다


뒤에 여자도 있습니다.





'휴지남'입니다.





나도 모르게 헐을 외칩니다.




추가 주문을 하고 자랑스럽게 알림벨 2개와 영수증 2장을 펄럭이며
오는 친구 뒤로


'휴지남'과 여성분이 같이 걸어옵니다.



나도 모르게 폰을 보는척을 합니다





우리 대각선 쪽에 앉았습니다.











소개팅인듯합니다.

서로 어색해 죽으려 합니다.




'휴지남'이 의자에 앉자 더욱 휴지 반칸이 부각됩니다.

같이온 여자가 말 안해주었나봅니다.


반칸이는 조금 구겨졌습니다

잠깐사이에 고난이있었나봅니다













친구가 케이크를 들고와서 그이후 잠깐의 기억이 없습니다.

정신을 차렸을땐 빈 접시만이 있었고



'휴지남'과 그 여자분은 생각보다 좋은 분위기로 변한듯 했습니다.


그사이 '휴지남'이 긴장이 많이됬었나봅니다.

휴지반칸이 거의 걸레쪼가리만큼 구겨져있었습니다.ㅠㅠ








이제는 '휴지남'이 과연 휴지반칸을 얼만큼 달고다니려나 관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동태를 지켜보고 싶은마음에

그만 일어나자는 친구를 달래며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휴지남'이 일어서서 화장실에 갔고



혹시나 저는 휴지반칸의 존재를 확인했을까

그럼 더이상 '휴지남'은 '휴지남'이 아니게 되는걸까


고민하는 사이


'휴지남'이 나왔습니다











휴지반칸은 무사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휴지반칸의 생사를 확인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대학로를 빠져나왔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휴지남'씨 부디

화장실갈땐 앞태가 아니라 뒷태도 보는 쎈스쟁이가 되길 바랍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아마 집와서 옷벗을때 휴지반칸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불에 하이킥좀 하실것같은데


혹시라도 걱정된다면 다음부터 비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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