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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83
게시물ID : soda_68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61
조회수 : 5155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24/02/29 09: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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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독자님들^^

아침에 확인해보니 네이버 챌린지 주간랭킹 1위에 올라있더라구요.

독자님들의 화력에 다시금 감사인사 올립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8화정도 가면 재밌어 질거 같습니다. ㅎㅎ

지금 예약으로 걸어둔 소설 진도는 드디어 중국공항에 내린 상황이죠.

생각해보면 당시 중국공항 풍경이 진풍경이었는데. 당시엔 얼른얼른 사이다 진도빼느라

적어두지 않았던거 같네요.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내용을 안써둔게 오히려 나았다는 느낌입니다.

나중에는 중국에서 사업하며 겪은 재밌는 썰도 소설에 올려볼까 합니다. 유덕화 배우도 우연히 만났었던...ㅋㅋ

이제는 저도 나이가 들고...중국에서 사업하겠다고 나설 나이가 아니라...ㅎㅎ

저 만의 중국 공략법을 풀어도 될듯 싶네요..ㅋㅋ

 

-----------------------------------------------------------

하하 부장: 여~ OO야. 이번에 같이 출장 나간다 들었어^^


나: 네. 부장님~ 진급 축하드립니다~


하하: 이야..4년만이네. 너하고 꼭 한번은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나: 그러게요. 드디어 그 시절 '바램'이 이루어 졌네요~~


대리 시절의 순수한 호감어린 눈빛을 찾아 볼 수 없었음. 대신 포식자가 피식자를

어떻게 요리해 볼까 번들번들~~ 약점은 없나 찾아보는 탐색의 눈빛.


[되겠나? ㅋ 난 이미 4년동안 당신을 탐색하고 지냈어^^]


그렇게 우리는 '사천'으로 출발했음. 출장 기간은 5일. 


본인의 중국어를 신뢰하는 회사에선 이제 통역도 붙이지 않았음..

뭔가 손해보는 기분..통역비를 나한테 주라고오오!!


사천에 첫 발을 디딜 때... 여기가 요리왕 비룡이 살던 곳입니까..? 국화루는 어디에 있나요?

콩으로 만든 가짜 소고기가 들어간 마파두부가 먹고싶다...


성도에 있는 공항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한참을 가야했음. 

원래 공장이란게 항상 인적드문 깡촌에 있으니까.

우리의 숙소는 도시이긴 했음. '완다 광장'이 호텔 옆에 있었으니까.

근데 뭐랄까. 모든 도시가 회색이었음. 느낌이 그랬음.


개발도상국이란 이런 느낌일까? 무슨 하늘이 과거 산업혁명 시절의 영국 하늘을 보는 기분이었음.

우중충한 잿빛 하늘....


우리는 제법 큰 호텔에 묵었는데 하루 숙박비가 450위안 정도 되었음.

호텔 로비에는 거대한 '코뿔소' 모형이 비치되어 있었는데..도대체 무슨 의미지..??

다른건 다 잊어도 이 덩그러니 놓여있던 거대 코뿔소는 잊혀지지 않을듯. ㅋ


한국에서 사천까지는 제법 멀었음. 도착 했을때는 어느덧 4시~5시 정도 되서 그날은 숙소에서 묵고

다음날 출근하기로 결정. 방에서 좀 쉬려는데 카톡이 왔음.


하하: OO야~ 우리 주변 탐사좀 해보자~ 앞으로 퇴근후에 먹을만한 곳이나 구경할곳 알아두면 좋잖아!? 모험을 떠자자고~~!


이런..이 우영우 같은....오늘은 좀 쉬자 좀 ㅡㅡ;

하하 부장은 모험심이 많은 사람이었음. 특히나 해외출장을 가면 이리저리 다니는걸 무척 좋아했음.

밑에 직원들이 아무리 피곤한 기색을 보여도 이 양반은 하고싶은걸 해야 하는 사람이었음.


좋은 상사라면, 애들 쉬라고 하고 혼자 가야지. 진정한 '모험'은 혼자서 하는거잖아!?

내가 좋고 신이나는 일이면 상대방도 그럴것이라 생각하는 답답이였음.


나: 하아...그러시져.



그렇게 낯설은 사천시내. 일단 완다 광장부터 돌아봤음. 거기 4층에 커다란 백화점 식당가들이 있었는데

일단 식사는 이곳에서 하면 좋겠다 메모메모..


이번에는 호텔의 뒷골목 로컬.. 길가에 커다란 개방형 양꼬치 집이 있었음.

그 앞의 공터에 목욕탕 의자와 테이블들이 있었고..오. 저건 딱 봐도 맛집이다. 메모메모...


하하 부장: OO야. 여기서 택시타고 10Km 정도 가면 '죠빠제'가 있데. KTV도 많고. 거기 가보자.


'酒吧街‘ (죠빠제) 흔히 술집거리. 술을 안마시는 본인에겐 가장 의미 없는 곳 ㅋㅋㅋㅋ

안그래도 비행기 오래 타서 피곤 한데(이코노미), 게다가 내일 출근도 해야하고. 옆에 끌려나와 있는 

신입 사원을 보니 그도 처음 나온 중국에 '흥미'가 있는 눈빛이 아니라 제발...제발 쉬고싶다...하는 느낌..


시간은 오후 8시...밥도 안먹었는데ㅡㅡ;

그래..눈치없는 인간이니 제대로 의사 표시를 해줘야지..


나: 부장님. 저는 비행기를 오래 탔더니 많이 피곤하네요~ 거기 신입 사원분? 안피곤 하세요?


신입: 어...저...조금 피곤하긴 한데....


하하: 야. 너 피곤하냐!? 그럼 나 혼자 가? 그럼 너는 혼자 방에서 뭐할껀데? 어!?


신입: .........


나: 방에서 뭐하긴 뭐해요. 씻고 침대 누워서 쉬는거지 ㅋㅋㅋ 신입사원도 쉬는게 낫지 않겠어요?


하하: OO아(신입이름). 룸메도 없이 덩그러니 혼자 방에서 쉬면 재밌겠냐?


나: 룸메요? 1인 1실 아니에요?


하하: 아~ 우리는 같은방 쓰기로 했어. 2인 1실. 그게 방도 더 크고 편하더라고. 1인 1실보다 약간 싸기도 하고 말이야^^


나: .............(니가 편한거겠지...부장이랑 같은방 써야되는 신입 생각은 1도 없네...하긴 너야 편하게 델꼬놀 사람하나 있으면 재밌겠지.)


와...끔찍하다. 낯선 해외 나와서..1인 1실에서 쉬는게 유일한 휴식인 건데...그것마저도 앗아간 저 우영우...

낮에도 일...밤에는 방에 와서 저 눈치 없이 조잘 거리는 우영우의 '고래'얘기를 잠들기 전까지 들어줘야 하는거냐..

이미 퇴사각이다 ㅡㅡ; 마음 같아선 같이 다니며 너를 지켜주고 싶지만...나도 오늘 많이 피곤하구나..미안하닷!


나: 뭐..어쨌든 저는 피곤해서 이만..


하하: OO야. 너가 중국어 잘하니까 기대하고 온건데 너가 안가면 우리끼리 어떡하라고?


[어쭈. 이게 미.쳤나?]


나: 부장님. 제가 부장님 통역으로 여기 나온건 아니잖아요~ 내일 우리 일도 해야하는데.


하하: (눈을 홉 뜨며)뭐!? 지금 뭐랬냐?


이글이글 타는 눈으로 '욱'하는 성질을 내뿜으며 본인에게 눈싸움 신청하는 하하 부장. 

와아...사람 진짜 많이 변했네...


어디서 만년삼왕이라도 드셨나. 몸에 양기가 많아...

근데..미안하지만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을 수도 없이 경험해온 나다. 


너...나한테 안될껄? 시간은 내 편이거든. 우리 눈싸움이 1초..2초...3초..4초...시간이 지속 될수록

민망해 지는건 아랫 사람이 아니라 윗사람 이거든. 왜냐면 사실 이건 어디가서 싸웠다고 말할 수도 없는 '사소한' 대화거든.

'명분'이 없다고 당신한테 ㅋㅋㅋ 


지켜보는 신입사원 눈도 있잖아? ㅋㅋㅋ 빨리 수습해야 할껄!?

5초 넘어가면 수습 하기도 힘들어지는 상황이 온다. 판단 잘해라.


나: ............(찌릿)


하하: ..........(찌릿)


[1초]


나: ..............(찌릿)


하하: ............(어..으음...)


[2초]


나: ..............(찌리릿)


하하: ..........(야..얌마..이쯤 되면 죄송합니다 or 알겠습니다 해줘야지!?)


[3초]


나: ...............(번뜩 +.+)


하하: .............(이..이건 '장유유서'잖아!! 좀 양보 하라고오;; 신입 보는 눈도 있는데..내 체면좀...)


[4초]


나: ...............(희번뜩!!)


하하: .............(잔인한 놈. 앓느니 죽지..죽어;;)


[5초]


하하: 하..하핫! 거 장난으로 눈싸움 한번 해볼랬드니 여.전.하.구.나^^ 우리 OO 대리~ 나 형이야 형~~


나: ................(ㅡㅡ) 


(이건 뭔;; 형 소리 까지 나오네 ㅋㅋㅋㅋ)


갑작스레 유쾌해진 하하 부장. 본인에게 어께동무를 턱! 걸치며 ㅋㅋㅋㅋ


나: 으허헛! 부장님~ 간만에 해보니 살떨리네여~~ 으허허헛!! 역시 숨긴 발톱이 무섭습니다아~ (하아...체면은 살려준다 내가.....)


신입: 하하.....;;;; 놀랬습니다;;;;


하하: 놀랬냐? ㅋㅋ 우리 친해~ ^^;;


나: 아~ 우리 신입 놀리려고 그러셨구나아~~ 몬땠다 부장님! 


신입: 하하...놀랬어요 진짜;;;;;;


하하: 그래..다들 피곤할텐데...들어가자.......(시무룩)


나: .......(신입에게 찡긋-)


신입: 꾸벅! (휴우!!! 살았다!!)


그렇게 사천에서의 첫날. 우선 1승.



버프효과


[소황제]


중국에서의 영향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합니다. 


[부장킬러]


부서장 급 대면 시 직위에 눌리지 않습니다.


.....................................

..............................


다음날 아침.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하고 일찍 일어나 로비로 나갔음.

이정도 규모의 호텔이라면 '조식'도 분명 맛난게 있겠지~~~ㅎㅎ


원래 본인은 아침을 안먹는 사람이지만..해외에서는 다름. 뭐랄까...

내집이 아닌 곳에서 항상 방심하지 않고 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량 

배를 채워주고 규칙적으로 신체 사이클을 맞춰 줄 필요가 있음.


식당에 가보니 하하 부장이 접시에 음식을 담고 있었음. 신입은? 안보였음.


나: 이열~~ 부장님! 여윽시! 해외 출장 좀 다녀보신 분들 답게 아침 일찍 나와 계시군여!


하하: 야~~너~~두!? 후후..


그렇게 같이 앉아 샐러드나 계란을 넣은 토스트. 중국 호텔에선 아침에 계란을 요리사가 직접 후라이 해주기 때문에(아닌곳도 많음)

식빵에다가 마가린? 버터? 버터겠지!? 아무튼. 토스트기에서 뜨끈뜨끈한 식빵을 꺼내고 그 위에 버터를 한덩어리 훅- 발라주면

이게 뜨거우니까 살살 녹아서 빵으로 스며 듦. 그걸 가지고 요리사한테 가서


나: 蛋黄不用全熟 노른자 안익혀도 되요. (dan huang bu yong quan shou)


라고 말하면 됨. 이것도 전 회사 시절 중국에 처음 나가서 익혔던 것..

이 말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권력'이었음 ㅋㅋㅋ 노른자 까지 다 익힌 채로 이 식빵을 먹으면 그저 그런 맛임.

근데 노른자를 익히지 않은 계란과 이 식빵의 조합이란...캬...노른자가 터져서 식빵에 버무려 졌을때 정말 맛있었음^^


근데 당시에 요리사에게 저 말을 못해서 모두가 다 익힌 계란을 먹어야만 했음.

가끔 요리사가 귀찮아서 노른자를 안익히고 접시에 올려놓는데 지켜보던 사람들이 벌떼 같이 달려들어

그 계란을 사수하려고 했다는...ㅋㅋㅋ


당시에 저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음. 이걸 사전에 검색해서 써먹어 봤는데 

요리사가 응!? 하면서 못알아 들었음. 알고보니 사전에 나오는 발음과, 구어체 발음이 달랐던것.

사전에 나오는 熟의 발음은 shú 였음. 그러나 중국인이 알아먹는 발음은 shóu 인것.


저걸 말 할 수 있었을 때, 제조팀에서 전향자들이 늘어날 만큼 맛있는 조합이었음 ㅋㅋㅋ


제조팀: OO야. 노른자 익히지 말라고 말 좀 해줘...


나: 여기 줄선 사람들 다! 노른자 익히지 말고 주세요!


요리사: 하오~!


제조팀: 오오오!!!!


반숙 후라이 하나에 행복하던 그리운 추억..^^



***



하하: 야..그거..맛있어 보인다?


나: 이렇게 안드셔 보셨어요? 이거 완전 환상적인 맛인데!? ㅋㅋ 배도 적당히 가볍게 채우고~


하하: 나도 내일은 그렇게 먹어봐야 겠다!


나: 근데 신입은 아침 안먹어요?


하하: 더 잔다고 안먹는데. 빠져 가지고...나 때는 선임자 보다 먼저 일어나서 나갈 준비 하고 그랬는데 말이야.

근데 요즘은 이런 얘기하면 꼰대 라고 한다지? 뭐 이렇게 차츰 바꿔 나가는거겠지.


나: 어쨌든 부장님 같은 분들이 조금씩 바꿔 나가시는거져^^......(허허허. 부장님은 이미 충분히 꼰대 맞는데요?)


하하: 세상 좋아졌다 그치?


나: 네 ㅡㅡ; ㅋ 


이래서 각방을 써야 한다.


본인은 식당 나오는 길에 식당에 굴러다니는 에그타르트 세개를 챙겼음. 

그리고 로비에서 신입을 만나 공장으로 출발.


택시에서 아까 챙겨온 에그타르트를 신입사원에게 2개 주었음.

그리고 택시 기사에게도 한개. 어차피 내돈으로 산게 아니니까 ㅋㅋㅋ 에그타르트 무한 리필임 ㅋㅋ


택시기사는 첨보는 외국인이 유창한 중국어로 '따거 아침은 먹고 일하는거지?' 하면서 받은 에그타르트에 

무척이나 신나보였음. 열심히 이곳 얘기를 떠들어댔음. 명함도 하나 받았음. 

이제 출근도 퇴근도 이 사람을 불러 쓰면 됨. 


아침마다 호텔에 간단한 간식 같은거 챙겨서 택시 기사에게 주면 손 안대고 코풀기..!

이렇게 두 세번 겹치면 '띠띠'가 되는거지.


하하: 우와- 에그타르트 하나로 기사를 매수 가능 하구나!


나: ㅋㅋㅋ 어차피 호텔꺼니까 공짜 잖아요 ㅋㅋㅋ 내돈 드는것도 아닌 데 뭘~


하하: 와..좋은거 배웠다..나도 써먹어야지...


어쭈...소황제 스킬을 공짜로 배워가네 ㅡㅡ;


그렇게 고객사 공장에 도착. 여긴 뭐랄까...공장이 아니었음. 뭔가 택배 차량들 대기하는 물류창고라고 할까?

그리고 무슨 핵전쟁이라도 났던 장소같았음. 회색 지대에..회색하늘...이른 아침의 회색 안개....무너져 가는 폐 건물 ㅋㅋㅋ

여기가 공장이 맞나...? 실제로 택배차들도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고 있었음.ㅋㅋㅋ


실제로 여긴 중국 당국에 '공장'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고....ㅋ 정말로 물류 창고를 비밀리에 공장화 시켜놓고

돌리는 곳이었음. 무슨 마약 제조 공장 마냥...ㅋㅋㅋ D사...너희들 뭐하고 있는거야!? ㅋㅋㅋㅋ


무슨 폐학교 같은 곳으로 들어서니 그 옆에는 경비원으로 보이는 중년 깡마른 아저씨가 입에 호루라기를 삑삑-불며

자전거를 타고 후레쉬를 비추며 찌릉 찌릉 다가왔음. 회색의 안개 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오는 모습이 뭔가 을씨.년 스러웠음.

머리도 감지않아 기름기가 덕지덕지한.....


뭔가 스맥다운 언더 테이커 느낌.


나: 와씨..무슨 언더 테이커 같어.


신입: 풉!!! 언더테이커 ㅋㅋㅋ 적절 합니다 대리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경비(언더테이커): 너네 뭐야? 여기 공장 직원들 기숙사야. 어떻게 들어왔어?


하하: 뭐..뭐야;; 이 아저씨? 공안 같은건가!? 뭐라는 거야?


나: 잠시만요. 제가 얘기해 볼께요. (경비에게) 우리 너네 공장에 출장나온 한국 엔지니어들이야. 여기 뭐야? 공장 맞아? ㅋㅋㅋ


경비: 어? 한국?  어디야? 남쪽 말투 같은데?


나: 아..ㅋ 광저우. 거기서 말 배웠어 ㅎㅎ 


경비: 아...광저우에 한국이라는 곳이 있구나?


나:그게 아니고 ㅡㅡ; 우리는 외국에서 왔다고 비행기 타고! ㅋㅋㅋ 

(중국에는 '한국'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음 ㅋㅋㅋㅋ)


경비: 오 진짜!? 우와...내가 외국 사람을 다 만나보네..악수 한번만...!! 

역시 우리 중국은 대국이구만~ 외국사람이 우리말을 하다니..거기 한국에 가면 중국어가 공용어 같은건가!?


나: (니 맘대로 생각하세요;;;;) 어;;;악수....ㅋㅋ 우리 길 좀 알려줘. 어디가면 되는거야?


경비: 이 건물 옆에 저거. 저기 유리문 하나 보이지? 신발장이랑?


나: 뭐야....ㅋ 저거....무슨 학교 체육관 같이 생겼어 ㅋㅋㅋㅋㅋ


경비: 음...그랬지...체육관 이었지...과거엔....


나: 아 ㅋㅋ 진짜였던거야? ㅋㅋㅋㅋ 뭔 공장을 이런데 꼭꼭 숨겨놨데 ㅋㅋ 비밀 공장이야? ㅋㅋ


경비: 응. 맞아. 비밀공장이야. 당국에서도 몰라 ㅋ 우린 사실 다들 백수들이지.


나: 아이고 두야 ㅋ


하하: 뭐야 여긴..무슨 카드 찍는것도 없어;; ㅋㅋㅋ 


나: 뭐~ 화장실이랑 담배피러 댕길땐 편하겠네여 ㅋ


그렇게 어두운 복도 같은 곳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이 공장 담당자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왔음.

웃을때 느낌이 '이연걸'을 닮아서. 연걸이 형이라 부르겠음.


이연걸: 아. 오늘 온다던 한국 출장자들 이구나?


나: 맞아. 반가워~ 나는 소프트웨어 담당이고, 이분은 비전팀 부장, 옆에 친구는 비전팀 사원이야.


이연걸: 그래~ 그럼 바로 라인으로 들어갈까? 거기서 얘기하지.


나: 콜.


현장에 가보니 정말 텅-빈 창고에 2개의 ADN 장비가 돌아가고 있었음. 창고의 크기가 어마어마 했는데..

거기 3분의 1 공간에 장비 달랑 2개 ㅋㅋㅋㅋ 정말 효율이 극대화된 소형 비밀 공장 ㅋㅋ


이연걸: 일단..초면에 미안하지만..너희들 장비는 문제가 많아.


나: 어. 인정.


이연걸: 단순한 문제가 아냐. 일단 기본적인 중문 번역도 안되있어. 너네 무슨 미국에 장비 납품했어?


나: 그치. 문제가 많지. 우리 회사의 입장을 대표해서 사과할께.


이연걸: 그리고 이 프로그램들..도대체 일관성이 없어. 이걸...과연 쓸 수 있을지....


나: 일단 문제를 얘기 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 일단 핵심은 마킹이 빠지는거고. 그치? 이 장비 상태가 원래 이래.


이연걸: 아니..원래라니!!! 마킹 빠짐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피곤한데!!


나: 얘길 끝까지 들어야지. 이게 한국 D사가 너네한테 쓸만하다고 제안 한거지 그치?


이연걸: 그랬지...이생퀴들...!! 다 죽었어.


생각보다 장비 상황은 처참했음. 한국의 D사야 오랜 기간 우리 회사와 서로 물리고 얽힌 관계라

내부적으로 조용히 처리가능 했지만. 이곳 사천은 달랐음. 도대체 누가 영업한거냐 이걸.....


그리고..한국의 ADN이 그렇게 처참했는데...호카게는 왜 이걸 그대로 모른척 여기다가 넣어주고

왔을까..? 통풍이는 왜 데려 간거고? 통풍이가 숨만 불어넣은 장비인데..

이정도 수준이면 통풍이만 나가도 될껄. 호카게는 왜 같이 나간걸까? 


아무리봐도 이 장비를 진행 할 때 호카게가 작업한 부분이 1도 보이지 않았음.

과거 통풍이가 살려 놓은 순수 날것의 그대로 였음..

호카게..호카게...뭘까...왜 이렇게 일 했을까...그 답지 않다.....


상념은 접어두고.


나: 내가 한국 D사의 ADN 담당자야. 그리고 거기 처음 들어갔을때...장비 상태가 너희랑 같았지..


이연걸: 어? 너 통역 아니야? 프로그래머야?


나: 어. 내가 한국 D사 ADN 소프트웨어 담당자이자. 통역이야.


이연걸: ...........


나: 한국의 D사가 너네한테 뻥카를 쳤지. 이 장비 쓸만하다고. 그때는 거짓말 이었지만! 내가 이 장비를 맡은 후론 그 말이 진실이 되었지!!


이연걸: 어...;;;;


나: 그걸 지금 너에게 보여주마. 일단 프로그램 업데이트부터 하지?


이연걸: 어..어;;;;


그렇게 갑작스레 아무런 요구사항도 문제 사항도 듣지않고 닥치고 업데이트 먼저 진행했음 ㅋㅋㅋㅋ


나: 자. 이게 완전히 같진 않지만 한국 D사의 ADN에 적용했던 코드야. 확인해.


이연걸: 알았어. 그럼 시양산을 한번 가동해야 해서. 30분 정도 기다려줄래?


나: 어. 나가서 담배 피고 있을테니 준비 될 때쯤 불러.


이연걸: 어.


나: 자- 부장님 일단 나가서 담배한대 피시죠? 얘네들 시양산 준비 30분정도 걸리는데 그 때쯤 불러준데요.


하하: 와...너 중국어 쩐다....


신입: 와아.......


그렇게 뭔가 희뿌연 스모그 속에서 담배를 피며 노닥이는데 담당자가 나왔음.

가동 준비 완료 했다고. 그렇게 다시 라인으로 들어갔음.


새로 업데이트한 프로그램. 이미 중문으로 다 바꾸어둔....ㅋㅋ

내게는 이런 부분이 편했음. 중국어를 개발자가 직접 타이핑해서 쳐넣을 수 있다는것.

원래라면 영업을 통해서 중문 번역 문서를 하루나 이틀 왔다갔다 하며 만들어야함.

담당자 연걸이형은 시작부터 맘에 드는지 싱글벙글 했음.


그리고 돌아가는 시양산.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음. 이제서야 그의 눈도

납득이 된 모양.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던...일관성 없던 데이터들이 

이제는 납득이 되는 범위내로 들어오기 시작했음.


이연걸: 그랬구만...이것 때문에 쓸만하다는 말이 나왔구만..!


나: 자. 이제 마킹의 빠짐이 있는지 확인해 볼까?


이연걸: 어. 그냥 놔두면 알아서 금방 나오더라고. 잠깐 지켜보면 금방 알게 되!


나: ??


그렇게 장비의 마킹파트로 갔음. 한 20분 정도 모니터링 했을까?


이연걸: 완벽해! 하나도 안나왔어!! 진짜로 다 고친거구나!!


나: 벌써 판단을 한다고?


이연걸: 어! 이미 빠지는게 나오고도 남을 시간이야! 근데 단 하나도 안빠졌다고!


하하: 뭐래? 딱 봐도 좋아하는데?


나: 마킹 안빠진다고 좋아하고 있어요.


신입: 와아...그럼 벌써 출장 끝 아닙니까?


하하: 와..일이 이렇게 쉽게 끝나?


나: ..............


하하 부장과 신입사원 그리고 고객사는 뛸듯이 기뻐하고 있었음.

특히나 하하 부장. 벌써 머리속에는 남은 4일 꿀 빨 면서 '모험'을 떠날 생각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음.


이연걸: 와!! 기분이다! 니네들 그냥 지금 바로 퇴근해! 가서 푹 쉬고 내일 부턴 설렁설렁 나와~

오전에 잠깐 나왔다가 오후에 퇴근해! 샤반 샤반!!!


하하: 샤반? 우리 샤반 커이마?? 커이 커이!?


* 可以(커이): 가능하다. 된다 하는 뜻의 중국어.


이연걸: 커이~~~~


신입: 와아-!!


그렇게 그날 우리는 일찌감치 퇴근했음. 뭔가 찜찜함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전쟁의 적기사....??수석. 포탈 전송 대기중.......(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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