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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의 '스님' 글을읽고 생각난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689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써니행정학
추천 : 28
조회수 : 283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6/14 19:02:14

제가 다니던 학교는 경기도 광주에 있기 때문에 성남에서 버스를 한번 타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날도 어느 날과 다름 없이 광주에서 성남으로 넘어가는 버스를 타고 성남 모란시장에 내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 버스정류소 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하철 역을 거쳐 반대편으로 넘어가야 했는데
어느 스님 한분이 건너편에서 서 계셨습니다.

그분은 그저 수수한 승복 차림이셨고 비구니가 더 맞는 표현인 듯 합니다.
지하철 출구와 출구 옆 건물 사이가 좁아 길이 좁아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 가까이에서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합장을 하여 인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가고 있었죠
(스님을 밖에서 뵙는건 처음이라 약속 시간도 조금 여유가 있어 무례인걸 알면서 그냥 구경했어요)

그리고 저도 곧 오는 버스를 타려 스님에게 합장으로 인사하며 지나치려는데 그 스님이 저에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저에게 하는 이야기인 줄 모르고 예? 라며 반문 하였지만 이내 다시 말씀을 해 주셨어요

"조금 여유를 가지시고 천천히 가도 늦지 않습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마음이 조급해 보이시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

"자세히 말씀을 드리지는 못하겠으나. 여유를 두시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무언가 이야기를 해 주시는 듯 하여 시주라도 해야겠다 싶었으나 버스카드와 체크카드 말고는 가진게 없어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감사합니다 라고 짧게 감사를 표했는데 마침 제가 타야하는 버스가와 헐래벌떡 뛰어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에 탔을때 생각보다 사람이 없다? 싶었어요 원래 그시간이면 야탑에서 퇴근하는 분들이 버스에 많이타 모란시장에서 꽉 차는 그런 버스입니다.

그런데 이미 예상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저희 동내에 다와서 버스가 사고가 났습니다. 저는 앞 좌석 의자에 얼굴을 박아 코피가 났고 안경은 망가졌고
버스에 있던 사람들도 대부분이 얼둘이나 이마를 찧은듯 했습니다.

스님이 저에게 여유를 가지라 하셨던건 제가 다칠껄 예견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근처에 인출기에서 돈을 뽑아서라도 시주를 해 드렸다면 그때 탔을 버스를 안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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