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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에서 이 분을 찾고있어요 아시는분계시나요!!!!!!!!!
게시물ID : freeboard_6891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밥줘밥달라고
추천 : 10
조회수 : 102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6/04 22:18:12

 

여시에서 어떤 분이 이 글 쓰신 분을 찾고있어요~

 

 

 

 

모바일

 

이 글 인터넷에서 볼때마다 너무 좋아서 캡쳐까지 해두고 보는데요
이 글의 출처가 오유라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이 분이 쓰신 다른 글도 있다는데 오유 검색창에 검색해도 안나오고...ㅠㅜ
글쓴분 찾는 법을 모르겠네요 혹시 닉네임 아시는분 계시나요???
꼭 좀 보고싶어요ㅠㅜ

그애.

우리는 개천쪽으로 문이 난납작한 집들이게딱지처럼 따닥따닥 붙어있는 동네에
서자랐다.그동네에선누구나 그렇듯그애와 나도 가난했다.물론다른점도있
었다. 내아버지는번번히 월급이밀리는 시원찮은 회사의영업사원이었다.그애
의아버지는한쪽안구에 개눈을박아넣고지하철에서 구걸을했다.내 어머니는
방한가운데산처럼 쌓아놓은 개구리인형에 눈을 밖았다.그애의 어머니는 청계
천골목에서커피도 팔고 박카스도 팔고 이따금곱창집 뒷방에서 몸도 팔았다. 우
리집은 네 가족이방두개짜리 전세금에 쩔쩔맸고,그애는화장실 옆에 천막을 치
고아궁이를걸어간이부엌을 만든 하코방에서살았다.나는 어린이날 탕수육을
못먹고짜장면만먹는다고울었고,그애는엄마가 외박하는 밤이면아버지의 허
리띠를 피해서 맨발로포도를 다다다닥 달렸다.말하자면그렇다.우리집은가난
했고, 그애는불행했다.

가난한 동네는 국민학교도작았다.우리는4학년때 처음 한반이되었다.우연히
그애 집을 지나가다가길가로 훤히 드러나는 아궁이에다라면을 끓이는그애를
보았다.그애가 입은 늘어난러닝셔츠엔 김치국물이묻어있었고 얼굴엔김치국물
같은 핏자국이 말라붙어있었다.눈싸움인지 서로를노려보다가 내가 먼저 말했
다.니네부엌뽑기만들기에최고다.나는 집에서 국자와설탕을 훔쳐왔고,국자바
닥을 까맣게태우면서우리는 친구가되었다.

사정이 좀 풀려서우리집은서울반대편으로 이사를했다.아버지는친척이 소개
시켜준 회사에 나갔다.월급은 밀리지않았고 어머니는 부업을그만두었다.나는
가끔 그애에게 편지를썼다.크리스마스에는 일년동안 쓴딱딱한 커버의일기장
을그애에게보내기도했다.그애는 얇은 공책을하나 보냈다.일기는 몇장 되지
않았다.3월4일개학했다.선생님한테 맞았다. 6월1일 딸기를먹었다.9월3일
누나가 아파서 아버지가 화냈다.11월4일생일이다.그애는 딸기를 먹으면 일기
를썼다.딸기를 먹는 것이 일기를쓸만한 일이었다.우리는 중학생이 되었다.

그애 아버지는 그애 누나가보는앞에서 분신자살을했다.나는 그얘기를 풍문으
로들었다.그애는이따금 캄캄한밤이면 아무 연립주택이나 문 열린 옥상에올라
가스티로플에 키우는고추며 토마토를 따버린다고편지를 썼다.이제 담배를 배
웠다고 했다.나는새로들어간 미술부며 롯데리아에서 처음 한 미팅 따위에대해
썼다. 한번 보자,만날 얘기했지만 한번도서로전화는 하지 않았다.어느날 그애
의편지가 그쳤고,나는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고3 생일에 전화가왔다.우리는 피맛골에서막걸리를마셨다.생일선물이라며
신라면 한 박스를어깨에 메고 온그애는 왼쪽다리를절뚝거렸다.오토바이사고
라고 했다.라면은구멍가게앞에쌓인것을그냥 들고 날랐다고 했다.강변역앞
에서 삐끼한다고 했다.놀러오면서비스 기차게해줄께.얼큰하게취해서 그애가
말했다.아냐.오지마.우울한 일이 있으면나는그애가 준신라면을하나씩 끓여
먹었다.파도계란도 안넣고. 뻘겋게취한그애의 얼굴 같은 라면국물을.

나는 미대를졸업했고회사원이되었다.어느날그애가 미니홈피로찾아왔다. 공
익으로 지하철에서 자살한사람의 갈린 살점을대야에 쓸어담으면서 2년을 보냈
다고 했다.강원도어디의 도살장에서소를잡으면서또 2년을 보냈다고 했다.하
루에 몇백마리의 소머리에징을내려치면서,하루종일 탁주와핏물에 젖어서. 어
느날 은행에갔더니 모두 날피하더라고.옷은 갈아입었어도 피냄새가 배인거지.
그날 밤작업장에앉아있는데 소머리들이모두내 얼굴로보이데.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그애는 술집테이블에 머리를 박았다.나직하게,나는 왜이렇게 나쁜 패
만뒤집는 걸까.

그애가 다단계를 한다는 소문을들었다.만나지마.국민학교때 친구 하나가전화
를해주었다.그애연락을 받고,나는옥장판이나 정수기라면하나있어도 좋겠다
고생각했다.취직하고집에내놓은 것도 없으니이참에 생색도 내고. 그애는아
무말도하지않았다.우리는계절이 바뀔 때면 가끔만나서 술을 마셨다.추운겨
울엔 오뎅탕에 정종.마음이따뜻해졌다.

부천의 어느물류창고에 직장을잡았다는연락을 받았다.고등학교때 정신을놓
아버린 그애의 누나는나이차이많이나는홀아비에게 재취로갔다는 얘기를들
었다. 애가 둘인데다 착한가봐.손찌검도안하는 거같고.월급은 적어.그래도
월급나오면 감자탕 사줄께.

그애는 물류창고에서 트럭에 치여 죽었다.27살이었다.

그애는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남자였다. 한번도 말한 적 없었지만 이따금 나는 우리가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손도 잡은 적 없지만 그애의 작고 마른 몸을 안고 매일 잠이 드는 상상도 했다. 언젠가. 난 왜 이렇게 나쁜 패만 뒤집을까. 그 말 뒤에 그애는 조용히 그러니까 난 소중한 건 아주 귀하게 여길꺼야. 나한텐 그런 게 별로 없으니까. 말했었다. 그러나 내 사랑은
계산이 빠르고 겁이 많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애가 좋았지만 그애의 불행이 두려웠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살 수도 있었다. 가난하더라도 불행하지는 않게.


이 글이에요!

닉네임 아시는 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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