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가 내년 시즌 2군 경기에 외국인선수를 투입할 예정이다. 26일 수원 성균관대학교에서 2013 KT 공개 트라이아웃을 진행 중인 현장에서 만난 조범현 감독은 “내년 시즌 2군에서 경기를 하는데 아무래도 외국인선수를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2군에 외국인 선수 출현?
2015 년 1군 진입을 준비하는 KT가 ‘1군급’ 외국인 선수를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 조 감독은 “비싼 선수를 데려와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 운영을 원활하게 할 선수들을 쓰겠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2군에서 몇 위를 하느냐의 문제 때문은 아니다”라며 “내년은 우리가 2015년 1군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해인데 이 선수들만 데리고는 1군 진입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감독은 이런 구상을 하게된데 대해 “우리 팀 선수들이 대체로 젊은 선수들이어서 1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할만한 체력을 갖춘 선수들이 별로 없다”는 점을 꼽았다. 현재 KT 선수들 중 상무·경찰청 제대 선수들 정도가 프로 경험이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고졸·대졸의 신인 선수들이다. 경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한시즌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없다는 것이다. ‘2군 외국인 기용’은 그런 상황에서 구상한 고육지책이다.
또 이번 트라이아웃에 대해 조 감독이 그다지 만족스러워하지 않는다는 것도 작용했다. 조 감독은 “이전에 다른 팀에 있을 때 트라이아웃을 했을 때에 비해 눈에 띄는 선수의 수가 적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25일부터 진행된 트라이아웃은 61명의 선수들로 시작했지만, 첫날 예정에 없이 15명이 탈락하는 등 둘째날부터는 46명의 선수들만이 테스트를 받았다. 조 감독은 “꼭 모두 다 잘해야하는 선수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하나를 특출나게 잘하는 선수가 꼭 필요한데 무난한 선수들이 많다”며 더 지켜보겠다고 했다.
◇KBO “KT 정식 문의한다면 실행위서 논의”
KT 가 원한다고 해도 아직 절차는 남아있다. 1군에서 뛰던 외국인선수를 부상 등 이유로 2군에 내려보내기는 하지만, 2군 경기 출전을 위해 기용한 일은 전례가 없어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기획부장은 “아직 KT에서 정식으로 KBO에 문의한 바는 없고, 규약상 따로 조항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KT가 정식으로 요청해 온다면 실행위원회에서 검토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생팀은 1군 진입 처음 2년간 3명의 외국인선수를 보유할 수 있지만, 2군에서도 3명의 선수를 쓸 수 있는지는 논의되지 않은 문제다. 아무래도 2군도 순위를 결정하는 리그다보니 순위 경쟁을 해야하는 다른 팀에서 문제를 삼는다면, 외국인선수를 경기에 쓸지, 쓴다면 몇 명을 쓸지에 대해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때때로 거론돼 온 ‘육성형 용병’에 대해 조 감독은 “쓰다가 좋은 선수들이 나오면 1군에 함께 갈 수 있겠지만, 1군에서 쓸 선수들을 2군에서부터 키워 쓰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편 이날 트라이아웃에는 KIA·두산 등에서 뛰었던 내야수 김주호(30)가 최고령 참가자로 홍백전에서 홈런을 쳐 눈길을 끌었다. 현역으로 군복무 중인 병장 백경도(24)는 휴가를 내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이들은 모두 “절실함은 내가 최고”라며 KT의 일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