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단체인 ‘NK 지식인 연대’는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에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수감된 북한 주민이 1,200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2월 탈북한 인민보안부 감찰과장 출신인 김영철(가명)씨가 “북한의 당 간부와 고위층 관료 등 상류층이 집에서 노골적으로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를 즐기고 있다”고 증언한 내용이 확인된 셈이다.
사실 지난 10월 미국 ‘자유아시아 방송’이 최근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져 방영 다음날이면 북한 장마당에서 녹화 DVD를 살 수 있다고 전했을 때도 이를 믿기 힘들었다.
그런데 북한이 ‘130 상무’라는 조직까지 신설해가며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있고, 이들에게 2년에서 5년간의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다니 북한당국이 얼마나 체제불안을 느끼고 있는지를 가히 짐작 할만하다.
그리고 이는 김정일 독재체제가 상류층을 중심으로 폐쇄적인 북한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남한 사회에 대한 동경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실제로 북한판 386세대에 해당하는 북한 양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책임자)인 성정식이 평소 외부세계에 관심이 많고 특히 한국 드라마 등을 좋아하다 문제가 생겨 작년 6월 탈북 했다는 보도도 있었으니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닌듯하다.
더구나 수년 동안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면서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해온 북한주민들로서는 인간답게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도 부러웠을 것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살 수 있는 사회, 자신의 의사를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풍요로운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면 자신들의 처지가 너무도 서글플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북한체제가 무너질 날이 멀지 않았다.
바깥세상을 보지 못했을 때는 그것이 전부인 것으로만 알았지만, 바깥세상이 어떻다는 것을 안 이상 이제 거짓과 속임수는 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당국이 아무리 단속한다 해도 도도히 흐르는 진실의 물꼬를 어찌 막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