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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올]봉준호의 괴물은 SF 판타지 영화가 아니다 (스압)
게시물ID : mers_68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라졌을까
추천 : 17
조회수 : 963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5/06/06 23:49:47
 





현실이자 현재다








외국 괴수영화에선 군대랑 과학자, 경찰들이 괴물 때려잡죠..? 한국 괴수영화에선 아님...ㅠ


미군 상급자가 한국인에게 독극물인 프름알데히드를 하수구에 다 부어버리라고 명령함..

(이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봉준호가 모티브한 것으로,
미군은 오랫동안 한강에 독극물을 비롯한 오염물질을 방류해왔음)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문제이지만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결국 수많은 독극물이 정화처리도 없이 한강으로 방류..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러 영화는 강두의 가족을 주인공으로 펼쳐짐.
이 가족은 한강에서 다같이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소시민들..


그중에서도 주인공 강두는 늘 잠이 많아 꾸벅꾸벅 졸기 일수고, 덜렁거리는 성격에, 좀 모자른 캐릭터임...
하지만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고, 순박한 사람이기도 함.


그러던 어느 화창한 오후, 한강공원에 괴생물체가 출몰하여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남.
너무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그것도 백주대낮에..
강두로선 도무지 믿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재앙이 벌어진것..


그리고 강두의 딸 현서가 괴생물체에게 잡혀감...


강 건너편에서 자신의 딸을 우걱우걱 삼키고 있는 돌연변이....
그저 허우적대며 그 섬뜩한 광경을 목놓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아버지의 무력함...


곧바로 한강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군경이 단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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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원인도 모른채 희생이 되고... 합동분향소가 차려짐.
봉준호 감독은 이 합동분향소씬에 대해 '굉장히 한국적인 씬'이라고 설명한 바 있음.

"한국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복합적인 정서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신이다.
엽기적이고 초현실적 느낌마저 들지만 우리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한국의 현실 상황이다.
나는 한국의 현실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영정사진 앞에서 오열하며 뒹구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한컷이라도 더 포착하기 위해
기자들은 폭력적으로 플래시를 터뜨리고...


불쑥 나타난 정부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어떠한 상황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괴생물체와 접촉한 시민들이 있으면 거수하라고만 명령한다...


"지금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얘기부터 해줘야 될 거 아니요"

그들은 아직 예기치 않은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자신의 조카가, 딸이, 남편이, 아내가 왜 죽었는지, 또 왜 죽어야만 했는지 알지 못한다..



관계자는 설명할 시간이 없다며 TV로 직접 보라는 대답을 하지만..


사건과 관련해 정확한 소식을 전달하고 있는 채널은 하나도 없다...


결국 어떠한 설명도 없이, 분향소에 있는 유가족과 시민들을 무작정 '바이러스 보균자'로 몰고
격리조치를 취하는 당국 관계자들....


그 시각 TV 뉴스는 온통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 얘기만 공포스럽게 떠들고
'돌연변이 출몰'의 원인과 그에 따른 피해, 진상에 대한 분석은 전무하다.

그리고 그 바보 상자에선, 독극물을 방류하여 돌연변이를 낳게한 미군이
모순되게도 용감히 싸워 세상에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린 '영웅'으로 둔갑한다.


병원으로 격리된 강두는 늦은 밤, 죽은 딸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딸은 아직 생존해있었다.


경찰에게 호소해보지만, 대수롭지 않게 듣는 경찰... 미친소리 취급하며 웃어 넘긴다.


자꾸 이러면 공무집행 방해로 체포하겠다고 겁박까지 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나' 혹은 '미개인'이 된다.


속이 터지는 가족들..


결국 탈출을 감행한다.
그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이 나라에 없다.
이 나라에서 현서를 구할 수 있는 것은 국가도, 경찰도, 군대도 아니다.
바로 가족, 힘 없는 자신들이다.


가족의 탈출을 도왔던 업체또한, 목적은 오로지 돈이다.


아버지는 카드 비밀번호까지 몽땅 털리고 만다.


그 시각 TV 뉴스는 온통 강두 가족의 탈출 소식만을 보도하고 있다.
TV 뉴스 속에서 그들은 마치 흉범처럼 포장되고 다뤄진다.
사건의 가해자는 영웅이 되고, 사건의 피해자는 무자비한 세상으로부터 또 다시 희생자가 된다.
공권력과 언론은 괴물이 아닌, 강두 가족을 잡는데 기를 올린다...


업체에게서 받은 낡은 트럭을 몰고
방역 업체로 위장해 한강에 진압하려는 강두의 가족들.


검문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아무런 확인도 없이
허술하게 강두 가족을 들여보내는 경비병들.


그런데 갑자기 차를 잡아세우는 구청 관계자.


이와중에 민간 업체들에게 일감을 쪼개주며
검은돈을 요구하고 있던 공무원..... 그들의 목적 역시 '구조'가 아닌 '돈'이다..


이미 모든 돈을 털린 희봉은
강두가 딸에게 핸드폰을 사주려 모아두었던 동전컵을 넘겨준다..
그들은 딸을 구해야 한다는 이유로
정부에게 모든 것을 내주었다..


한강의 모든 하수구를 뒤지며 본격적으로 찾아나서는 가족들..


행여 딸에게 세균이 옮을까 강두는 다른 하수구로 이동할 때마다 방역차에 몸을 소독한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적과 싸우는 중이다.


그리고 그 시각,
정부가 민간업체와 더러운 유착관계를 맺고 검은돈을 챙기며
국가의 보호망이 무너지고 있을때..
노숙하며 매점서리 등을 하고 살아가던
어린 두 소년이 괴물의 또 다른 희생자가 된다...
국가는 또 한번 국민을 방치한다


늦은 식사를 하며, 현서와 함께 밥을 먹는 환상에 젖는 가족들...
그들은 이 일상적인 시간이 사무치도록 그립다.


괴물은 삼켰던 두 소년을 하수구에 뱉어내고, 다행히 두 소년 중 어린 동생 살아난다.
그리고 어린 현서가, 자신보다 어린 아이를 보호한다.


허겁지겁 식사를 하고, 강두는 또 꾸벅꾸벅 졸고 있다


십리 밖까지 진동하는, 새끼 잃은 부모의 속 냄새를 우리는 맡아본 적이 있는가..


그때, 강두의 매점 밖에서
태연히 입을 벌리고 빗물을 받아 처먹는 괴생명체를 발견하는 가족들..


문틈으로 총을 발사하자 괴물은 성이 단단히 나 매점을 뒤엎어버린다.


가족들은 괴물을 끝까지 추격한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그들은
어느덧 총을 들고 무시무시한 괴수와 맞서는 투사가 되었다....


총알이 다 떨어지고..


총소리를 듣고 멀리서 군인들이 접근하고 있다...


괴물과 또 언제 마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희봉은 괴물과 끝을 볼 작정이다. 자식들을 먼저 차로 돌려보낸다..


하지만 총은 발사되지 않는다..


남은 총알을 잘못 계산한 강두..


강두가 늘 아픈 손가락이었던 아버지.


아버지의 마지막..


괴물은 자신에게 총을 쏜 대상에게 복수라도 하듯, 아버지를 난폭하게 살해한 뒤 물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국가의 보호대신 스스로 총을 들고 괴물과 맞서야했던 아버지는 끝내 숨졌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그들은 국가로부터 도망자이다.


강두는 젖은 신문지로 죽은 아버지의 얼굴만을 덮어준 뒤,
아버지를 홀로 남겨둔채 급히 달아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강두는 끝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정작 그들이 잡아야 할 것은 따로 있음에도


공권력의 총구는 희생자의 가족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세상이 슬퍼해주는 안타까운 소식은
그들의 아버지가 아닌, 어느 미군의 죽음이다.


미군의 명령으로 한국의 군인이 독극물을 방류하고, 괴생명체를 낳게했다.
그리고 다시 그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바이러스 관리 능력을 문제시하며 사건에 개입할 것을 발표한다.
가해자가 사건의 진상 규명과 수습을 자처한 꼴이지만
우리 정부는 이를 승인한다...


그리고 바이러스 궤멸이라는 명분 하에
안전성 여부도 검토되지 않은 미국의 신약품이 한국에 투입된다... 실험용의 쥐처럼.


남일은 과거 함께 민주화운동을 했던
통신사의 선배에게 현서의 위치추적을 부탁한다..
'아무나'해주는 것이 아니었던 그 위치추적은, 사실 너무나 간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함께 정의를 외쳤던 선배도,
이제 카드빚을 갚아야하는 사회인이 되었고, 정의보다는 돈이 목적이 되었다. 선배는 후배를 배신한다.


선배의 신고로 들이닥친 경찰들..


남일은 현서의 현재 위치가 원효대교임을 파악하는데 성공한다.


민주화운동시절 남일은 도바리의 천재라 불렸다.
이번에도 도주에는 성공했지만, 다리 밑으로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남일은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도, 현서의 위치를 남주에게 알린다.


남주는 홀로 한강에 남아 은신하며 계속 현서를 찾아다니고 있다.


현서의 위치를 전달받은 남주.


현서에게로 달려간다


하지만 강두에게 현서의 위치를 알리던 남주마저 괴생물체에게 당하고 만다. 이제 남은 것은 강두뿐이다.


하지만 딸을 구하러 가겠다고 절규하는 강두를 제압하는 의사들..


그때 미군측 의사가 현장에 방문한다. 한국의 의사들은 의전하듯 정자세로 그들을 맡는다.


내 말도 말인데... 아무도 내 말을 안들어줘


그들에게 박강두의 뇌는 마지막 희망이다


그동안 시민들의 눈과 귀를 묶으며 공포에 몰아넣었던 바이러스같은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있지도 않은 것을 규명하며 정부가 모든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희생자는 늘어갔다.


하지만 그들은 강두의 뇌에서 바이러스를 찾아내야만 한다..
강두는 생체실험의 희생양이 된다.


아이들은 구조에 대한 희망을 놓치 않았다..


살아서 돌아가면 먹고 싶은 음식들을 말하는 천진한 아이들.


아이들은 시체들의 옷을 엮어 탈출을 도모한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닿기엔 생명의 끈은 너무 높은 곳에 있다..


그리고 그때, 괴생명체가 아지트로 돌아오고...


그동안 뱃속에서 소화시켰던 시신들의 잔해를 토해낸다...


그리고 모든 것을 게워낸뒤 다시 남은 시체를 삼키며 배를 채우는 괴물..


검사를 마친 강두는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자신의 피를 무기삼아 탈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문밖에서 펼쳐지고 있는 광경은..


바베큐 파티..
강두의 머리가 해부되고 있을 때,
어린 아이들이 구조를 바라고 있을 때, 그들은 바베큐 파티를 벌인다.


잔치났어 개새끼들아?


강두는 탈출 끝에 현서가 있다는 원효대교에 도착한다..


그리고 현서는 패닉 상태에 빠진 세주를 보고 결심한다..
이 어린 아이를 구해야한다고.


괴물은 식사를 마치고 자고 있다..


소녀는 더이상의 기다림을 관두고, 직접 나선다...


그렇게 괴물을 무등삼아 생명끈을 잡는데 성공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결국 괴물에게 삼켜진다..


이미 강두가 그곳에 도착했을 땐,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현서가 매달은 끈을 타고 내려가다, 딸의 교복과 명찰을 발견한 아빠..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아도


이제 그곳에 현서는 없다.


그리고 그때.. 밖으로 향하는 괴물의 입에서 밖으로 꺼내진 딸의 팔을 발견하는 강두..


괴물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에이전트 옐로우 살포 지역을 바라본다..
오랜만에 많은 먹잇감을 발견한 괴물은 그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강두도 괴물을 쫓아간다.


에이전트 옐로우 살포 반대 시위를 벌이는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시위현장에 기습한 괴물을 향해, 결국 에이전트 옐로우가 살포된다.


드디어 괴물과 대면하는 강두.


아버지는 그대로 먹힐지도 모르는 무시무시한 괴물의 입을 마구 헤집는다.


그리고 그 괴생명체의 몸속에서 괴물의 이빨을 꽉 쥐고 버티고 있는 딸의 팔을 발견한다.


하지만 세주를 지켜내듯 꼭 안고있는 어린 딸은 이미 차갑게 식어있다..


딸을 꼭 안는 아버지..
가족들이 자신을 얼마나 구하고싶어했는지, 현서는 끝내 알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현서는 분명 살 수 있었다..


가족들은 괴물들을 처치한다. 마지막까지도 괴물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힘없는 가족들이다.
그들의 힘겨운 사투도 그렇게 끝이 난다.


어린 딸이 더 어린 생명을 지켜냈다..


눈을 뜬 세주가 세상에 나와 처음 보느 하늘은 온통 잿빛이다..


시간이 지나고.. 강두는 예전처럼 여전히 한강에서 매점을 운영한다..
하지만 강두는 더이상 졸지 않는다..

015

그리고 늘 불안해하며 산다...


그는 늘 어두움을 응시하게 되었다..


이제 강두는 딸이 구한 세주와 함께 산다.


TV에서는 여전히 바보같은 소리가 흘러나오고


그 소리는 무가치하다


그리고 그들은 마저 남은 식사를 이어간다.
넓은 한강에 마치 고립된 섬처럼 외롭게.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프롤로그 장면에는,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한 중년이 등장한다.


난간 위에 서있는 절박한 그의 눈에는, 물밑에 무언가 무시무시한 존재가 보인다.


하지만 다리 위에 서있는 그의 친구들에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다리 밑으로 몸을 던진다.

과연 우리의 눈에는 물 속에 숨쉬고 있는 커다랗고 시커먼 괴물이 보이는가.




탄저균, 메르스 뉴스에 문득 떠오른 영화.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출처 http://www.oeker.net/bbs/board.php?bo_table=garden&wr_id=1322927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03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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