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사랑이었을까요.
게시물ID : gomin_354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리때는
추천 : 0
조회수 : 54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4/11 00:17:22
너무 오래 되서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뭐한 이야기입니다.

때는 고등학교 때였죠 ? 지금도 철이없지만 한창 철이없을 시절이었습니다.
주위에 남녀공학이라고는 손에 꼽을 만했던 시절이라 
예상치 못한 남녀공학으로의 학교 배정은 불만 혹은 설레임이었죠.

같은 부의 차장(여자부장?정도겠네요) 선배였어요. 한살 위였죠.
누구보다 무뚝뚝한 성격이었던지라 정 반대의 밝고 해맑은 사람에게 참 끌리더군요.
지금도 나서는 건 정말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데도 무리해서 1학년 부장도 맡아가면서 
참 열심히 했었죠? 자연히 이 일 저 일 하다가 서로 가까워졌고.
함께 자율학습 빼먹고 놀러도 가고, 이런 저런 기념일이면 서로 챙겨주기도 하면서
즐거운 1학년을 보냈죠.
이게 서로에게 사랑이었을까요? 아니었다고는 말못하겠어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다른 학교에 그녀의 남자친구가 있었거든요.
제가 2학년이 되고 그녀가 고 3이되면서 서로 소원해지고 또 남자친구가 있는 사람이
계속 다른 남자랑 놀러다니고 그럴수만도 없잖아요?

그렇게 서로 점점 멀어져 가는가 싶더니.
그 사람은 결국 재수를 하게 되고 저도 고3이 됐죠. 서로 몇번 만나지는 못했지만,
항상 응원해주는 사이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그녀에게 끔찍히 아끼는 동생이었을 뿐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 그런게 아니었거든요.

그렇게 대학을 들어갔는데도 전 여전했어요. 그 사람을 열렬히 좋아했다기 보단
다른 사람을 사랑할 생각이 없었죠.

무미건조한 대학 1학년 생활이가고, 
어머니가 갑자기 다치셔서 간호때문에 부득이 학교를 1년 쉬었어요.
쉬면서 백화점 아르바이트도 다니고, 나이 또래와 만날 시간이 없었죠. 사무직이었거든요.
이제는 애매한 집착으로 변해버린 마음이 바뀔 틈이 없었죠. 

군대를 가서는 그사람이 참 내게 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인생을 돌아보면 사랑은
하나뿐이었으니까. 군대가면 그런이야기 많이하잖아요. 첫사랑 이야기.
군대 말년이 되가면서 그녀와도 점점 연락이 잦아지게됐어요 . 한번 꼭 보자고 하더라구요.

전역하고서는 바로 일을 했어요. 용돈 번다구요. 
그 사람을 만나면 어떤 좋은 곳을 데려갈까 생각도 했구요.

그런데 이제 학교도 복학하고, 예전의 감정이었던 아니던 함께 서로를 위해주던 사이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처음엔 너무 답답했지만 저도 바쁜 날들이었기때문에 그걸 따지거나 찾아가거나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하면 내가 순수라고 믿는 것들은 구질구질한 집착이라고 스스로에게 인정하는 꼴이 되버리니까요. 

근데 왜이렇죠? 안될것 같았는데 
두달이 지났는데 아무렇지도 않아요. 전 하루를 그냥 그럭저럭 보내요.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던 그녀의 잠적이 궁금하긴 하죠.
간간히 문자를 보내보기도 해요. 한번은 답장도 왔더라구요. 안부식이었지만

서로의 감정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건 알아요.
허니와 클로버라는 만화를 보면 이런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
사랑을 받아달라고 하진 않았어요.
그냥 혼자 이마음 쭉 가지고 가서 세상이 인정해주길 바랬어요.
생을 살아가면서 다신 없을 순수라고.

근데 그게 이제 안되요.
안되도 아무렇지도 않은 내가 이상해요.
하지만 그녀 생각이 가끔 떠오를때면 이루 말할수 없이 쓰린 가슴이 너무 안타까워요.

없어서 나쁘진 않지만 있으면 더없이 좋을 사람이에요. 내게 그녀는 지금. 딱 그만큼의 사람이에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