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몇 살 먹지도 않았습니다. 밝히자면 내년에 24살... 얼마 살지도 않았는데, 제 자신이 정말 '시간 가는 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그냥 주위에서 시키는 대로 적당히 흘러가며 성적따고... 다행스럽게도 성적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했기에 대학에 들어왔습니다. 4년간 적지 않은 (아니 많은;;) 액수의 등록금을 쏟아붇고 이제 졸업입니다. 심지어 제 전공으로 취업까지 해 놓았답니다. 그런데도 전공에서 적성을 못 찾고 1년 휴학하고 대학원 준비했습니다. (전공과 다른 분야로... 합격은 했습니다만)
너무 고민 없이, 정말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지내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부모님 돈으로 공부하고(용돈은 벌어 썼습니다만), 또 대학원 간다고 부모님 고생시켜 드리게 생겼습니다. 집안 사정이 정말 어려운데도(IMF 이후 아직도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공부한다니 어떻게든 도와주시려고 하고 있구요.
누가 보면 욕먹을 인생인 거 압니다... 제가 써놓고도 고생도 고민도 안하고 대충대충 살아온 것처럼 보이네요. 중간중간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며 오긴 했지만, 막상 대학 졸업반이 되어 주위 친구들이 취업하거나 유학가거나, 자기 목표 따라 준비하는 것들 보니 제가 너무 생각없이 살았다는 느낌뿐이네요.
제 주위에는 이런 종류의 상담을 할 만한 인생 선배가 많지 않습니다. 저희 과 특성상, 적당히 취업해서 적당히 돈 벌고 공부하는 길이 가능하거든요.
인생이란 거, 길지도 않은데 어떤 목표를 갖고 살아야 하는 걸까요? 저는 여자랍니다. 여자는 능력있어도 결혼해서 애 낳아 키우는 게 행복이라는 거...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가 버리네요.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정보 뿐이라 보시는 분들도 답답하실 것 같지만... 혹시나... 하는 답답한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평소 오유에는 다양한 연령과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보였기에... 저보다 많이 힘든 상황에 계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다고 이렇게만 살 수 없기에... 좋은 답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