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운전병 출신이었는데 제 한달 밑의 후임이 이등병 시절이 갑자기 떠올라 적어보겠음.
1. 깔깔이
나는 버스 운전병출신임.
하루는 버스 하부 정비를 위해
독고다이(정확한 용어를 모르겠음 여튼 우리는 독고다이라 불렀음)에
버스를 대고 하부 정비 하던중 볼트를 풀기 위해 깔깔이가 필요하였음.
정비를 해본 사람은 알거임.
깔깔이란 전문용어로 라켓핸들이라 불리우는 것으로 볼트를 적은힘으로도 풀고 조일수 있는 장비임.
여튼 사수가 그 이등병에게 깔깔이를 들고 오라고 하였음.
들어온지 얼마 안되 어리버리하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리듬을 타면서 그 이등병은
" 네 알겠습니다" 라는 말과함께 총알 같이 사라졌다 총알 같이 깔깔이를 들고 나타났음.
하지만 들고온 깔깔이는 너님들이 상상하던 그대로 전문용어로 방상내피(깔깔이)를 뜻하는 것이었음.
빡친 우리 사수는 그 이등병에게 방상내피(깔깔이)로 볼트를 풀라는 말도 안되는 지시를 내려버렸고
그 이등병은 깔깔이를 볼트에 대고 손의 힘으로 볼트를 풀어버리고 말았음...
2. 홈키파.
군대에서는 밤에 점호를 하기 전에 인원파악을 미리 해놔야함.
즉, 지금 누가 몇명이 근무중이고 누가 몇명이 휴가 갔는지. 누가 아직 운행중이라 미복귀 인것을 미리 상황판에 적어놔야 되는데
우리 부대 상황판은 A4용지에 코팅을 해놓은 것이었음.
코팅을 하면 매직으로 쓰고 지울수 있기 때문에 해놓은 것이엇음.
근데 오래 쓰다보면 매직흔적이 남아 있는데 그때 홈키파를 한번 뿌려주고 닦으면 깔끔하게 매직자국이 사라지는 마술을 볼수 있음.
인원파악은 주로 상병말이 하는데 그날도 점호전 인원파악을 하려고
전날 적어놓은 것을 지우기 위해 홈키파를 찾는데 상말 눈에 안보이는 거임.
점호시간은 다가오고
상말은 마치 물을 갈구하는 연가시에 감염된 사람처럼 홈키파를 갈구하다가 결국 구하지 못하고
근처에 있던 이등병에게 홈키파를 구해오라고 지시해버리고 마는데.
개념찬 그 이등병은
" 네 알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총알같이 사라지고 총알과 같이 나타났음.
손에 통기타를 든채....
홈키파를 잘못들어서 통기타를 들고 온 이등병의 머리와 기타줄의 화려한 하모니와 앙상블은
마치 김광석의 노래를 연상하게 하는 하모니를 이루며 내무실을 울렸고
구석에서 조용히 찌그러져 잠을 자고 있던
말년병장의 꿈에 이등병의 편지가 들려왔다는 놀라서 잠에서 깼다는 이야기가 전해짐.
3. DDR
운전병들은 아침마다 차량일석점호를 함.
오래된 노후차들은 겨울철에는 차량관리를 위해 10분씩 시동을 걸어 놓았음.
그러나 노후되고 낡은 군대 똥차들은 겨울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음.
그 주된 이유는 겨울철에 너무 추워서 연료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기 때문임.
그럴 땐 본네트를 열어서 사람의 힘으로 연료를 인의적으로 공급시켜주는 작업을 해야함..
일명 그 작업을 딸딸이라 불렀음.
연료 공급을 시켜주기위해서 펌프질을 해줘야 하는데 마치 그 모습이
딸딸이 치는 모습을 연상한다 하여 붙혀진 이름 딸딸이임.
그러나 그 작업을 하게 되면 손에 기름이 묻는 불상사가 나타나게 되어
고참들은 그 작업을 기피하였음.
그날도 추운 겨울이었음.
차량이 시동이 걸리지 않아
본네트를 열고 차위에 올라가 딸딸이 작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
상병장들은 하기 싫어 주로 일이등병이 하게 되는데
그날도 그 이등병에게도 시련이 찾아왔음.
자대에 온지 얼마 안되 어리숙하던 이등병에게
들려온 한마디.
"딸딸이 쳐라"
그 이등병은 개념이 충만한지라.
이렇게 대답햇음.
"아닙니다. 어제 쳤습니다" 라고 대답하였고.
그말과 함께 이병의 얼굴에 수줍게 비친 홍조는
어제밤 들리던 3사로의 3박자로 쪼개지면서 들리던 군번줄 소리의 주인을
찾게 함과 동시에
그 이등병은 딸딸이 작업의 전문가가 되었다는 슬픈이야기가 전해진다.
열심히 썻느데 쓰고나니 재미 없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