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재원으로 있었던 때의 일화를 소개하겠습니다.
몇 년 전이라서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안나고 해서 대충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있던 나라의 생산직 결근율과 이직율은 두자리수 이상입니다. 보통 15% 내외죠.
그래서 항상 임시직 채용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회사가 직접 임시직과 일대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죠.
그래서 대부분 파견업체와 계약을 맺습니다.
현지인 인사 관리자(女)와 함께 파견업체와 첫 미팅을 할 때였습니다.
시급이 저희 회사 정규직 보다 높은 겁니다. 엥???
아마 그 파견업체 직원도 제 얼굴 보고 엥??? 했을 겁니다.
현지인 인사 관리자한테 물었습니다. 왜 우리 직원들보다 더 높지?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그거야 당연하지. 우리 직원들은 복리후생도 좋고, 사회보장보험도 회사에서 내주고,
근속연수 높아지면 승진도 하고, 월급도 오르고, 여행도 보내주고, 연금도 들어주고 얼마나 좋아.
그런데 임시직들은 그런 게 없잖아.
회사는 필요한 기간에만 쓸 수 있어서 좋고, 임시직은 자기가 일할 수 있는 기간에 원하는 돈을 벌 수 있어서 좋고
정부는 실업율 줄어 들어서 좋고. 다 그런 거 아냐? 한국은 안 그래?
그렇습니다. 시간제 일자리는 훌륭한 정책입니다. 회사와 노동자, 정부 모두 윈윈윈 할 수 있는 정책이죠.
단,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 합니다.
그러한 전제 없이 시간제 일자리 늘려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당연히 시급 올려야 합니다. 이는 정부와 재계, 노동계 등 사회 전반에 걸친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죠. 매우 중대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제 일자리 늘리겠다고 할 때 혹시 이러한 논의를 하려는 것일까 하고 내심 기다려봤습니다만...
결국 '반듯한 일자리' 라는 말로 퉁쳐버리네요.
그래서 혀를 끌끌 차며 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