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30605203010103
민주당의 한 호남 지역구 의원은 최근 전북도민을 상대로 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처음에 흘려 듣고는, "안철수 신당이 22.8%면 잘 나왔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보좌관은 "민주당이 22.8%이고, 안철수 신당이 45%"라고 바로잡아줬다고 했다. 그 의원은 "광주·전남에 이어 전북에서까지 실체도 없는 안철수 신당에 2배 차이로 밀린 걸 보고, '멘붕'(정신붕괴)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민주당이 텃밭 호남에서도 '안철수 신당'에 밀리면서, 전국적인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 문턱'까지 내몰리고 있다. 김한길 대표 취임 한달이 갓 넘었지만,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지지율이 오르는 이른바 '컨벤션효과'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지지 정당후보'를 묻는 조사에서 새누리당(38.6%), '안철수 신당'(34.0%)에 이어 민주당(11.7%)이 제3당으로 밀렸다. 지난달 16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민주당(12%)은 새누리당(29%), '안철수 신당'(26%)의 지지율에 절반도 못 미쳤다. 지난 3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11.6%를 기록하는 등 10%대에 겨우 턱걸이를 한 채 '지지율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당 지지율 30%(한국갤럽)가 대선 패배를 거치며 흔적없이 빠져나갔다.
이런 상황이 되자, 민주당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은 4일 만나 "심각한 위기"라며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수는 찾지 못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5일 "자칫 한자릿수 지지율로 떨어지면 당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당 안팎에선 민주당이 지지층의 이해를 끈기있게 대변하지 못하고 있고, 대선 패배 뒤 당 혁신도 흐지부지되고 있다는 실망감 등이 반영된 '야당 지지자들의 경고'라고 분석한다.
하동균 미디어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야당 지지층들이 대선 패배 이후 별로 달라진 것 없는 민주당을 지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의 등장으로 대안세력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당과 청와대의 불협화음도 거의 보이지 않는 등 새누리당 지지도가 견고한 것도 민주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호남 사람들은 이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을'이 아니며, 민주당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버릴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을 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의원 127명이 민생문제를 중심으로 충실한 의정활동을 펴고, 10월 재보선 등에서 성과를 내면 지지율이 조금씩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들에선 야권 지지층인데도 실망감 때문에 대답하지 않는 무응답층이 크게 팽창된 상태"라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들이 민주당 쪽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안철수 의원과 대항하며 관심을 끌 만한 민주당 대선급 지도자들이 당 바깥에 있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며 "만약 내년 지방선거 정국에서 안철수 세력이 현실적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다시 거대정당에 지지율이 결집되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회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