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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98
게시물ID : soda_69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01
조회수 : 4611회
댓글수 : 38개
등록시간 : 2024/04/12 16: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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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깜짝 선물입니다.

방금 막. 이 소설의 완결편을 마무리 했거든요. 제 자신에 대한 칭찬의 의미와..

중간에 낙오하지 않고...끝까지 독자님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기쁨으로 한편 더 올려봅니다.

 

이번 8년전 에피소드로 제 인생 2막을 마무리 했습니다.

지금은 제 3막을 향해 달리고 있죠. 얼른 소설을 끝내고 저도 제 3막 인생에 집중해서 달려야 하니까요 ㅋㅋㅋ

 

물론 중간 중간 검토하고 첨삭하는 과정이 필요하긴 해서 에피소드가 조금더 늘어날 순 있겠습니다만..

정말 힘들었습니다...

 

실화라고는 해도, 각색하고..옛 기억들을 끄집어내서 쓰는게 창작의 고통만큼은 아니겠지만

상당한 정신적 부담이 있었어요.

 

오늘은 다 잊고 즐거움을 만끽 하고자 합니다. ㅋㅋ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잇끄: 요즘 회사 분위기가 좀 어수선 한거 같네요.


나: 그죠? 거기에 디스플레이 업계가 침체기라 그런지 일도 예전만큼 안나오죠.


동석: .....그럼 가망이 없는 건가요?


나: 너는 임마. 그딴거 계산하기 전에 그냥 '일'만 열심히 해라. 쌓인 내공이 어디 가냐? 일정 수준에 오르면

다른 프로그램 분야로 이직해도 되잖아. 나이도 젊은게 뭘 지레 겁을먹어? ㅋㅋ


잇끄: 우리 D사 투입 인원들은 뭐 달라질거 하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확실히 요즘은 회사다닐 재미가 없네요.


창희: 그니깐요.....


나: 대리님. 이 회사에 '평생' 다니실랍니까? ㅋㅋ


잇끄: 아니 뭐..그런건 아니지만..ㅎㅎㅎ


나: 원래 게임쪽에 계셨다고 하셨죠? 그러면 그쪽 업계도 아실테고, 이쪽 업계도 이제는 아실텐데.

어쨌든 여기서 살아 남으신거 보면 노력도 하셨겠지만. 노력하면 살아남아 질 만큼 업무가 유사하다는 의미도 되는거 아니겠어요?


잇끄: 뭐. 그렇죠..?


나: 분명 게임이나 장비업계 말고도 우리가 갈 수 있는 분야는 더 많은 거에요. '장비'를 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C++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회사에서 '재미'같은거 찾을 시간에 '언어'를 더 갈고 닦는게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잇끄: 음....옳은 말씀입니다. 


나: 그래도 우리끼리 어려울때 '협력'하면서 재미는 없더라도 이 회사 다니면서 '걱정'은 안하도록 해보죠? 

솔직히 사람도 좋고 환경도 좋은데 정작 우리 '업무'가 안되면 그게 제일 고통스러운거 아닙니까? ㅋㅋ  


창희: 맞죠. 프로그램 잘 안되면 못참지^^. 잠도 못자요 ㅋㅋㅋ




**




그래도 대리 이하급에서 잇끄 대리나 동석 주임이 커넥팅을 유지한 것은 

우리에겐 좋은 일이었음. 솔직히 앙드레, 카푸어, 보거스, 코알라 정도로는 뭘 하기엔 부족한 힘이었으니까.

코알라는 앙드레 추종자였기에 그냥 무작정 따르는 것이지 딱히 정치적인 '색'도 없었음.


물론..훗날에서야 앙드레에게 속고 있었단걸 알게된 코알라.....ㅋㅋ


그렇게 따진다면 결국 코알라 역시도 본인과 티리엘 과장의 과거 코드를 

앙드레의 '코드(실력)'라고 생각한 것이니 앙드레 하나만 잡아도 두려울게 없었을 법도 함. ㅋㅋ 

사람은 저마다의 '대세'를 따르는게 우리 인생 아닌가. 


그 '대세'가 진짜베기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것 역시도 결국은 주변에 대한 '관심'(정보), '내 실력'

아닐까. 전문가가 전문가를 알아보는거지, 비 전문가는 상대의 전문성을 파악할 시각이 없음.


게다가 나는 가능하다면 '대세'를 따르기 보다는 내가 그 '대세'가 되고 싶은 마음임. 

그게 반골들 성질일까?


***


사무실로 돌아가보니 포청천 페밀리의 분위기는 침체 되어있었음.

포청천과 렌야는 오전까지 '단꿈'에 취해있다가 깨어난 듯 인상을 오만상 구기고 있었음.


이 여세를 몰아 쐐기를 박아둬야 다시 들고 나오지 못하겠지?


나: 이사님. 접니다.


햄릿: 어. 들어와


나: 이사님. 요즘 회사가 참 조용합니다 그쵸? 평화롭고~


햄릿: ...음..최근에는 좀 그런듯 싶기도..?


나: 그쵸? 누구 한명이 가만히 있어주니까요^^


햄릿: ........


나: 뭐. 팀 편제를 바꾸는것도 상관없고, 업무보고 체계..뭐 자기들끼리 다 해먹겠다는 걸로 보이지만 

그것도 눈감아 줬습니다 제가^^


햄릿: 에이..뭘 다 해먹어..좀 더 절차를 만든것 뿐이지..걱정할 일은 없을거야..


나: 거기까진 좋은데. 이번에 '업무분장'을 새로 하자고 툭 튀어 나오더라구요 저분들이?


햄릿: ....


나: 요약해 보자면 2파트 일이 너무 많으니 저랑 창희 콕 찝어서! 2파트 일도 좀 해라! 하는 식이더라구요.


햄릿: ....음..;;


나: 바로 거부권 행사했습니다. 지금 저랑 창희가 소프트웨어 팀에서 일이 제일 많은건 아시죠!?


햄릿: 나는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


나: 호카게님 계실때 우리 회사에서 누가 제일 바빴습니까?


햄릿: 호카게지.


나: 그럼 그 호카게 업무를 누가 다 받았습니까?


햄릿: 어...음..그렇네...니들이 제일 바쁘겠지...


나: 근데 저 소프트 관리자라는 것들이. 그런것도 모른채로 감히 우리더러 일 좀 더 하라고 말해요?


햄릿: ;;;;;;


나: 이사님. 조용히 좀 지내고 싶다 하시길래. 배려해 드렸습니다. 근데 이렇게 나오면 안되지 않겠어요?

꼭 사람이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시겠습니까!?


햄릿: 야;; 내가 그런게 아니잖아 ㅡㅡ; 왜 나한테..


나: 이사님이 손 놓고 계시니까 쟤네들이 겁대가리 없이 설치는거 아닙니까!


햄릿: 야! 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하는데!? 내가 프로그래머냐? 내가 니네 업무를 아냐고.


나: 그럼 지금부터 들으세요. 제가 설명 해드릴테니!!


그렇게 본인이 파악한 장비들의 현황, 프로젝트, 장비 대수, 배치된 인원, 장비의 완료상태를 

A4 용지에 큼지막히 정리했음.


나: 자 보이십니까? 이정도면 아무리 프로그래머가 아니라도, 눈이 똑바로 달렸으면 누가 일을하고 안하는지 보이실텐데!?


햄릿: ......와아.....


나: 이런 상황에 저희더러 일을 더 하라구요?


햄릿: 아니지..이건..심했네.....


나: 지금 우리 팀에서 누가 제일 일을 안합니까??


햄릿: 과장들...


나: 관리자는 왜 일을 안하죠? 제가 예전에 분명히 말씀 드렸을 텐데요? 제일 극혐 하는게 자기는 관리자라고 일 안하는 족속들.

'관리'만 하겠다고 하는데. '관리'에 재능도 없는 인간들이 무슨 관리를 해요!? 그 인간들 보다는 제가 100배는 나을듯 싶은데!


[진짜 내가 관리자를 해버려..?]


햄릿: .......


나: 이 정도면 이사님이 업무 분장 시켜주세요. 일단 창희 광저우 D사, 제꺼 상해 D사 전부!! 2파트에 넘기시고. 

특히나 놀고있는 2파트장이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지금 우리팀에 이모텝, 전청조! 얘네들도 일 주세요. 후공정에서 적당한거 떼내줄테니.


햄릿: 음..그건 좀 무리가 있어;; 조만간 베트남에 나갈 OLED 필름 검사기 수주가 있거든.


나: 아? 그럼 잘 됐네요. 렌야 수석이 진행하면 되겠습니다. 이모텝이랑 전청조 과장은 다른 일 줘도 되겠네요?


햄릿: 후공정은...지금 너희 둘 만으로도 잘 돌잖아..이건 시간을 좀 봐서 나누던가 하자..;;


나: 확실하게 하십쇼. 일단 2파트에 광저우 D사, 상해 D사는 확실히 넘어간겁니다? 나머지는 추후 다시 정리하는걸로?


햄릿: 좀..무리가 있지 않을까?


나: 상해 D사는 큰 업무같은건 없어요. 과거 완료 상태라. 그것도 못할거면 회사 관둬야지.


햄릿: 알았어..


나: 이사님..잘 생각하십쇼.. 이대로 그냥 두면. 이사님도 저기에 먹.히.십.니.다? 저 하나로 감당 안되신다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ㅋㅋ


햄릿: .........


나: 저는 이사님께 단 한번도 '연봉'올려 달라 요구한적 없어요. 업무 안하겠다고 '뺑기' 친적도 없습니다.

성질 좀 드럽고 말 4가지 없게 하는건 인정하지만. 최소한 '정직하게' 일 했습니다. 저 사람들...시작부터 지들 '판' 부터 깔고

가는 사람들..너무 믿고 가지 마세요. 쟤들은 여기 아니라도 단체로 이사갈 수 있어요. 그게 이사님 족쇄가 될꺼고. 큰 코 다치실 겁니다.


햄릿: .........알았어.


햄릿..잘 생각해라...아직 나는 필살기를 꺼내진 않았다...'동아리' 활동부터 다 엎어버리면

소프트웨어만 죽는거 아니야...!!!



***



포청천.. 한번 맛 좀 봐라. D사 일하면서 들었거든. 

조만간 광저우 D사 RBD 장비들에 창희가 개발했던 AI 시스템이 도입 될 것이란걸..!!

이제 광저우는 과거 완료가 아닌 '현재 진행'이 될 것이다..! 우리 창희를 중국에 박아둘 순 없지!

포청천 페밀리! 어디 실력한번 보자!


그렇게 본인은 잠깐 '뿅' 튀었다가 다시 '폐관'상태에 돌입했음.

대리 이하급들에게는 평화가 찾아왔고, 과장 이상급들에게는 태풍이 찾아왔음.


햄릿이사가 포청천 팀장을 불렀음.

잠시후 이사 사무실에서 포청천 팀장의 큰 목소리가 미세하게 새어나오기 시작했음.


햄릿: !$#%!$%$#^5


포청천: #@!#%!$%아직은 때가@#%!$%


햄릿: 언제까지!%#$%!^!$^


포청천: 아니! 도대체 누가!%$!^%#$^


햄릿: $*^&#%&@@


포청천: 그걸 이렇게 갑자기!%!$^%^$%#^% 이사님!!!


햄릿: !%$!#^$#%^%$^


포청천: #!$^%@^%$&&


............

.........

.......


이사 사무실 문을 벌컥! 나오는 포청천. 입에 게거품을 물고 있었음.

와 ...ㅈ나 방어만 하다 나왔구만? ㅋㅋㅋ


바로 1파트장과 2파트장 손을 잡고 회의실로 직행-!

대책 회의에 돌입했음. 얼굴이 검게 변한 2명의 파트장들..

그들을 뒤로하고 포청천 팀장이 나오더니 갑자기


포청천: OO대리. 우리 커피한잔 어때?


나: 저요?


포청천: 어어..


나: 그러시덩가요~



***




회사 앞에 커피숍에서 아이스 아메 2잔을 테이크 아웃하여 바깥 테라스에 있는 테이블에서 마주 앉았음.


포청천: 요즘 어떻게 지내나..?


나: 뭐 그냥 일-집-일-집 이렇게 삽니다 ㅎ


포청천: 우리가 같이 본지도 이제 1년 가량 되어가지?


나: 그러네요. 세월 참 ㅎ


포청천: OO대리는 처음 봤을때 부터 뭔가 사람이 확실해 보였지. 거침이 없었고. 다른 사람들 어려워 하지도 않았지.


급해..급하다 이사람아..!!  니들은 급해서 안되는거야;;


나: ........


포청천: 그게 뭘 의미 하는지 알아?


나: 관심...


포청천: 충분한 관.리.자.의.. 


나: 병사. 풉!!


포청천: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나: 죄송해요. 말하고 나니 웃겨서 ㅋ 뭐라고 하셨어요?


포청천: 좋은 관리자의 자질을 OO 대리가 가지고 있다는 거라고~


나: 오...


포청천: 내가 지켜 보면서 참 아쉬워. 이 친구 조금만 기다리면 날아 오를텐데..그걸 알아 봐주고 키워줄 수 있는

선임자가 없다는 거지..


나: 있었는데 다 나갔어요 ㅋ


포청천: ;;;


나: ......


포청천: 좋은 선임자는 멀리있지 않아.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지금도 잘 찾아보면 OO 대리를 좋게 봐주고

눈여겨 보고있는 선임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지.


[포청천 그거 아나? 내 개념에서 이 회사에 내 '선임자'는 없다.]


나: 누구요?


포청천: 허허~ 그런건 본인이 차근 차근히 알아...


나: 아 빙빙 돌리지 마시고. 누구냐구요. 가서 친하게 좀 지내게. 


포청천: 음..; 되게 급한 친구구먼~ 사람은 말이야 관계속에서....


나: 아 팀장님 ㅡㅡ; 지금 스무고개 하십니까?? 찾아내서 죽이겠다는게 아니라 저를 좋게 봐주는 분이 계신다니

가서 감사라도 표하게 이름좀 알려 달라는건데 뭐 어렵다고 자꾸 빙빙 돌립니까? 


포청천: 관계라는게 그렇게 맺어지는게 아니라고!


나: 흠..헬보이는 두고 보자고 벼르고 있는 사람이니 아닐테고! ㅋ 


[띵동~! 불구대천 원수입니다.]


포청천: .......


나: 렌야 수석은 지금도 ㅈ나게 불편 할테니 아닐테고!


[띵동~! 그는 적입니다.]


포청천: ........;


나: 이과장은 엄청나게 싫어 하니까 아닐테고!


[띵동~! 쟤는 너무 티가 납니다.]


포청천: ......;;


나: 팽대리는 나이만 많을 뿐이지 상급자 아니니 애초에 아니고!


[띵...띵동!!! 직장에서 나이는 숫자일 뿐입니다.]


포청천: ...ㅇ.;;;


나: 전청조 과장은 자기혼자 살기도 버거운 사람이니 여유가 없어서 아닐것이고!


포청천: 왜....


나: 이혼 했담서요? 그 분한테 여유가 있어요? ㅋㅋ


[정답! 가화만사성도 안되는데 누굴 챙겨?]


포청천: 저..;;;


나: 그나마 평소에 대화라도 섞는 이모텝 과장일듯 한데. 그 사람이 저를 좋게보고 눈여겨 봐 봤자 '끌어줄' 역량이 없으니 불필요하고 ㅋ


[띵동~ 능력 없으면 상급자 아니야.]


포청천: 흠..흠!!!!


나: 결국 한명 남네요. 포청천 팀장님? ㅋ 감사합니다. 저를 좋게 봐주시어서^^


[땡-!! 나 아닌데...]


포청천: 어..어...그래;; 참..언제 봐도..대단하네;;허허


나: 그래서. 어떻게 저를 끌어 주시렵니까?


포청천: 아..아니;; 갑자기 끌어준다 아니다 그런얘기가 되나;;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청천: (게거품 뽀골뽀골...)물론 OO대리를 눈여겨 보고있어 내가. 올라가야 할 사람이지.


나: 당연히 올라 가야죠. 안올라가는 사람도 있던가요? 연차 차오르면 밑에있던 코알라도 주임달고, 대리달고 ㅎ


포청천: 그..그렇지..


나: 그럼 눈여겨 보고 있다는 얘기는 무슨 '의미' 인가요? 그 말을 이렇게 따로 불러낸 자리에서 하시는 이유가 있을거 아닙니까?


포청천: 음..?어..물론..팀장인 내가 눈여겨 본다는건 OO대리가 좀 더 올라올 수 있는 배경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라는거지.


나: 그말인즉 지금 저를 당장 '과장'을 달아 주신다는 건지요? ㅋ


포청천: 음..;; 그건 좀 무리야; 회사라는 조직은 정해진 절차가 있고 '연차'라는게 있는데..


나: 그니깐요 ㅋ 팀장님이 눈여겨 봐주시던, 아예 관심을 끄시던 8년차 되면 과장 진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ㅋ

저기 신기술팀에 3무과장 아시죠? 저 양반도 결국은 연차 차오르니까 '과장'이 된거잖아요? ㅎ


포청천: ........


나: 그러니까 얘기해 보세요. 어차피 제가 올라가는데 하등의 도움도 안될 팀장님의 '눈여겨 보는' 그 무언가가 저한테 어떤 메리트가 있길래

저를 따로 불러서 그런 말씀을 하시냐구요 ㅋㅋ


포청천: ........;;;;


나: 음? 왜 말씀이 없으시데?


포청천: 나는 그냥 OO대리랑 따로 얘기해본지도 오래 됬고..한번 얘기를 나눠볼려고 한거지..


나: 그럼 얘기만 하시면 되지. 왜 '눈여겨 봤다', '관리자의 자질이 있다' 같은 허황 된 얘길 하십니까? ㅋㅋㅋ 

뭐 제가 좋아서 막 충성 충성 할줄 아셨어요? 10살짜리 앱니까 제가? ㅋㅋ


포청천: ...........


나: 정상적인 대화를 해보시죠. 일 얘기! 어떻게 나눠드립니까? ㅋ


포청천: (뽀골뽀골뽀골)......;;;;


오늘 저녁에는 꽃게탕이나 한그릇 때리러 가까!!!




...........

...............

....................




나: 어쨌든 이러이러 해서. 업무 분장을 새로 요청 해놨습니다. 저나 창희 둘이서 맡기엔 너무 과중하더군요.


포청천: 그렇구만..;;


나: 직급이 뭡니까? 그에 비례한 연봉은 뭐구요? 당연히 높이있고 많이 받는 사람들이 '대리'들 보다는 더 많은 일을

하셔야 하는거죠. 


포청천: 틀린말은 아냐..; 그치만 OO대리나 창희 대리는 이 회사에 오래 다니면서..'적응'을 끝낸 사람들 아닌가.

새로온 인원들도 그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


나: 창희는 작년에 입사했는데요..? 그리고 2주만에 D사 나갔고, 연이어서 바로 Roll장비 투입 했습니다만?

과장이라는게 최소 8년은 먹고 들어간 직급인데. 그 정도면 시니어 아닌가요? 시니어가 솔직히 '적응'이라는 개념이 필요합니까? ㅋ

게다가. 이미 다들 적응 한다고 몇달씩 회사에서 '업무 없이' 적응 하셨지 않습니까? ㅋㅋ


포청천: ..........


나: 노는데 '적응'하지 마시고 '일'에 적응을 해야죠. 일을 계속 해야 적응을 할거 아닙니까 ㅋㅋ 

생각해보니까 말 되네? 안그래요? ㅋㅋ


인간은 적응의 생물임. 


과거 첫 회사에서...중국출장 6개월간 8시~다음날 새벽 2, 4시 까지 출근하는 지옥같은 나날을 출장자 모두가 버텨냈음.

그것도 단 하루도 쉬지 못했고, 아파도 공장 컨테이너 박스에서 쉬어야 했지...


첫 2개월은 일하다 사람이 죽겠구나 싶었지만...3개월차 부터 적응이 되었음.

오죽하면 토, 일요일에는 9시 출근이라는 1시간의 '여유'에 금요일날 불금이라고 S사 공장내 풋살장에서 풋살을 하고..

KTV에서 새벽까지 놀지 않았던가..!!

(이걸 지켜보던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의 '근성'에 후덜덜 떨었음.)


이 경험은. 사람은 무엇이든 죽자고 하면 적응할 수 있다는걸 알 수 있게 해주었음.


[놀면 노는데 적응된다. 죽자고 일하면 일하는데 적응된다.]


포청천: ;;;;


나: 일을 안하니깐 일 하라니 '적응'이 안되는거죠 ㅋㅋㅋㅋ 와 ㅋㅋㅋ 대단하다 내 논리 ㅋㅋㅋㅋㅋ


포청천: 일단..알았어. 그리고 OO대리. 너무 자네 윗 사람들을 조롱 하듯이 그렇게 표현 하지마. 당장에 OO대리 보다 못한것 같겠지만

그 사람들의 모든 경력을 OO대리가 알순 없어. OO대리가 못하는걸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나: 프로그래머는 입으로 코딩하지 않습니다. 다들 일단 코드 10KB 라도 끄적인 뒤에 얘기하시죠^^ 


포청천: ....(부들부들...)


영감탱이가 어디서 되도않은 수작질을 부려. ㅋ

뻔했지만 재미는 있었음. 확실히 급하긴 급했구나..


.....................

.................

............


그가 무슨말을 하고자 한건지는 정확히 알수는 없으나 본인의 뇌피셜로는

어쨌든 자신의 페밀리 안에 누군가는 본인에게 호감이 있는 '아군'이 있을 수 있으니

적군을 잡자고 '아군'을 죽일 순 없지 않겠냐. 


다르게 말한다면 빈데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울순 없지 않냐도 될 수 있을 듯.


착각도 유분수지..


나한테는 이 회사가 '초가삼간'이고 니들이 '빈데'야.

불행히도 나는 초가삼간에 미련이 없는 상태...

빈데 잡기엔 시간이 아까우니. 그냥 초가삼간을 태우고 다시 짓겠습니다. 나는 능력이 되니까요.


이게 나다.


자신들에게 협조하면 너도 관리자로 만들어 주겠다. 올려 주겠다? (그게 언제인지는 안알랴쥼)

가슴속에 '허황'된 생각을 심어주려 한듯. 구체적이지 않은 '허황'된 보증은 인생의 '독'임.


결국은 그러니 협조적으로 나와 달라. 


포청천의 20년 이상의 사회 생활이 헛발질을 한 날이었음.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야 저런게 먹히는 걸까..? 저런데 혹~ 하는 사람이 이상한거 아닐까??



***



다시 찾아온 일상. 그리고 드디어 그들에게도 업무가 내려졌음..!!


베트남의 OLED 필름 검사기 : 렌야, 이모텝


광저우 D사 RBD AI 시스템 적용: 이과장


이과장의 경우 상해 D사의 간단한 '검토건' 도 추가 되었음.

왜냐면 상해의 장비도 동일한 장비이기에 미리 코드를 봐 둔다면 광저우 RBD 장비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


이제 다시 포청천의 왼팔, 오른팔의 능력이 검증대에 오르는 순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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