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중단 이후 야권통합을 던지고, 국민의 당에 손을 내밀다가 복당만 가능하다고 해서 뒤흔들고...
일단 야권지지자들은 정권교체를 원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잡음을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외통수'에 놓인 거죠. 그래서 필리 중단에 화를 내고도 또다른 갈증인 야권통합이 던져지자 덥석 뭅니다. 조삼모사죠.
이렇듯 김종인의 전략은 외통수와 조삼모사로 귀결됩니다.
그러면 향후 행보 또한 이런 전략으로 갈 겁니다. 여러가지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중 가장 반발이 거센 정청래 공천문제만 해결되면 반발하던 일부는 수그러집니다. 이해찬은 무소속 출마키로 했으니 당에는 더 문제될 게 없죠. 나머지는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정권교체'를 무시하고서 제기할만한 정도는 아닙니다. 결국 정청래 하나로 '지지 이탈이 없을 정도로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겠죠.
그리고 정의당. 수도권에서 정의당과 연대 없이는 이기기 힘듭니다. 정의당에서는 무시 당해서 독자적인 행보를 밟기로 하고 있지만, 선거 전 단 한 번의 제의만으로 정의당은 외통수에 걸립니다.
연대를 제의하면 그 방안이 말이 안 되더라도 정의당은 실패책임을 떠안아야 합니다. 지금의 국민의당도 그렇죠. 이 부담을 정의당이 또 감내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결국 야권지지자든 정의당이든 '울며 겨자먹기'로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그래야만 하니까요.
그리고 김종인으로서는 이 방법 외에 나아갈 방안이 전혀 없을 겁니다.
단 하나, 김종인이 두려워 하는 게 있다면 야권지지자들이 정권교체 따위는 필요없다고 마음 먹는 일일 겁니다.
이미 일각에서는 '독재의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것 자체에 분노를 느낍니다. 더러는 더민주의 선명성을 가져간 다른 당을 원하기도 하고, 선거를 버리더라도 당의 정상화를 원합니다.
이런 여망들이 김종인 체제 반대, 더민주내 프락치 소탕을 정권교체보다 중요하게 여길 때 김종인의 전략은 망하고 야권은 다시 오랜 기간 재편에 나설 겁니다.
제 바람은 뭘 하든 제대로 했으면 하는 겁니다. 겨자를 먹더라도 웃으면서 먹고, 판을 엎으려면 제대로 엎는 겁니다.
정체성은 개나 주고 정권교체만 보고 달리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과반 이상 주면 앞으로는 더 힘듭니다.
반대로 야당의 선명성을 강화하려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현실적 대안'이라며 더민주로 간 진성야권의 인물은 다른 당을 만들든 프락치를 탈당시키든 해야 합니다. 아예 정의당으로 모이는 것도 한 방법이죠. 이제 현실적 대안은 더이상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밝혀진 바, '현실적 대안'은 그만 두고 '대안의 현실화'를 이뤄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