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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공군 헌병 이야기 - E03 짬타이거 관리병 썰
게시물ID : humorbest_6910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승마청년
추천 : 39
조회수 : 3757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06 23:02:03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06 00:12:27

E01 - 휴가 중 할머니 구한 썰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689040&s_no=689040&page=5)

E02 - 면회실 근무했던 썰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ilitary&no=23063&s_no=23063&page=10)

 

예전에 동게에 '짬타이거 말로'라는 제목으로 베오베까지 갔었던...사연입니다.

좀 더 자세하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9월 초 쯤? 아주아주 강력한 태풍이 온 왔음.

 

태풍 '말로'라고... 흔치않은 가을태풍이었던 걸로 기억함.

 

태풍이 몰아치는 날씨에 열심히 근무를 하다가... 하번을 함.

 

우리 내무실로 갔더니 내 자리에 왠 박스가 있음.

 

박스 내용물을 봤더니

 

세상에!!!!!!!!!!!!!!!!!!!!!!!!!!!!!!!!!!!!!!!!!!!!!!!!!!!!!!!!!!!!!!!!!!!!!!!

 

새끼고양이가 뙇!!!!!!!!!!!!!!!!!!!!!!!!!!!!!!!!!!!!!!!!!!!!!!!!!!!!!!!!!!!!!!!!!

 

옆에 있던 선임에게 물었음.

 

"이게 뭡니까?"

 

"어 반장이 오늘부터 키우라카더라. 니가 키움 됨 "

 

허허, 사연이 즉슨 이렇게 된 거였음.

 

내가 근무한 곳의 반대쪽 게이트 초병들은 휘몰아치는 날씨에 벌벌 떨며 근무를 서고 있었음.

 

다행히 이쪽은 입출영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 근데 그 와중에 이상한 것을 발견함.

 

왠 쥐새끼 같은게 물에 쫄딱 젖어서 게이트 옆쪽에 내팽겨져 있음.

 

뭔가싶어 다가가 봄.

 

워메! 고양이 새끼임!!

 

일단 비를 안맞게 공중전화부스(휴가자를 위한 거라 생각됨, 근데 전화기는 없었음 )에 넣어둠.

 

그리고 반장에게 보고. "X정문 병장 XXX입니다. 여기 고양이 새끼가 한마리 떨어져 있어서 보고드립니다."

 

보고 후 반장은 빽차(경광등 달린 레토나)를 타고 고양이를 업어옴.

 

그리고는 당직조장에게 고양이 키울 줄 아는 병사 없냐고 물어봤다함.

 

그래서 내 이름이 호명됨

 

반장 왈, "이 고양이를 무사히 살려서 키우면 휴가를 줄 터이고, 만약 죽게 될 경우 너의 휴가는 없"

 

그때부터 나는 고양이관리병이 됨. 팔자에도 없는 짬타이거를 키우게 된 거임.

 

동게에 보면 길고양이에게 간택받은 분들이 보이는데... 난 무려 군대에서 헌병반장님께 간택됨....ㄷㄷ

 

일단 요놈의 이름은 말로라고 지었음. 태풍 말로처럼 강하게 크거라...는 의미임.


암튼 이 새끼짬타이거는 좀 상황이 심각했음. 생후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되보임.

 

요런 놈들은 고양이용 분유를 먹여야됨. 근데 군대에 그런거 없

 

뭐 먹일게 있어야지... 고양이에게 우유를 먹이면 안되는걸 알고 있었지만...어쩌겠나 우유 밖에 먹일 게 없음.

 

어디서 주사기를 구해와서 입에 갖다댔으나 잘 못먹음. 어미의 젖꼭지와 비슷한 걸 찾아야했음.

 

결국...내 손가락을 희생함. 우유를 새끼손가락에 묻혀 입에 갖다대니 이놈이 드디어 먹기시작함....ㅠㅠ


근데 손가락에 묻혀서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음... 배고프다고 앵앵거리고 손가락은 퉁퉁 불고


결국 수의과 다니는 누나에게 콜을 함. 이틀 후에 아깽이용 젖병과 분유가 도착 ㅋ


하지만 택배가 오기까지 이틀 동안은 지옥이었음 ^^ 


헌병은 24시간 크루 근무이기 때문에 심야근무시간이 되면 새벽에 막내들이 깨움. 


나 자고 있는데 막 후임이 깨웠음. 


"000일병님 00시00분입니다. " 


?? 나 상번 아닌데? 왜 깨움?


"고양이 우는 데 말입니다...."


...순간 짜증이 확 났으나... 고양이 울음소리로 다른 선임들이 잠 설쳐서 해꼬지할까봐 겁났음.


새벽 4시에 잠깨서 손가락에 우유 묻혀서 앵앵거리는 아깽이에게 물리고 있는데 참 감정이 복받침.


난 오전근무라서 7시에 근무 준비해야하는데 이 시간에 왜 이러고 있는건지...


이 놈의 고양이는 왜 이렇게도 앵앵거리는지.... 어미가 보고 싶어 그러나 싶고...


울컥해서 눈물 날뻔. 나란 남자 새벽에 감수성이 폭발하는 남자임. 진짜 쫌 울먹거렸음. ㅎㅎ;;


분유와 젖병이 도착한 뒤로는 다행히 앵앵거리는 횟수가 좀 줄었음. 그 후로 병치레도 없이 쑥쑥 잘 큼 ㅋ


알고보니 누나가 분유 사는데 돈 좀 썼다함;; 비싼 거였음 ㅋ


암튼 결론은 이 놈 무럭무럭 자라서 이제 우리집에서 먹고 싸고 놀고 잘 하고 잇음 ^^


부모님 이쁨도 듬뿍듬뿍 받고 잘자라서 짬타이거가 이쁜 집고양이가 됨 ㅋ


근데 우리집 고양이 중에 젤 못생김 ㅋㅋㅋㅋ


그리고 아직도 손가락 빠는 버릇이 남아있음 ^^;;


사진은 댓글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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