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아. 
내가너보다 1살많으니 말놓을게.

언니는 27살이야.
너처럼 지금 고시원에서 살고있어.

너처럼 가족을 다잃은건 아니지만
언닌 아버지가 안계셔.

지금 엄마는 대구에. 나는 서울에. 동생은 부산에 살고있단다.

언니는 지금 통신사에서 상담원을 하고있어
대학을 다녔지만 끝이 보이지않는 학자금 대출 금액에
학교를 그만뒀지.디자이너를 꿈꾸던 미대생이었어 난..
그래도 아직 내 앞으로 대출금이 1500남았구나.

언닌 학교를 그만둔 후에 다단계를 했어.
뭐에 홀렸던건지 1년 반이라는 세월을 허비하고
엄마에게 거짓말하고 그리 살았어.

엄마는 아직도 내가 디자인회사에서 내꿈을 쫓아 일을 하고 있는 줄로만 알고 있지.
내가 지금 다른일을 하는건 엄마는 모르고있어
물론 다단계를 했다는 것은 꿈에도 모르시지.
엄마가 전세금하라며 없는 살림에 1500만원 만들어 준 것을 다단계하면서 다 써버렸어.
이것 때문이라도 난 지금 엄마에게 갈 수 없어.
벌어서 갚아 드리고자 결심했거든.

언니는 다단계를 그만두고나서부터 3개월간 고시원 총무하면서 은둔 생활을 했어.
서울 땅에 내 한 몸 눕힐곳이 없어 고시원 총무하면 방 준다길래 선택한거였지.

어느날 정말 쓰레기같은 내모습에 눈물이 나더라.
오유 고게에 글을 썼는데 그날이 3월1일이었어.
어떤 분이 나한테 그러더라.
오늘이 당신 인생의 3.1절이 되길 바란다고.
소름이 돋았어.
그 길로 일을 찾아 취직을 했어.
새로운 꿈도 생겼어.
지금은 비록 일개 상담원이지만
서비스 교육 강사가 될거야 언니는.

남들 보기엔 비루할지 모르는 꿈이지만
언니는 지금 힘들어도 그거하나 보고살아.

수습 월급135만원.
곧 수습 딱지떼면 165만원인데
다음주부터 언니는 주말에 고시원 총무 다시 해주기로 하고 주급5만원에 다시 방 제공받기로 했어.
이리저리 나가는 돈빼면 얼추 적어도 100만원 많게는 120까지는 적금 넣을수 있게됐어.

은둔생활 하며 불어나버린 몸도 관리하려고

이번달 월급타면 운동도 시작할거야.

취직하고 2달간은 돈 생각에 한숨쉬며
돈에 치여서 살았는데 언니는 지금 내자신이 너무 대견스럽다.

지지않아서.
내가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생겨서.

힘내자.
지금은 힘들거야.
숨도 못쉬게 아플거야.
널 감싸고 있는 고시원방의 4벽이 점점 좁아져 오는 것처럼 답답하겠지.
방에 혼자 누워있으면 관속에 누워있는듯 한 느낌마저 들거야.

하지만 동생아.
지지말자.
인생은 언제나 시련의 연속이라더라.
한 고비 넘길때 마다 느끼는 희열이
사람이 살아지는 원동력이 아니겠니.

3개월간의 은둔생활을 끝내고
첫 출근하던 날의 아침 공기냄새를
언닌 지금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단다.
서울의 매캐한 공기가 아니라
희망의 공기였어 나에겐.
너에게도 그런희망이 하루 빨리 생기길바래

지지말자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