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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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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아연
추천 : 0
조회수 : 84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11 23:52:42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빠가 씁니다.


 아들아, 우리 아들 학교에서 '부모님편지'를 받아오란 말을 처음에 엄마에게서 들었을때, 아빠는 무척 당황했단다.

 너도 알듯이 아들아, 아빠는 평소 나름대로 우리 아들이랑 하고 싶은 말은 툭 터놓고 하는 사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굳이 따로 쓸 말이 있을까'하고 생각을 해보기도 했더란다. 그런데 조금 생각해보니 아들아, 이런 기회가

 생긴것도 어쩌면 좋은 일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아들아, 너도 알듯이 아빠에게는 부모님이 안계시다. 너의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가 안계시는거지. 아빠가 중학교

 2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훨씬 예전부터 안계셨었지. 그 후 사랑하는 너희 엄마를 만나 결혼하기 전까지

 아빠는 아주 오랫동안 혼자서 살았어. 그래서, 아빠는 가족에 대한 환상이 있었단다. 언제나 화목한 가정, 

 조금은 엄하고 무서운 아빠와, 포근하고 자상한 엄마. 그리고 착하고 말 잘듣는 아이들. 

 그래서 아마도 우리 아들이 어렸을때 아빠가 많이도 혼을 냈었던걸꺼야.


 그런데 말이다, 우리 아들이 다 커서 벌써 학교도 입학하고, 동생들도 점점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빠는 조금씩

 우리 아들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어. 동생들이 커가면서 당연히 보이는 모습들을 우리 아들이 어릴때는 아빠가

 이해를 하지 못해주었던 기억이 자꾸 떠올라서 말이야. 요즘에 다른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에게서 우리 아들이 정말

 점잖고 의젓하다는 말들을 들을때면 우리 아들이 어릴때 아빠가 너무 심하게 혼을 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씩 들기도해.

 앞으로는 조금 더 자상한 아빠, 조금 더 친한 아빠가 되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단다.



 사랑하고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얼마전인가... 지나가는 말로 아빠가 아들에게 혹시 고민되는 일이 있냐고 물어보았었지. 그러자 아들은 '기말고사가 걱정이에요'

 라고 말했지. 잘 보고 싶은데 성적이 잘 나올지 모르겠다고.  초등학교 1학년이 시험성적 걱정이라니! 아빠는 깜짝 놀랐단다. 

 아들아, 그때도 말했었지만  공부를 잘 하더라도, 잘 못하더라도 너는 아빠 아들이야. 너가 공부에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아빠도 무척 기쁘기는 하다만은 아직은 어린 나이잖니. 최소한 초등학교까지 만이라도 너무 연연해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아, 오늘 기말고사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 솔직히 우리 아들이 공부까지 잘한다니 기쁘다. 정말 정말 기쁘다.

 하지만 이것도 꼭 알아주렴. 설사 우리 아들이 빵점을 맞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아빠는 웃을 수 있어. 우리 아들이니까.


 1등아. '아빠 마음속의 영원한 1등아.'

 요즘 동생들을 돌보다보니 우리 아들에게 아빠가 조금씩 소홀해 지는게 아닌가 아빠 스스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아들은 알지? 아빠가 자기전에 '1등아!' 하고 부르는게 진심이라는 거.

 부디 속상해하지 말고 지금처럼 조금은 어른스럽게, 조금은 아이처럼 그렇게 있어주렴.

 너가 어디에서 누구와 있건, 무엇을 하건, 아빠에겐 언제나 자랑스러운 아들이야. 정말 많이 사랑한다.

 
 날씨 풀리면 다시 보드 연습하자. 사랑하고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빠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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