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부터 더민주에 이르기까지 이 당에는 "패권"이라는 낙인이 항상 들러붙어있었습니다. 당연 그 실체는 없지요. 그렇지만 누가 만들어낸 프레임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들에게는 이세돌의 78수에 버금가는 신의 한 수였습니다. 그동안 이 프레임에서 허우적댄게 몇 년인가요? 김종인이 지금 하는 짓거리도 패권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버리자는 선한 정치적 동기에서 시작했으리라고 구지 이해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잘못된 선택이었음이 지금은 분명해졌고, 저들은 분명 총선 후에 심판받을 것입니다.
저는 더민주의 권리당원입니다. 문대표에게 힘을 주자는 입당러시가 노통 후보자 시절 후단협의 흔들기에 맞서 후원러쉬로 어려운 시기를 넘어가던 그 때와 데자뷰 같더군요. 와이프와 상의해서 몇 십만원씩 몇 번 투척했던게 생각납니다. 하루 밤사이에 몇 억씩 모였고, 이것이 기사화되어 큰 산을 넘을 수 있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저도 이번 겨울에 입당했습니다.
지금 총선 전망은 어둡지만, 힘든 시기에 희망이라도 하나 있으면 덜 힘들잖아요? 총선이 끝나고 십만 초짜 당원들이 권리를 가지게 될 때 더 민주에 일어날 일들을 생각하면 가끔씩 흐믓해집니다. 우리가 당대표를 뽑을 수도 있고, 당에 우리의 의견을 당당히 개진할 수도 있고, 무었보다 대통령 후보를 우리 손으로 뽑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우리들이 권리를 가지는 그 때부터 이 당은 패권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해찬님일지, 추미애님일지, 아님 당대포일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당대표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이를 두고 친노패권이니, 친문패권이라고 말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아애 우리 권리당원들이 논의해서 적당한 분을 옹립하고, 수만명의 추천서를 씁시다. 권리당원 패권시대가 열리면서 정치혐오에 빠졌던 우리 국민들은 큰 메시지를 받게 될겁니다. 패권주의라는 프레임을 벗는 순간 이 당은 훨훨 날라갈거라고 저는 단언합니다. 정권교체도 할 수 있고요.
20대에서 40대까지의 젊은 층은 멋있어 보이는 당에 투표합니다. 구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당을 외면하고 정치교과서에 나오는 당운영원리에 의해서 움직이는 당에 투표할 겁니다. 혹시 문대표님이 총선결과에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선언하시더라도, 수십만명의 당원들이 추천서를 써서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문대표님이 등장하셔서 대패가 확실시되었던 총선의 흐름을 돌려서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든가 하는 명분이 있었야겠지요.
저는 우리 권리당원들의 존재야 말로 더민주의 희망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탈당한다는 말을 말아주세요. 오히려 지금이 제 2의 입당운동을 벌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