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선 백번 넘게 본 여자의 인상깊은 선(스압)
게시물ID : humorstory_4061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유님
추천 : 2
조회수 : 13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12 15:04:01


내가 딸로 태어난 순간부터 
엄마는 나를 꼭 중매로 결혼시키겠다고 다짐하셨다고 한다. 
(울 엄마는 인천에서 제일 큰 과수원집 다섯째, 울아빤 오막살이 장남이라 반대하는 결혼했고 결혼 후 첨 보는 바퀴벌레부터 아궁이 불떼서 밥하고... 첨하는 고생에 익숙치 않아서 탈모까지 왔었음. 그래도 아끼고 아껴서 현재 60평짜리 아파트에서 두분이 알콩달콩 이쁘게 사심)

내가 바로 그 선 100번도 더 본 여자임. 
솔직히 24살때부터 25살때까지만 일주일에 두세번씩 보고 100번까지 세고는 더 안 세어봄. 33살까지 봤으니 몰라도 최소 300번은 본 것 같음. 
결혼 정보회사도 2번 가입했었고 전문 중매쟁이도 있었음. 

정말 각양각색의 직업 사람들 다 만나봄 ㅎㅎ 어차피 난 좀 긍정적인 멘탈의 소유자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 만나다 보면 내 운명의 상대를 우연찮게 만나게 될지도 모르고 못만나더라도 여러가지 직업의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되는 신지식(?)의 즐거움도 느꼈음. 청소년기에 마음의 방황도 했지만 어른들이 하는 말은 다 경험에서 나오는 거니까 인생선배의 말은 나쁠 게 없다는 진리를 깨달음. 피할 수 없다면 합리화해서 즐겨라!! ㅎㅎ
=======================
그니까 연애결혼이 좋다 중매결혼이 좋다 그런 콜로세움은 자제바랍니다. (궁서체)
사람마다 기준도 다르고 인생의 방향도 틀리니까요. 그리고 난 결국 대학교 선배랑 올해 초 결혼함 ㅎ
========================
물론 이상한 사람들도 많았음. 

여의도 공원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자고 한 사람도 있었고( 맞선 시간 10분?)
독신주의자라 연애만 하자는 사람(선인데?)
한의원 개업했는데 청소해야 한다며 자기와 결혼하고 싶다면 와서 내일부터와서 카운터를 봐달라는 사람(나도 직장 다니고 있었음;)
100억짜리 개인 사업하는데 취미로 리니지 작업장 돌리는 사람(자기 캐릭터 키울 시간 없다고 40평짜리 아파트에 알바생 7명 썼음;)
사랑의 슬픔을 견뎌보려고 결혼업체 가입했지만 처음 소개받은 날 보니 그 생각이 더 난다, 그러나 날 생각해서 자기 고참을 소개시켜주겠다는 군인;
결혼업체에 알바를 많이 쓰는 거 다 안다며 선보기엔 너무 어린 나이므로 알바가 아니라는 증거를 보이라는 사람 ㅠㅠ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내가 폭탄인 거 같지만; 나도 나름 결혼업체 메인에 사진이 걸려있었던 얼굴마담 회원이었음 ㅠㅠ
50대 50 단체 미팅에서도 1지망 프로포즈 4~5개씩은 받음 ㅠㅠ

인연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 것 같음. 말 그대로 인연이라는 게 있는듯...

하고 많은 이상한 사람들...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나는 사람이 있다. 

32살 때였나 봄. 엄마가 대구까지 내려오라고 무슨 촌 (대구 옆에 붙어 있는 경북)땅부잣집 아들이라며-_- 죽이기 전에 휴가 내고 내려오라고 함. 
픽업 온다고 해서 길에서 기다렸더니 다 낡은 티코 같은 차에서
겨드랑이가 좀 노란 반팔흰티에(가슴에 인터크루...;)
물빠진 청바지 입은 30대 중반 뱃살청년이 내림.
비가 오긴 했는데 어디서 황토흙같은 게 잔뜩 묻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음. 

그쪽이나 나나 강제로 나왔을텐데 그래도 엄마 아시는분 주선이라
화장 그림같이 하고 여름정장입고 나갔더니 의외로 괜찮아 보였는지 호감을 보이셨음...

일단 차에 탔는데 에어컨을 안 틀고 창문을 활짝 여심. 대구여름인데-_-;;;
"낚시를 다녀왔더니 비린내가 좀 나네..." 혼잣말 하던데
조금 있었더니 엄청난 비린내가...! 생선장수인줄...
그럴거면 약속 장소에서 만나자고 하던가, 옷에 생선냄새 배임.

그래놓고 간 곳은 성서계대 뒤쪽의 고급 초밥회집.
생선 시리즈....
가보니 메뉴대가 내 예상 보다 비쌌음.
1인 초밥정식이 5만원대...이런덴 잘 안 가봐서; 그 돈이면 부페를 가서 아구아구 먹는 스타일임. 

근데 그분이 종업원이 들어오자 대뜸 초밥 정식2인을 시킴
나한테 의견을 물어볼 시간도 안줌.
그리고 종업원이 나가자 초밥 먹을수 있죠? 라고 물어봄.

물론 환장하긴 함 ㅎㅎ
조금 있다 식사가 들어오는데 남자분이 자꾸 내가 초밥 한조각씩
먹을 때마다 한조각씩 내 그릇에 가져다 주는 거임. 어미새같이...
어차피 똑같은 메뉴라 주고 자시고도 없는데...
그래서 그냥 드시라고 했더니 자기는 초밥 안 먹는다는 거임...

"아니, 근데 초밥을(시켜놓고)왜 안 드세요?"
"비린내 나서..."

그리고 고고하고 뭔가 예민한 듯한 난 남들과 달라 표정을 지음. 

그럼 아까 그 차안의 비린내는 어떻게 참았대-_-
그리고 초밥 열심히 먹은 나는 비린내나는 걸 맛있게 먹는 여자 됐음. 

첫인상부터 바닥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땅을 파고 들어감. 

여튼 얻어먹었으니 커피숍에 가서 이야기를 하는데 엄청 내가 맘에 들었나 봄. 
여자는 서울에서 직장다닌답시고 굴러다니는 것 보다는 고향와서 이런 커피숍 하는 게 좋다. (2층짜리 프렌차이즈 커피숍이었음... 차려주겠다는 뉘앙스)
자기 형수가 서울 여잔데 하는 짓이 꽃뱀이다. 고로 서울여자는 다 꽃뱀이다(나 현재 거주 서울임-_-)
친구들이 날 지갑으로 생각한다. 맨날 술값내라고 한다. 힘들다( 계속 돈 자랑을 말던가 말하는 것마다 돈 자랑이었음)
이런 잡소리만 하다가 집에 내려줘서 집에 가자마자 엄마한테
폭풍 화냈음.... 엄마는 주선자에게 따짐.

근데 그날밤 새벽에 문자옴.
나 돈 많고 집있고 차있고 땅있는데
왜 나는 안되는 거냐고. 외모보는 여자였냐고....-_-

당신은 외모로 차인게 아님 ㅠㅠ
외모도 차인 거임 ㅠㅠ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