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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이 위기의 맨유를 구할까?
게시물ID : soccer_912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부홍래
추천 : 13
조회수 : 108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12/12 17:47:08
<맨유는 뉴캐슬을 맞아 경기력도 저조했고 결국엔 0-1로 지고 말았습니다>

맨유가 뉴캐슬과 에버턴에 연이어 패배함으로써 9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이에 실망한 팬이 자살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맨유팬들의 모예스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고 있는데요. 맨유의 퍼거슨의 복귀론까지 솔솔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라이벌이자 절친인 아르센 벵
거의 인터뷰도 있었는데요. 과연 퍼거슨의 복귀가 이루어져 위기의 맨유를 부활시킬 수 있을까 싶습니다.

<모예스가 에버튼에 부임한 02 시즌부터 생각해 보면 그가 쓴 자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모예스가 맨유의 감독으로 부임한 데에는 에버튼에서의 좋은 성적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예스는 에버턴에 부임한 2002년 이후(02년 3월에 들어와서 실제로 제대로 시즌을 소화한 건 02/03시즌부터입니다) 꾸준히 팀을 중상위권에 올려 놓았죠. 더 놀라운 것은 그 기간동안 사용한 순 이적료(이적 지출 -  이적 수입)이 100억원 이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팬들이 모예스의 맨유이적을 현실 FM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 불렀습니다. 리버풀의 작은 클럽을 없는 살림이지만 팀을 중상위권으로 꾸준히 올려놓는 그의 전술적 능력이 퍼거슨 후임이 된 가장 중요한 이유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퍼거슨영감님의 호날두 사랑.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라고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안 좋아할 수 없겠죠. 자기가 길러낸 최고 윙이니>

하지만 단지 그 이유때문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퍼거슨은 윙성애자(?)라고 불릴만큼 윙에 대한 애착이 많습니다. 라이언 긱스, 데이비드 베컴(스탠딩 윙어라고 불렸죠. 보통 윙어랑 다르게 크로스에 특화되어 있어서), 최근의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까지 윙에 대한 애착만큼 팀을 양쪽 측면의 윙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습니다. 상대적으로 압박이 적은 측면 윙을 통해 빠르게 상대진영으로 공을 옮긴 다음, 공격을 마무리 짓는 방식을 애용했죠. 윙이 공격에 중심이 됨에 따라 팀의 구성도 그에 맞게 구성되었습니다.

<스콜스는 넓은 시야로 팀 운영을 이끌었으며 좌우의 윙에게 적절한 패스를 공급했습니다>

퍼거슨이 영입한 자원 가운데 화려한 기술을 갖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흔치 않습니다. 오히려 중앙에는 투박해도 단단하며 좌우로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선수가 중용되었죠. 퍼거슨이 가장 좋아한 중앙미드필더라고 할 수 있는 스콜스를 생각해 보시면 좋을텐데요. 많은 골을 넣어 원조 미들라이커로 불렸던 사내이지만 괴체와 같이 안 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많이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드리블이나 원터치 패스, 2:1 패스로 압박을 뚫고 자신이 안으로 파고드는 괴체나 카카와는 다르게 후방에 위치하며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를 뿌리는 조타수 역할을 많이 부여 받았습니다. 스콜스의 짝이었던 로이 킨 역시 기술이 좋기 보다 전투적이며 후방에 위치하며 팀을 조율하는 역할을 부여 받은 적이 많았습니다. 스콜스의 역할을 지금은 캐릭이 하고 있고요. 

<모에스는 측면에 공격의 중점을 두었고 베인스를 리그 최고의 풀백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퍼거슨의 제국은 20년간 오래 정착되어 있었고 쉽게 바뀔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퍼거슨의 은퇴 당시 팀을 가장 잘 물려 받을 수 있는 감독을 고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모예스가 그에 부합했죠. 에버튼에서 그는 중앙에는 펠라이니 같이 강한 미드필더를 놓고 좌우에 좋은 윙과 윙백을 두는 전술을 잘 사용했으니까요. 대표적인 예로 그의 지도하에 재능을 꽃피운 선수가 피에나르와 베인스죠. 모예스 말고 맨유 계승자 자리에 후보로 올랐던 무리뉴 역시 중앙은 단단하게 하면서 측면을 통해 빠르게 역습을 단행하는 전술즐겨 쓴다는 점에서 퍼거슨과 궤를 같이 합니다. 팀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기 바라는 마음이라면 퍼거슨 은퇴 당시의 팀을 가장 잘 물려 받을 수 있는 감독을 물색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퍼거슨이 맨유로 복귀한다면 팀이 가파르게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생각해 봅시다. 지금 맨유의 문제점은 애슐리 영, 발렌시아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공격이 제대로 전개되지 않는 것과 수비진의 노후화의 따른 안정성 상실, 캐릭 이외의 플레이 메이커의 부재가 있습니다. 모예스호가 잘 나갈 때는 대개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주는 야누자이와 중앙 측면을 가리지 않는 루니와 가가와의 플레이가 살아날 때죠. 그리고 뒤에서 공격 진행이 원활하게 캐릭이 뒤에서 조타수 역할을 할 때였습니다. 하지만 캐릭이 빠지면서 일단 경기 전체를 운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앞의 공격수들이 고립되게 되었죠. 이럴 때는 개인 전술로 풀어가야 할테지만 양 윙이 부진하면서(대표적인 선수가 애슐리 영ㅜㅠ) 제대로 공격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퍼거슨이 모예스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은 경기에 나와 응원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퍼거슨이라고 해서 이 문제를 당장에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수비진의 노후화는 꾸준하게 진행되어 온 것이며 지난 시즌에는 수비진을 포기하고 아예 닥공모드로 승리를 따내는 경우가 많았죠. 캐릭과 로테이션으로 뛰어 줄 후방 플레이메이커의 영입은 1월에나 가능합니다. 물론 부진한 측면을 대체해줄 자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텝진 교체에 따른 조직력 강화도 퍼거슨이 데리고 있던 스텝들 또한 새 클럽으로 이직했기 때문에 다시 데려오는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볼 때, 퍼거슨 개인의 지휘력에 기대어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 바라는 것은 위기에 처한 여주인공을 구하러 영웅이 내려오길 바라는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맨유라면, 맨유 팬이라면 제국을 일구었던 창업주 퍼거슨의 복귀가 간절한 만큼의 현재 상황이긴 합니다. 하지만 퍼거슨 한명이 바뀌면 맨유 전체가 바뀔 것이라는 희망은 그저 희망일 뿐, 현실성이 없어보입니다. 제 글 여기서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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