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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마왕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7329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땡초맛
추천 : 0
조회수 : 17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12 21:30:30
태초에 바람이 있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러 싱그러운 초록색을 머금은 매력적인 울창한 숲이 태어나고
또다시 오랜 세월이 흘러 인간들이 생겨나 마을을 이루고 점차 발전되는 무렵
이 이야기는 길에서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어릴적 대장간을 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일을 돕고 배웠다. 어머니께서 간간히 노래를 부르는것이 즐거워 나도 근처 바닷가 에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그러다 어느세 요오드를 품은 물보라의 힘에 취해 폭풍우 속에서 갈라지는 소리로 노래를 부르다가
목이 잠기곤 했다. 나는 때론 이 바닷길 너머엔 무엇이있을까 생각하곤했다. 아마도 울창한 들숲, 숲에서 지저귀는 아름다운 파랑새, 웅장한 성벽,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어느 마을의 종소리, 그 모든것이 있을것 같았다.
나는 종종 배를타고 바닷길을 건너 저 너머에 있는땅을 밟아 보고자 했으나, 파도가 나를 번번히 방해해 부모의곁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다 어느세 사춘기가되어 대장간에 일을 하는것이 싫증이 난 후로 대장간을 나와 아버지께 세상을 여행하고 싶다고 졸랐다.
당연히 아버지는 펄쩍 뛰며 반대하셨지만, 어머니가 나를 도와 잠시만 세상일을알아보고 오시라 하시었기 때문에 마지못해 아버지도 허락하였다.
단, 1년뿐이었지만.
나는 집을나서 드디어 내가 그토록 바라는 저 너머에 있는 땅을 밟을수 있게되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배에서 상륙한뒤 마을을 굽이 돌아 다른 마을을 점차 여행하며 틈틈히 일을하며 돈을 마련한뒤 다시 여행길을 나섰다.
처음보는 자연환경의 아름다움에 경탄을 금치못했던때도 있고, 잘 곳이 없어 길바닥에서 누워 자기도했지만, 처음 느껴보는 자유로움에 나는
마냥 즐거웠다.
그렇게 몇 마을을 돌아다닐 무렵 어느 한 외딴 항구도시에 도착했는데, 마침 수중에 돈이 떨어져 일거리를 찾아 해매다 식당에서 일자리를 구한다는
표시판을 발견했다. 식당의 주인인 아저씨는 험악하게 생긴 외모와는 다르게 굉장히 인자했으며 이해심이 깊어 나의 실수에도 종종 웃어넘기곤했다.
나는 종종 주말마다 식당 근처 길에앉아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폈다. 마을 사람들 역시 나의 노래소리에 감탄해 점차 나를 알아
보기 시작했고, 나역시 노래부르는 청년 으로 마을에서 점점 유명해져갔다.

그러던 어느날, 식당 심부름을 하며 길을 걷고있을 무렵
그녀가 내곁을 지나갔다.
왜였을까.. 그녀는 지나가는 다른사람과는 달라보였다.
터키옥 색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지금까지 내가 보아왔던 그 어느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너무 아름다워 그녀가 지나간뒤 말을 걸지 않았던것에
후회를 하면서 첫눈에 반한 나는 그녀를 만나기위해 매일 일이 끝나는 틈틈히 밖을 보거나 심지어 접시를 닦는 도중에도 창밖을 보며
그녀가 지나가기를 바랬다. 
나의 노력을 알아준 덕분인지, 내가 창밖을 하염없이 보며 접시를 닦는도중, 그녀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급히 하는일을 멈추고
그녀에게 인사를 하기위해 다가갔다.
겁쟁이였던 나는 용기를 내어 인사를 건냈다.

"저..." 나는 순간 머리가 멍하여 아무생각도 들지않았다. 아마 극도의 긴장감 때문이었으리라

"..?" 그녀가 나를 돌아보며 나를 쳐다보았다.

"저..저기 안녕하세요"
"잠깐 시간되세요?"

"잠깐이라면 괜찮겠네요"
"안녕하세요"
나는 다시없을 기회에 도전했고
그렇게 만남은 시작됬다.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는 그녀의 성격덕분인지 서투른 나조차 금새 그녀와 가까운 사이가 될수있었다. 그녀는 나의 말에 종종 맞장구치며 웃어주었다.
그녀가 말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할수있었고,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영영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하곤했다.
그녀의 집은 이 마을에서 가장 부자였고, 아름다운 대저택에 살면서 마을의 모든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나는 매일 길에서 그녀를 기다렸고, 그녀역시 매일 나에게 와주었다. 나는 종종 어둑한 밤이되면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나무위로 올라가 그녀의 침대가
보이는 창문을 통해 그녀와 얘기하며 수다를 떨었다.
그녀는 언젠가는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고싶다고 내게 말을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녀에 대한 나의 마음은 점점 진지해져갔고, 이런 내 마음을 항상 표현하고싶었지만,

"저기 있잖아"

"응?"

"아냐.. 아무것도 아냐"

"응? 뭐야?"
난 정말 서투른 남자였다. 곁에만 있어도 행복했던 나날들..
시간이 흘러 그녀에게 내 진심을 전할 용기가 생길무렵
나는 드디어 그녀에게 청혼을 받아내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결심을 하고 꽃을 산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이 있는 반지를 꽃에다 끼워넣었다.
기쁜마음으로 그녀의 집으로 걸어갔고, 가는 도중에 그녀에게 전할 스무가지 방법의 고백을 생각했다.
그녀의 집 문을 두들기고, 고요한 정적속에 아무대답이없자 나는 왠지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나는 창문으로 몰래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고 창문으로 몰래 뛰어들기위해 정원의 나무위로 올라갔다.

이때가지만 해도 고백을 할생각에 들떠있던 나는
침대위에 창백하게 쓰러져있는 그녀와 그녀의 부모가 그녀를 껴안고 울부짖는 모습을 볼줄은 몰랐는데..
아니 보지말았어야했다. 차라리 싫증이나 났으면 이런모습을 보지못했을껀데.. 차라리 그녀가 어느날 여행을 떠나버렸다고 마냥 아쉬워하며
점차 잊어갈수 잇었을 텐데.. 나는 충격에 휩싸여서 아무말도 그나무에서 그자리에 떨어졌다.

그녀는 죽었다.

심장마비.
본인조차 모르고 있던 지병이었다.

나는..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매일을 그녀의 무덤앞에서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하던 식당일도 그만두고 하루종일 그녀의 무덤앞에서
미친놈같이 울부짖고 웃고 혼자 수다를 떨었다. 때론 노래도 부르며.
마을에서는 점점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 역시 그런것에는 아랑곳 하지않았다. 그저 하루종일 그녀 생각만 하고 내 상상속에서 그녀를 만나
내 고백을 위해 준비했던 노래를 부를뿐이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더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게 될때,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게 될때, 나도 그녀를 따라갈 결심을 했다. 무덤 곁의 나무에 동아줄을 매달고
목을 매으려던 찰나에,
목소리가 나에게 속삭여왔다.
"이봐 진정해 "

"날 방해하지마 나는.. 이대로 살아가봤자 아무 의미조차없어 그녀가 없는 난 그저 눈뜬 시체일뿐이니까"

"니 마음 이해해..다시 보고싶지?", "되살리는 거야.. 내가 도와주지"

"어..어떻게?"

"간단해"
"그녀의 무덤곁에서 기다려라"
"그녀의 곁을 지켜내면 그녀는 다시 돌아올꺼야. 백년이든..천년이든.. 그저 기다린다면.."

의심하지 않았다. 아니, 의심하고 싶지 않았다.
곧바로 그녀의 무덤곁에 작은 집을 지었다.
기다리자

백년이든..
천년이든..
그녀의 곁에서 기다리는거야.

처음 백년정도가 흐르고 난뒤
나는 몇가지 사실을 깨닫게되었다. 나의 시간은 그날로 멈춰있었다. 더이상 늙지도, 외모도 그대로였다.
아마 그녀를다시만날 먼훗날을 위한 것이리라.

이렇게 늙지않는 남자의 이야기는 곧 널리 알려졌고,
이 이야기는 점차 변질되어 '불로불사의 약을 가진 마법사' 의 이야기가 되었다.
사실 난 이런 소문따위 아무렇지도 않았을 뿐만아니라 관심조차없었다. 나는 그저 그녀곁을 지키며 그녀를 기다리면 되니까..

문제는.. 그걸 믿고 나의 집으로 오는 녀석들.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다.
나에게 불로불사의약을 주면 해치지 않겠다던 그 자는 내게 칼을빼들고 위협했다. 나는 겁에질려 도망치다 그 자가 그녀의 무덤을
파헤치는것을 보고 이성을 잃어버려 그자에게 달려들었다.

소문은 돌고돌아 나에대한소문은 날로 그 악명을 더해갔고,
불로불사를 찾아.. 부와 명예를 찾아..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갔다.
죽기살기로 덤벼드는 그들을 상대하며 그들의 목숨가지 생각해 줄 겨를은 없었다.
지켜내야 했으니까
나를위해서..
그녀를위해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나는 필사적으로 싸웠다. 칼에 찔려도 아프지않았으며,
사람을 죽이면 죽일수록 나의 힘은 더 강성해졌고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더욱 강해졌다.
그뒤로 수백년이흘러
군대단위로 몰려오는 사람들을 막아내위해 하나 둘 쌓아온 벽들은 어느새 성벽을 이루고..
성 내부에는 수많은 미궁과 함정이 들어찼지만,

그것들이 모든 침입자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그들중 몇몇은 끝내 나를 찾아내었고. 나와 싸운뒤 내손에 의해 죽어갔다.
목소리를 만난지 딱 천년이 되는날.. 한 용사가 이끄는 군대가 성으로 쳐들어왔다.
그는 용감했고, 수많은 미궁들과 함정을 헤쳐나가며 나에게 점점 다가왔다.
그의 군대가 수많은 함정에서 전멸하고, 용사 역시 매우 지친모습이었지만,
마침내 용사는 내에게찾아와 검을 들이댔다. 나는 용사와 필사적으로 싸웠고,
나는 결국 그의 칼에 무너졌다,
그가 나의 심장을 찔렀다.

느낄수 있었다.
마지막이 왔음을..
이제쯤.. 그녀는 돌아와있겠지.
이제 그녀는 행복해질 수 있겠지..
나는 안간힘을써 기어가 성벽의 벽에 기대어 누웠다. 

신이여..
그녀가 돌아올날이 머지않은것은 기쁜일이지만,
나는
두렵습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기엔..
내모습은 이미 너무나도 흉측해져있습니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무거운 죄를 짊어진 나지만
나에게 그럴 기회가 남아있다면..
내 소원을 들어주세요.

되살아난 그녀가
나를 잊고 행복하기를..

그녀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쳐

'마왕' 을 물리쳐낸 기사와 함께

내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주기를..

옛날 이야기들 처럼..

그래..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같은 삶을 살기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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