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버리고, 돈을 너무 쉽게 빌려줘버린 내 잘못이다.
1200불이라는 돈이.. 누군가에겐 크기도 작기도 한 돈이겠지만,
나에겐 뭐였을까.. 그땐 무언가에 씌었던 걸까.. 뭘 믿고 그렇게 덥썩 빌려준건지 모르겠다.
어렵다고, 급하다고 해서 호의로 빌려준 돈이었는데, 이 아이는 왜 이렇게 구는지도 처음엔 몰랐다.
검색해보니, 2-3년 전부터 이미 중고나라에서 유명한 사기꾼이었다.
그래서 빌려준지 이제 두달이 되어가는데도 이미 못받을 돈이 된것처럼 머리속에 인식되는게 안타깝다.
줄 수도 있는건데, 마음 고쳐먹을수도 있는건데.. 라고 믿고 싶은데,
이 아이는 오늘도 약속을 어긴다. 정말 쉬운 일이었는데, 그거하나면 일요일까지 조용히 기다려주겠다고 했는데.
어수룩해보이고 멍청하고 돈 뜯어내기 쉬웠을거 같았던걸까… 하긴. 정말 쉽게 주기도 했다.
달라고 한지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덜컥덜컥 송금해줬으니까.
그래도 내가 줄 수 있었던 건, 내가 어려웠을때 그만큼 나도 도움받았고 그 고마움을 알고,
나도 똑같이 도울수 있는 사람이었음 했던건데..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다.
ㅎㄹ야 잘못했다. 내가.
너 같은 아이인줄 몰랐던 내 사람보는 눈 없음이 잘못이고,
그 돈을 벌기위해 내가 흘린 땀에 대한 배신도 잘못이고,
어쩌면 내가 주지않았더라면, 넌 다시 사기칠 생각은 안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당해서 넌 성공했다고 자축하며 또 다른 누군가를 노리겠지. 미안하다.
옛날의 너를 보다보니 사기 금액이 커지는걸 볼 수 있었어.
2만5천원.. 6만원.. 10만원.. 20만원.. 그 어린것이 대포통장도 쓰고..
그리고 오늘날의 나한테 1200불.
내가 여기서 멈추면 넌 다른 누군가에게 또 더 큰 금액을 사기치겠지?
고민이돼.. 내가 정말 널 여기서 멈춰줄수 있을까.. 행여 가혹하진 않을까..
인생은 실전이야.. 그런거잖아,
이제 너 스물다섯인데.. 앞으로도 창창한데 계속 내버려 둘 수는 없는거잖아.
근데 그렇더라.. 돈 못받은건 민사더라.. 그런데 기망하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면 사기죄의 성립요건에 들긴 들더라.. 재산이득도 그렇고.
니가 날 속였던가… 계속 미루고 핑계댔던 그 방식이 예전에 니가 사기치던 그때와 똑같음에 소름이 돋았거든.
솔직히 니가 실형을 받을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진 않아. 그냥 아 이런건 정말 하면 안되는구나 하고 느끼고 멈추길 바래.
아 정말.. 너란 개년.. 못된년.. 그래도 감옥가게까진 모질고 싶지 않은데.. 김치국이지.. 머릿속허상이고. 알아 너도 웃을꺼..
고소가 만능은 아니더라.. 세상사람들이 당했던 글들을 보니까..
그렇게 내가 기를 써도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혐의없음이나 뭐.. 그런걸로 아무런 처벌없이 나오겠지.
그래서 해볼라고.. 내가 딱 바라는 거거든.. 실형은 받지 않는다. 그 꽃다운 나이의 널 내손으로 감옥에 보낼수 있다면 안하지.
내가 바라는 건 너의 그 과거 사기전적에 검사가 자라나는 범죄예방을 위해 널 법원으로 부르기까지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난 만족이야.
그 나이에 변호사를 선임해서 형사고발당해서 무죄를 입증하는 니 자신을 보면. 멈출수도 있을테니까.
아무리 남이 이 나쁜년 못된년 손가락질 해도 넌 느끼는 바가 없었으니까.. 지금도 계속하겠지. 스스로 니가 니인생을 정말 진지하게 돌아보게 할 기회를 이걸로 줄 수 있을거 같아.
그 못된 버릇 고치지 않더라도 니가 다른 누군가를 또 속여먹을때..
그 다른 누군가가 다시 널 멈추게 할때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음 좋겠어.
아, 물론 돈은 너희 부모님께라도 받을수 있지 않을까? 양심과 상식이 있으신분들이라면.
인실좆을 위한 첫걸음. 무엇을 위한 좆인가 내 스스로 납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