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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공포.ssul
게시물ID : humorbest_6925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리쉬엘크
추천 : 63
조회수 : 7269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09 17:50:22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08 23:38:53

1. 우리 아버지 여덟살 때,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다 부산에 볼 일이 있어서 내려가시고

 

그날은 중학교 다니던 큰아버지께서 세 동생을 돌봐야 하는 날. 큰 맘먹고 거금 30원을 저금통에서 털어 시장에서 닭을 한마리 사오심.

 

어른들이 하시던걸 대충 기억만 하고 계시던 큰아버지는 퍼덕대며 반항하는 닭의 목을 과감히 비틀.. 지 않고 잡아뽑음.

 

목을 비틀어야 한방에 죽는 닭은 정말 거짓말 처럼 목이 길게 쭉하고 빠져서 덜렁덜렁 거리며 마당을 뛰어다니기 시작함.

 

식겁을 한 큰아버지는 주저앉은채로 뒷걸음질을 쳐서 겨우 도망치고 대청마루 위에서서 구경하던 울아부지와 두 고모는

 

그대로 얼음이 된채 30분간 닭을 지켜봄. 목이 길게 빠져서 덜렁덜렁 대던 닭은 빼액 빼액 괴성을 지르며 마당을 질주하다가

 

담벼락에 부딛히더니 결국 질식사 함. 겁이 질린 큰아버지는 체면이고 뭐고 바로 옆집 삼촌에게 sos를 쳐서

 

결국 그날은 맛있는 백숙 파티를 하셨다고 함. 

 

 

 

2. 이건 내가 10살 때 일입니다. 외가집에 닭을 많이 키우셨는데, 그 중 장닭 Alpha Male, 즉 우두머리 수탉이 있었죠.

 

덩치도 크고 사나운 놈이었습니다. 닭을 풀어서 키우셨는데 이 새끼가 겁없이 개들한테도 막 덤비는가 하면,

 

결국은 사고를 한번 쳤는데- 펄쩍 날아올라서 발톱으로 사촌누나 뺨을 할퀸 거였어요.

 

귀한 손녀 뺨에 스크래치가 난 것을 보신 외할머니: "...Time to die, Motherfucker..^^ " 

 

그날 그 닭을 잡아서 먹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말씀 드렸듯 그 사나운 괴수같은 놈을 잡아서 목을 비튼다는건 아무래도 위험했죠.

 

결국, 어차피 괘씸죄로 죽는 놈인데 총으로 쏴잡자는 결론이 나왔고..

 

우리 아버지께서 당시 수렵용으로 쓰시던 공기총을 트렁크에서 꺼내오십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거에요,

 

납탄을 쓰는 가스 충전식 공기총- 총알 크기는.. 대못 뾰족한 부분을 대략 8미리  길이 정도로 잘라낸 크기? 네 그 정도 총알이죠.

 

총인지 뭔지 그 놈이 알 리가 있습니까? 그런데 그래도 짐승의 본능으로 울 아버지 눈에서 살기를 읽었는지 슬금슬금 도망을 치는듯

 

싶었던 그 찰나, "탕!" 1발 발사- 엉덩이 부근에 한발 맞은 그 놈은 꽤엑 하고 소리를 지르며 뒷마당 쪽으로 줄행랑을 치기 시작합니다.

 

재빨리 뒷마당으로 쫓아간 우리 아버지는 도망가던 그 놈이 대나무사이에 걸려 꼼짝도 못하는 걸 발견 하셨습니다.

 

그 놈은 닭의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괴성을 내지르며 살기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었고

 

"아 이놈 기운 좀 보게 이거. 얼른 보내주마" 라고 말씀하시며 아버지는 정확히 닭의 가슴 정중앙 심장을 겨냥한 채 방아쇠를 당기셨습니다.

 

"탕!" 이 지독한 닭은 가슴 쪽에 정확히 총알이 박혔는데도 더 지랄난리를 피우며 날개까지 퍼덕거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어린 저에겐 무척이나 공포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진짜 사형 집행하듯이 머리에 한발 더 쏘고 나서야 괴물닭은 추욱하고

 

늘어져버렸습니다. 아무리 AK-47이 아닌 공기총이라고는 하나, 꿩이나 토끼 정도는 한방에 잡는 그런 총인데

 

세 발이나 맞고 나서야 숨을 거두었던 그 괴물닭. 태어나서 먹어본 닭중에 가장 질기고 맛이 없었습니다. 온몸이 얼마나 단단한지;;

 

 

 

 

쓰고 보니 별로 안무섭네요;; 2번 이야기가 있고 나서 저는 한동안 닭만 보면 무서워서 피해다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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