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는 죄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주변에서의 행동은
날 죄인취급한다.
난 아무리 죽고싶어도
아무리 자해를 신나게 하고 싶어도
부모님을 생각하며 참았다.
아끼는 자식이 그러면 슬프니까..
그렇게 버텨왔던게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그래서 왼팔에 칼로 난자를 했다.
피가 나왔다.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도 들고
피를 보니 속시원했다.
예상보다 상처는 꽤 빨리 아물었다.
그래도 흉터는 심하게 남아있다.
아무는 대로 더 할 것이다.
무너졌다.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버텨왔는데
아빠는 날 쓸모없고 내놓은 자식 취급하고 있었고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았다.
차라리 이게 내가 어려서 착각하는 거였으면 좋겠다.
진짜 날 사랑하기는 하는 걸까?
왜 안 사랑하겠냐면서 나한테 윽박지르는데
사랑하지 않으면 이렇게 키우고 있겠냐고 그러는데
무언가 나한테 결여된 거 같다.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는 거 같은 기분만 든다.
이게 내 망상인지 사실인지 구분도 못 하는게 한심하다.
나는 매일 저녁
프로작 40mg과
디아제팜 5mg과
각종 약을 삼킨다.
그러면 그나마 잠은 편하게 잘 수 있다.
우울증은 단순히 호르몬 문제인...
마음의 감기 같은 건데
나를 제대로 정신병자 취급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화가 난다.
내 마음을 만약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상처는 제대로 나 곪아 터질대로 터져있고
모두들 자꾸 가시돋힌 말로 헤집은 형태일 거다.
아무도 꿰매주질 않는다.
나는 재수생이다.
고2때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그저 하고싶은 일, 뭐 꿈 그런 거 하나 없이 공부하면서
그냥 이과면 공대 가야겠구나 했는데
문득 의사가 되고싶어졌다.
의사분들께서 쓰신 칼럼이나, 수필, 일과 이런 걸
가끔씩 찾아보았다.
외과나 정신과 의사가 되고싶었다.
사람을 살리고싶었다.
육체적으로 살리는 의사 아니면
나 같이 마음 고생이 심한 사람들을 살리는 의사가 되고싶었다.
하지만 난 공부를 못 했다.
우울증 때문인지 공부를 제대로 안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수능은 망쳤다.
그래서 재수를 했다.
재수를 시작한 건 좀 늦었다.
해외 의학계열 유학 준비하고,
합격은 됐지만 집에서 반대했다.
난 솔직히 말해서
내 머리 위에 유리천장이 있는 거 같다.
아무리 50년 넘게 수능공부를 해도 절대로
의대를 못 갈 거 같다는 그런 기분.
그런데도 난 멍청한가보다.
의대에 가고싶다.
의사가 되고싶다.
재수 삼수 n수를 하더라도 의대에 가고싶다.
cccccccc
누군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었다.
안 된다고 하면 안 할래?
진짜 아예 가능성이 0이라면 안 할 거다.
힘들다.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자살시도만 4번을 했다.
모두 실패해서 지금 살아서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다.
부모님은 날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 아직도 구분을 못하는 내가 한심하고
학원비가 비싼데, 대느라 고생하시는 걸 보느라 너무 가슴 아프고
그런데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걱정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내가 그냥 병신인건지
공부 하나 제대로 못 하는 내가 한심하고 쓰레기 같다.
난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공부에만 전념하면 되는데.
차라리 죽는게 나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