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 쓴 중학교때의 이야기에 리플을 달아주신 많은 분들, 늦었지만 감사드립니다 ㅎㅎ
너무 길고, 또 횡설수설 적었기에 욕이나 안먹음 다행이지 했었는데..ㅎㅎ
각설하고,
닷새정도 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오후에 겪은 이야기입니다.
머리가 나쁘면 감기에 안걸린다는 옛말마냥 내내 멀쩡하다가 1년에 3일정도 머리가 몹시 좋아져 감기걸리는
날이 있습니다만, 그게 보통 초여름입니다. 그리고 닷새정도 전이었습니다.
몸이 아픈게 아닌 유난히 어지러움이 심한 감기증상에 걷다가 휘청거릴 정도였지만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는 일념에 동네 슈퍼에 휘적이며 갔습니다. 문제는 돌아오는 그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얼른 가서 이걸 흡수해야겠단 생각으로 종종걸음을 걷는데, 돌아오는 길이 일자로 약 150미터정도에
왼편은 도로, 오른편엔 사람키만한 담벼락과 그 위로 45도정도 되는 경사진 풀밭이 있는 보도였습니다. 작은 상가건물에
마트가 있었고 바로 그 지점부터 단지로 들어가는 계단까지 이어지는 길이었기때문에 바로 누가 오는지 확인이 가능한 길이죠.
무튼.. 보도도 좁아서 사람이 오면 서로
약간은 피해줘야할정도였기때문에 누가 걷고있으면 보통 다른길로 돌아가곤 했습니다만, 비도 오고 사람도 없어서
걷기 시작했죠. 한 20미터즈음 걷다가 슬리퍼에 돌맹이가 들어갔는지 아프기에 고개숙여 발을 확인하고 다시 앞을 보니
왠 할아버지 할머니가 저 앞에 걷고계신겁니다.. 검은옷입구요.. 물론 우산도 없이.
근시도 아니고 30미터정도 앞에 걷는 사람을 확인 못할 것도 없는데..
소름이 좀 돋았습니다. 도로 건너편이고 뭐고 사람이 튀어나올 공간도 없는 길이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몸이 약해지면 헛것이 보인단게 이 이야기구나.." 혼자 그런갑다.. 하며
한 15미터정도 그 뒷모습을 보며 걷다가, 내심 기분이 찜찜해서 고개를 숙여 눈을 감았다 다시 들었습니다.
2초정도 걸린거 같은데..
없는겁니다. 그분들이.
역시.. 헛것이었군.. 귀신이었으면 오랜만에 다시 보였네 하면서 길 끝에 다다랐고, 길 끝은 왼쪽으로 약간 경사진
도로의 연속과, 보도는 오른쪽으로 계단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계단을 올라 집앞에 다다랐습니다.
기운이 좀 서늘하더군요. 기분도 좀 묘하고.. 해서 경사져 올라가는 도로쪽을 무의식적으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도로 저 위쪽에서 정확히 제쪽을 바라보며 서 계셨습니다. 그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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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였습니다. 요 몇년간 경험이 없었지만 헛것이랄까 귀신이랄까 그런걸 보는덴 익숙해서 마지막에
저를 쳐다보던 그 시선들엔 데미지도 없더라구요. 외려 급 나타나 걷던(혹은 걷는 시늉을 하던) 그 모습이 좀 무서웠습니다.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기쁘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