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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 고깃집 사장이 됐습니다.
게시물ID : gomin_6926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니파우치
추천 : 5
조회수 : 43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5/12 23:19:55

이번달 8일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영업한지 5일째가 넘어가네요.

한달 전, 친척의 권유로 체인점식의 고깃집 운영에 대해 들었고 이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친척은 본업이 따로 있지만 돈 회전이 느린 일이라 음식점같이 돈 회수가 빠른 일을 염두해 두셨습니다. 그런데 한번에 두 가지 일을 하기란 힘드니 제가 맡아보면 어떠냐 하셨어요.

저는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만...

솔직히 아무것도 준비가 안돼있는 상태였어요. 전에 일하던 사람에게 인수인계를 딱 하루 받았습니다. 사정이 있어서 딱 하루 가르쳐주고 그만두셨거든요.

저는 지금 주문 발주하고 돈 송금하고 고깃불 올리고 뭐 그런 일들을 가게 내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들과 정보들에 기대고 체인점 본사 직원분에게 물어가가고, 지금까지 음식점 가서 종업원, 사장들이 어떻게 했는가 기억을 더듬어가며 하고있습니다.

다행인건 테이블이 네 개정도밖에 안돼서 이리저리 뛰면 어떻게든 되지만...이제 더워지면 밖에도 상을 필테고 그럼 밖에까지 서빙하고 그래야겠죠.


솔직히 너무 무서워요. 

저는 제 개인적 사정으로 부모님이 안계세요. 이럴 때 엄마나 아빠에게라도 하소연도 하고 어리광이라도 부리겠지만... 그것도 안되고

그렇다고 제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기에는..친구들이 너무 어려요. 그래봤자 제 또래잖아요. 걔네들로써도 인생경험이 많지 않아 저에게 해줄 말이 별로 없어요.


그냥 다 포기 하고싶지만 이미 주사위는 굴려졌고 그만둘 수 없어요. 맡은 책임이란게 있고 상황이란게 있잖아요.

저도 그냥 대학 다니면서 학점 받고 리포트 쓰고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그냥..그러고 싶어요.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라는 지시대로만 하면 되는, 책임 안져도 되는 위치에 있고싶어요.

그런데 그럴 수가 없잖아요.

직원은 주방 이모 딱 한명이지만 어쨌든 제 밑에 직원을 두는 위치가 돼버렸어요.


이런 상황이지만 매출은 계속 내고있습니다. 참..어떻게든 사람이란게 살아져요.

그나마 친척분이 도와주고 계세요. 물론 이분도 본업이 따로있는지라 언젠가는 저 혼자서만 할날이 올꺼에요. 에휴...

여튼 내일은 위생교육을 받으러 일찍 일어나야 하네요. 서류에 도장도 찍고 할꺼에요. 사업자 등록증에 제 이름이 찍히겠죠.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건 저에게 있어 기회입니다.

그만큼 빨리 사회진출을 한 만큼 남들보다 앞서가는게 분명 있겠죠.

하지만 저에게는 경험이 너무 없어요. 좀 아싸처럼 살아서인지 대인관계도 아직 어렵고 대학도 채 졸업하지 못했고...별다른 기술도 없어서 어떻게 보면 졸업하고 취직을 못하는것보다 이렇게 경험을 쌓는것도 좋겠죠.

그러나 제 나이가 많아보여봤자 20대라서 아무도 저를 사장으로, 관리자로 봐주지 않아요. 이런 미성숙한 제가 살면서 생각도 해본적 없는, 어떤 가게를 운영한다는게 많이 무섭습니다.


분명 한달이나 두 세달이 지나면 적응하리라 봅니다..이또한 지나가겠지만..

눈을 감고 길은 걷는것처럼 두려움의 연속이라 괴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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