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AP/뉴시스】이수지 기자 = 필리핀에서 주인 딸과 조카의 목숨을 구하고 얼굴 반을 잃은 개가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뒤 귀국했다.
영웅이 된 잡종견 ‘카방’과 함께 미국에 돌아온 필리핀 수의사 안톤 림은 카방이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과정에서 카방의 코와 위턱이 잘려나가 필리핀과 해외에서 도착한 성금 2만7000달러로 지난 7개월 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데이비스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2011년 12월 필리핀 남부 삼보앙가에서 카방이 주인 딸과 조카에게 달려오던 오토바이에 뛰어들어 이 같은 부상을 당했다.
데이비스 동물병원의 프랭크 베르스트라터 수의과 교수는 수의사들이 카방의 턱과 코를 완전히 복구할 수 없었고 카방의 상처를 고치는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수의사들은 먼저 카방의 상처가 확실히 치유될 수 있도록 종양과 심장 사상충 등 다른 질환을 치료했다.
베르스트라터 교수는 지난 3월 카방의 볼, 목, 이마에서 피부를 떼어 카방의 얼굴의 노출된 민감 부위를 덮는 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수의사 림은 45개국에서 이번 수술을 위해 기부금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인류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을 회복시켰다는 성취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방이 무조건 사랑의 상징이 됐다”며 "개는 사람이 자신에게 무조건 사람을 주면 이를 돌려준다. 그래서 카방이 주인의 딸과 조카를 구했고 전 세계가 함께 카방과 아이들을 구했다. 이는 모두에게 아주 좋은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삼보앙가에 카방의 귀국을 축하는 퍼레이드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