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돌잔치를 치른지 이틀이 지났다.
비용을 아끼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직접 아이에게 선물을 해주고싶은 너의 마음으로 성장 동영상을 직접 만든걸 보니
자꾸 눈물이 나 참느라 힘들었단다.
아이를 재우고 새벽에 짬짬이, 남편이 잠든 사이에 만드는 모습에 그냥 업체에 맡기라며 잔소리 해 대는 나를 설득하며
꿋꿋이 해낸 당신에게 리스펙트!
그리고 동영상 말미에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많은 축하객을 앞에 두고 나는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너무 감사해.
답례품 주문에서 포장까지 혼자 척척 다 해 낸 당신은 정말 멋진 여자다.
아기 낳은 이후 오유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최근에 한번씩 보곤 하는걸 알아, 그래서 볼지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몰래 글을 남긴다.
처음 결혼할때 내가 살던 6평짜리 원룸에서 시작해도 되겠냐는 말에 흔쾌히 오케이를 외쳐주고
아침식사를 건너띄는 버릇하던 내게 매일 아침 따뜻한 아침을 해 주었던 당신
장마가 심한 여름날 비를 쫄딱맞으며, 울고 있는 아기 고양이 호날두를 구해온 당신, 그리고 3일만에 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호날두.
그 호날두때문에 일주일을 울며 지새던 여리고 착한 당신.
두번다시 고양이를 데리고 오지 않겠다는 다짐에도 쥐덫에 걸려 피부병이 심한 고양이 재인이를 보고는 데리고 온 착한 당신.
아이를 위해 공부도 많이 하고, 자신은 못 먹어도 아이와 남편은 좋은 것만 먹이려고 애쓰는 고마운 당신.
젊은 시절 아름다운 당신의 모습에 반해 청혼하게 되었지만, 퍼석해진 머리를 아무렇게 동여매고 행여나 아이에게 화장이 묻을까
쌩얼로 외출 준비를 하는 지금의 당신이 나에게는 베스트야. 사랑해 경아.
돌잔치때 대충 감사의 인사는 했지만, 정신 없는 네가 제대로 듣지 못했을 거 같아서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하고 있다.
우리아가 재희야 엄마는 널 만나기 위해 27시간의 진통을 꼬박 참아내고 널 낳았단다. 과도한 울부짖음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튀어나오는 아픔을 참고 참았단다. 너의 잔치이기도 했지만, 엄마에게 감사드리렴.
고마워 나의 아내, 그리고 나의 딸, 나의 고양이.
* 아내가 시간날때 베오베만 봅니다. 베오베 좀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