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나는 오늘 이런 게시글을 두 번 정도 올렸고, 사람들은 모두 내게 안녕하다고 답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안녕해 보인다. 다들 별일없이 사는 모양이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오늘 이런 게시글을 여러 차례 보았고, 그들은 모두 안녕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그들은 무언가의 이유로 인해 안녕하지 못하다고 외친다. 그들은 무언가 별 일이 있는 모양이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런 게시글을 익명의 파도 속에 던짐으로서 그들처럼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걸고 떳떳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나는, 내 이름 석자를 걸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의견을 설파하지도 못하고 혹여 대자보를 붙일 때 내게 닥칠 피해를 걱정하는 나는 다른 사람, 그리고 어쩌면 미래의 자신에게 닥칠지도 모르는 불행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타는 열정으로 자신들의 모교에 자신의 뜻을 새긴 대자보를 붙이는 내 또래 연배의 그들에게 사회적인 빚을 진 나는 안녕하십니까?
내가 사는 이곳, 전라북도 전주는 오늘 하루도 어제처럼 날이 춥고, 눈발이 날리는 평온한 날이다. 나는 오늘 하루도 어제처럼 별일 없이 평온히 살았고, 내일도 지금껏 그래왔듯 평온히 살 듯 하다. 나는 오늘 하루도 그들에게 채무를 진 채로 그들이 만들어 줄 수 있는 보다 좋은 미래에 아무런 노력 없이 무임승차하려는 그런 나는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