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손혜원 홍보위원장을 서울 마포을에, 윤후덕 의원을 경기 파주갑에 각각 공천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손 위원장, 윤 의원을 포함한 9개 지역의 전략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손 위원장은 정청래 의원에게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라며 탈당을 종용했던 인물이며 윤 의원은 딸 취업 청탁 문제로 구설에 올랐지만 '친노'이기 때문에 구제됐다는 비판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손 위원장은 정청래 의원이 공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돌아오라"고 말해 사실상 해당행위를 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청래 의원이 그의 마포을 공천을 희망했고 김종인 대표가 이를 받아들였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정청래 의원이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고맙게 받아들여 정 의원이 요구하는 분을 공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 마포을에는 비례대표 김기식 의원의 전략 공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의원은 이 지역에 있는 경성고등학교 출신이며 지난해 마포로 이사했다. 최근 당 정세분석실에서 김 의원을 넣고 여론조사를 돌리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참여연대를 설립한 인물로 박원순계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천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환멸과 염치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며 공천 결과에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권주자로서 자신을 견제한다는 분석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과거 당이 굉장히 혼란스럽던 상황을 정리 정비하고 나름대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민 목소리가 반영되는 공천이 되면 좋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정청래 의원은 향후 이 지역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개연성이 있는 김기식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손 위원장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백의종군'을 선언한 정 의원의 '컷오프'에 따른 친노 진영의 이탈을 차단하기 위해 친문재인 인사인 손 위원장을 낙점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 마포을은 45세 이하 인구가 70%에 육박해 서울에서도 야성이 가장 강한 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계파 간 이전투구가 치열할 수밖에 없는 지역구다.
더민주는 또 논란이 됐던 윤후덕 의원을 경기 파주갑에 전략공천했다. 윤 의원은 이 지역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에 자신의 딸을 취업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의혹으로 인해 시민단체에서 낙천 대상자로 지목돼 공천배제된 바 있다. 이후 시민단체가 검찰의 무혐의 처분과 그의 소명을 수용해 낙천 대상자 지정을 철회하자 더민주도 윤 의원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역구에 경쟁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선도 아닌 단수 공천을 확정한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가 친노 인사이기 때문에 재심 청구부터 단수 공천까지 일사천리로 완결될 수 있었다는 의구심이 나타나고 있다. 전병헌 의원의 경우 애초에 평가 근거에 포함되지 않았던 보좌진 비리 문제를 사후적으로 끌어들여 공천에서 배제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는 것이다.
전북 군산에서는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를 전략 공천했다. 당초 군산에서는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더민주를 탈당했으며 이 지역에서 일정한 기반이 있는 함운경 씨가 최근 다시 더민주에 힘을 보태고 있어 판세 변화가 주목된다.
또 광주 동남을에는 이병훈 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을 공천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의 대항마로 낙점된 이 전 단장은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을 치적으로 삼아 민심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더민주는 또 광주 북구갑에 정준호 후보, 광주 동남갑에 최진 후보, 경기 안산단원을에 손창원 후보, 충북 청주·청원에 변재일 의원, 충남 홍성·예산에 강희권 후보를 각각 공천했다.
한편 새누리당을 탈당한 진영 의원은 조만간 김종인 대표를 만나 더민주에 입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